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차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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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이 또 날지 몰라 여의도에서 있어야겠다 싶어 차박 준비해서 국회 둔치주차장에 왔습니다. 앞에는 한강이고 뒤에는 의사당이라 뷰가 아주 좋네요.
평소 두시간 반 거리인데 수도권 퇴근시간에 함께하다 보니 무려 네 시간 반이 걸려서 여덟시 반에 도착했습니다. 여섯시에 집회가 시작이라고 들어서 벌써 끝났을까 싶었는데, 국회의사당역 도착하니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오랫만에 삼창하니 목도 풀리고 시위근육도 풀리고 요 몇일 느낀 초조함도 많이 풀렸습니다. 민주시민이 이렇게 많구나 확인하니 좋았습니다. 가만히 있는데 오셔서 핫팩도 나눠주시고, 먹을것도 주시고,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걸 보는게 좋았습니다.
한준호, 김현정 의원님도 오셔서 힘을 주시고, 김민웅 대표님은 자기가 이 정권 요주의인물이라며 뿌듯해(?) 하시더군요. 빵터졌습니다.
두어시간쯤 집회에 참여하고 산책을 하러 나왔습니다. 국회의사당을 쭉 돌았어요. 국회 정문에 수백 분이 모여서 국회의원들 지나갈 때마다 환호하는게 마치 뮤직뱅크 출근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십 수어개 되는 모든 출입구에 삼삼오오 모여서 지키고 계시는 시민들을 보는게 뭉클했습니다. 가방안에 싸온 간식들하고 핫팩을 나눠 드리고 밥 먹으러 갔습니다.
식사 이후에 두어바퀴를 더 돌고 친구들에게 혹시 국회에 큰 일 나면 꼭 좀 전화달라고 말하고 차로 와서 잤습니다. 요 며칠 걱정스러운 마음에 집에서는 자다 깨다 뒤척였는데, 너무 잘 잤습니다. 다른 분들은 밖에서 쪼그려 앉아계시는데, 혼자만 전기장판 켜고 편하게 누워있는게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은 주차장에 차를 두고, 오전에는 마치 여의도에 내집 있는 사람마냥 걸어서 쇼핑하고 커피 한 잔 하려고 합니다. 오후부터 가열차게 달려서 탄핵을 쟁취하는 모습을 보고, 밤에는 맥주 한 잔 하고 잘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따 국회에서 뵙겠습니다~~
테드홍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