라이카와 마누라
페이지 정보
본문
구여친(현와이프)에게서 결혼승낙을 얻어내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었습니다.
처녀때부터 확고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기준은 바로 '라이카'를 사주는 남자 였던 것이었읍니다.
비록 라이카로 프로포즈를 하지는 안(못)았지만
제작년 둘의 연말 보너스를 합쳐서 라이카 Q2를 장만했읍니다. (M바디는 말 그대로 바디만 살 수 있겠더라구요 ㄷㄷ)
미러리스 풀프레임의 조상님 A7 1세대를 오래 사용했던 그녀이기에 사진에 관한 조예는 꽤나 깊었지만
남자들의 관심(주로 장비)과는 다르게 별다른 장비병은 없었네요. 삼양 1세대 35mm렌즈로 주구장창 잘 찍었으니까요
그런 그녀에게도 라이카의 감성영역은 막연한 동경을 넘어 인생에 한번쯤은 꼭 써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애지중지 하며 여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녀가)
저는 모토캠핑을 좋아하기에 한번씩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가곤 하는데 빌려달라고해도 절대 안빌려줍니다.
오토바이의 진동을 라이카에게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답니다. (니꺼냐 -_-)
그런 와중에 계획에도 팔자에도 없던 아이가 태어나게 되었고 지금도 역시 그녀는 라이카로 많은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녀도 결과물에 만족하고 부족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느낄 뿐.
나도 사진을 찍고 싶을 뿐.
결혼하면서 사놓은 미국주식이 -80를 찍으며 거의 포기하고 잊고 살고 있었는데
올해들어 스물스물 오르더니 어제 급기야 양전을 하고 맙니다.
며칠전에 그 때 사둔 미국주식 이제 거의 본전을 찾아간다고 말했더니
주식의 존재여부를 모르고 있더군요 ㄷㄷ 괜히 말했어
그래서 그 주식으로 A7M4 + 70200GM2 렌즈를 사서
실내사진은 라이카로 찍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면 망원으로 찍자고 조르고 있읍니다.
어린이집 운동회부터 본격적인 야외활동을 시작하면 Q2의 28mm로는 택도 없다고 세뇌중입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더니 이제 반은 넘어온거 같읍니다 ㅋㅋㅋ
다음주에 백일사진 촬영을 위해서 A7M4 + 70200GM2 를 수배해놓았읍니다.
덫을 치고야 만거죠.
이번주에 주식 정리하고 다음주에 눈치를 슬슬보며 12월중에는 지를 예정입니다 캬캬캬
저는 안셀 아담스의 아주아주 깊은 심도의 풍경사진을 좋아합니다.
70200GM2의 F22값으로 흉내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십수년만에 본격적으로 나만을 위한 셔터를 누를 생각에 설레는군요.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이슬이님의 댓글의 댓글
12시님의 댓글
아이 못지않게 저하고 아내사진도 많이 찍어 놓겠습니다
두분 지금의 모습이 필요할 때가 올 거예요. 미리미리 많이많이 찍어 두세요
6미리님의 댓글
아이들 어릴때 사진 많이 촬영해두세요. D5300으로 사진 찍다가 애들 초등학교 가서 바디 고장났는데, 딱히 고쳐야 할 생각이 잘 안들더군요 ㅎㅎㅎ
지금은 그냥 폰카로 찍고 맙니다. 이거도 다 시기가 있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건강히 무럭무럭 자라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