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고 잠이 오지 않아 쓰는 개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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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자친구를 바래다주고 국회로 가려는데 여자친구가 말렸습니다.
제가 가봐야 도움이 안되고 본인도 무서우니 함께 있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좀 당황했습니다.
비 안오는 주말이면 핫팩 챙겨서 광화문 가자고 하던 사람입니다.
평소라면 몸 조심하고 잘 피해다니고 힘들면 택시타고 다녀라고 말했을 사람이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불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전 주말에 어머님 장례를 도와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밥한끼 사러 광주에 숙소를 잡고 나주를 내려갔다 왔습니다.
나주에서 친구의 친인척이 하는 고기집에서 소고기를 잔뜩 사먹이고 장례때 고마웠다는 말을 건내고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다모앙에서 소개 받은 브런치 집에서 간단하게 요기할까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반 정도를 남겼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전일빌딩에서 풍경을 보며 차를 마시며 주먹밥을 먹었습니다.
전일빌딩에는 5.18 때 헬기 사격 흔적을 표시해 두었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그 현수막이 거기 걸려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숙소 바로 앞은 5.18 자유 광장이였고(그 앞에서 미미미누가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전시관을 자연스럽게 둘러보았습니다.
늦은 점심으로 (해체한) 프로미스 나인의 송하영양이 추천해준 팥칼국수를 먹었습니다.
분명 맛나다는 음식들을 많이 먹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전일빌딩과 5.18 자유광장에서의 시간이였습니다.
아마도 여자친구가 가지 말라고 한 것은 주기자 라이브에서 군용 헬리곱터를 본 순간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순간에도 그 자리를 지켜주신 시민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