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지지자라면서 실제 생활은 윤석열 지지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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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스톰스매시 92.♡.21.35
작성일 2024.11.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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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때 일입니다.

해외에 있는 저는 월요일(재외국민 투표 마지막 날)에 대사관에 투표를 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에 접속해서 투표장 지참 사항을 보다가 해외 현지 거주증인가를 갖고 가야 한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 전 투표에서는 여권만 가져갔는데 말이죠. 일요일이어서 대사관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고,

그 다음날도 어떻게 될지 몰라, 제가 다니는 탁구 클럽에서 다른 한국인 친구에게 '혹시 투표를 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탁구 클럽에서 원래는 저를 항상 이기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 저에게 지기 시작했고, 그러면 몇 달 잠적해서 열심히 실력을 쌓아 짠 하고 나타나서 다시 저를 이기면 또 클럽 다니고, 그러다가 또 몇 번 지면 다시 클럽에서 사라지고..이런 걸 몇 년 동안 반복하다보니 저와 대면대면해진 친구였습니다. 저는 그런 게 거의 없는데, 승부욕이 강해서인지 나와 탁구에서 지는 관계가 되는 건 용납을 할 수 없어서 그러한 저와의 인간 관계는 그냥 소멸시켜 가던 중이었습니다.  근데 그 날은 제가 급해서 탁구장 밖에 있던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죠. 투표 했냐고. 했으면 혹시 여권만 가져가도 되는지, 다른 거주 증명서를 가져가야 하는지 물어보려고요.


근데 이 친구가 갑자기 저에게 대뜸 씩 웃으며 '윤석열 찍을 거야?'라고 말하더군요. 평생 국짐당 계열을 상대로 데모하고 싸우기는 했어도 지지는 손톱만큼도 안 한 나에게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 말을 했는지 의아했습니다. 저는 무슨 얘기나며, 지참해야 하는 신분증 물어보는 거라고 했더니, 본인은 투표를 하지 않았고, 하지 않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말을 끝내려다가 '혹시 너가 윤석열 찍을 거야?'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얼굴이 정말로 울그락불그락 해지면서 '완전 모욕적인데'라며 언성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윤석열 지지자'라는 게 참기 힘든 모욕이라는 거죠. 그럼 저한테 '윤석열 찍을 거야?'라고 한 것도 단순한 농담은 아니었던 겁니다.


어쨌든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한 채 집에 갔는데, 갑자기 왜 나에게 '윤석열 찍을 거야?'라고 말했는지 알겠더군요. 그 친구가 저에게 탁구를 지기 시작한 이후로 '너는 탁구장에 자주 나와서 자주 연습을 하니까 너의 1년은 나에게 10년치다'와 같은 말을 자주 했었습니다. 내 실력 향상을 폄하하려는 거죠.


그런데 제가 탁구 클럽에서 들었던 말이 '최근 한국 주식 또는 부동산 광풍으로 엄청 돈을 벌어서 집에서 놀기만 하면서 하루 종일 탁구만 친다'였습니다. 그래서 탁구에서 저한테 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왜? 졸부가 놀고 먹으며 탁구만 치는데 어떻게 이기냐?라는거죠. 어떻게든 자기가 지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제 실력 향상을 폄하하는 거죠.


하루 종일 탁구만 치는 부동산 졸부 --> 윤석열 지지자, 이렇게 연결되는 겁니다. 참고로 저는 '노동해서 돈 벌자'가 제 철학이고, 주식 또는 부동산 같은 불로소득을 벌어본 적이 없습니다.


괜히 괘씸해지더라고요. 그 친구가 이러한 소문의 배후 유포자, 최소 동조자라는 게.


그리고 그 다음날, 그 친구가 갑자기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내가 투표를 할 수 있었다면 이재명/조국을 찍을 거라고. 내 대신 투표 잘하라고'.. 그러니까 자기가 윤석열 지지자가 아니라는 걸 확실히 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 모욕을 견디기 힘들어서 다시 카톡을 보낸거죠. 거꾸로 말하면 씩 웃으며 저에게 날린 '윤석열 찍을 거냐?'는 모욕적인 멘트는 진심이었던 겁니다.


근데 웃긴 건 그 친구는 탁구에서 저에게 계속 지는 상황이 되니 운영위원회 임원 및 회장하고 매우 친해졌는데, 그 친구는 이 회장을 엄청 엄청 싫어했었습니다. 회장이 다른 사람들을 불친절하게 대해서 저도 그 회장을 싫어하고 저는 회장하고 말도 거의 안 하는 사이인데, 그 친구는 그 회장을 저보다 훨씬 더 신랄하게 욕했었습니다. 그런 그가 운영위원회의 자금력과 권한과 가까워지면 탁구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지, 지금은  이전과 달리 그 회장과 엄청 절친처럼 굴더라고요. 원래는 탁구장에서 만나도 인사도 안 하고 말도 안하고(본인 표현으로는 상종도 안했었는데) 갑자기 서로 악수하고 도닥이고.


친한 건 좋은 거죠. 근데 좀 황당했습니다. 자기를 그렇게 무시하던 권력에 자기가 아양떨며 접근해서 호감을 사는 사람이 스스로는 '이재명/조국' 지지자이고, 저에 대해서는 '넌 윤석열 지지자? 내가 우월해'라고 생각하고 말했다는 것이요. 그리고 스스로가 역사 공부를 사랑하고 천성이 반골이라고 하더군요. 그 회장한테 하는 걸 보면 전혀 반골 같지 않은데요. 자칭 반골이면서 이익을 위해 권력에 아양 떠는 성격이면 진중권 스탠스인 것일까요?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디가서 함부로 '이재명/조국 지지자'라고 말하지 말아야겠다. 만약 그런 분들의 지지자라고 스스로를 밝힌다면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겠다. 권력의 탄압을 받는 두 분의 지지자라고,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라고 우쭐대면서 동시에 '너는 윤석열 지지자'라고 남을 까내리고 뒤로는 사적 이익을 위해 힘과 결탁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라고. 


PS. 참고로 그 친구는 스스로가 '윤석열 지지자'라고 불리는 게 너무 모욕적이어서 그게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그래서 저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결국 한국행 비행기를 끊어서 한국에서 투표를 했습니다. 자신의 실생활은 진중권이면서...


그리고 이전처럼 여권만 있어도 투표가 가능했습니다. ㅎㅎ



댓글 6 / 1 페이지

세이투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세이투미 (223.♡.122.130)
작성일 어제 11:25
승부욕이 강한 옹졸한 스타일의 사람이군요.
저런 사람과는 당구를 쳐도, 고스톱을 쳐도
나중에 일어나며 짜증만 가득나는 종류의 사람이죠.
결국은 사람들이 점점 거리를 두더군요.

여름날의배짱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날의배짱이 (114.♡.61.215)
작성일 어제 11:27
창원에서 근무할때요. 다들 명박. 그네 지지자였는데.
진짜 좋아했던 팀장님이. 본인은 유시민을 존경한다고. 
한층 더 멋있어 보였죠.

모두들행운을빌어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모두들행운을빌어요 (222.♡.152.93)
작성일 어제 11:29
그분 이재명/조국 지지자 아니었을거라는데 500원 겁니다. 진짜 지지자라면 투표를 포기할수가 없죠.
말이 앞뒤가 안맞아요.

스톰스매시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스톰스매시 (92.♡.21.35)
작성일 어제 11:30
@모두들행운을빌어요님에게 답글 본인 말로는 투표했습니다. 처음에는 투표 안 한다고 했는데, 재외국민 마지막 날까지 투표 안했고, 저랑 메시지를 주고 받은 후 며칠 뒤에 한국에서 투표했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1표가 보태져서 좋기는 했지만 이게 뭔가 싶더라고요.

StarLeo님의 댓글

작성자 StarLeo (211.♡.199.14)
작성일 어제 11:46
투표를 안하는 지지자는 진정한 지지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달짝지근님의 댓글

작성자 달짝지근 (125.♡.218.23)
작성일 어제 11:52
진짜 별난 사람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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