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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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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2024.12.11 08:53
1,32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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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기가 한명 전원 왔습니다 호흡곤란으로..

오자마자 상태가 안좋아서 기도삽관하고 인공호흡기 걸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이라고도 하고 유리질막증이라고도 합니다

폐내 계면활성제 분비가 잘 안되서 생기는 호흡곤란이고

미숙아나 임신당뇨 산모에서 자주 보이는 질환이죠

이 아기는 둘다입니다..

호흡곤란 시간이 꽤 지나 폐동맥고혈압도 의심됩니다.

에스레이를 보니 전체적으로 균일하지 않은 폐사진입니다

인공계면활성제를 투여해도 이븐(?)하게 분포하지 않을수 있어요..

그래서 보호자에게 설명할때 기흉이 생길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합니다.

인공호흡기는 말그대로 인공 호흡입니다 유량과 압력으로 숨을 불어 넣어주는..

풍선을 부는 기계와 같다보면되죠.. 폐의 균질도가 떨어지면 어느한곳은 공기가 많이 들어가고

어느곳은 적게 들어갑니다..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판단했고 계면활성제 투여후 호흡이 좋아졌습니다. 호흡이 좋아지면서

압력도 줄입니다.. 폐의 유순도가 좋아지니 압력을 낮춰도 폐가 잘 펼쳐지거든요..

그런데 기흉이 생겼어요...사실 이 순간이 제일 잘 생깁니다...

기흉이 생겨서 치료방법을 바꿨습니다. 라고 설명했고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 판단했죠....

제가 뒤돌아 나가고 난뒤 이거 의료사고 아니냐고 했다는군요..

그 뒤로 점차 아기는 호전을 보여서 지금은 호흡기도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라뽀는 깨졌네요

그날이후로는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더군요.. 내가 정말 뭘 잘못했나 곱씹게 되고..

괜히 설명 길게 했나... 내가 그리 능력이 없나 이런 생각만 드는군요

아기는 건강해졌는데 왜 저는 그말에 자꾸 신경을 쓸까요.. 아직은 대인배가 되지 못하나봅니다.

댓글 12 / 1 페이지

Beambob님의 댓글

작성자 Beambob (128.♡.120.235)
작성일 12.11 08:55
아이 둘 키우는 입장에서 저런사람들떄문에 여러사람이 피해보고 마음 상처받는거라 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ㅜㅜ

미스마플님의 댓글

작성자 미스마플 (39.♡.28.110)
작성일 12.11 08:59
에구구 위로드립니다.
생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성이 마비되고 공포와 두려움에 싸인 부모가 무엇이든 붙잡고 무엇이든 탓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넘기십쇼~
이래서 의사분들이 경험치가 쌓일수록 딱딱해지고 고압적이어져 가기도 하나봅니다. 안타깝네요.

19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19금 (112.♡.203.217)
작성일 12.11 09:01
에구궁... 힘내세요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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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님의 댓글

작성자 즐거운하루 (222.♡.91.60)
작성일 12.11 09:01
생명을 다루는 의사선생님께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제 아이도 돌쯤 수술받고 지금은 건강히 생활하고 있어요. 그 때 수술해주신 선생님 지금은 은퇴하셨네요.

태어난뒤에 얘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졌네요. 내가 전생에 무슨 잘 못을 했을까 마눌님이 임신했을때 편온하게 지내지 못하게 해준게 아닐까

의사선생님들이 없었으면 지금 큰아이는 제 곁에 없겠죠. 평생 감사하며 살것입니다.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훨씬 훨씬 훨씬 많을꺼에요

고소미님의 댓글

작성자 고소미 (182.♡.196.232)
작성일 12.11 09:03
의료사고라뇨... 선생님 잘못없습니다.

폐동맥 고혈압이라고 하면 제 첫째 때문에 PTSD가 있는데
첫째가 태어날때 태변을 먹고 나와서 긴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적이 있습니다.

폐동맥 고혈압 진단을 받고 혈관확장을 위한 질소치료하면서 입원 첫날 아이가 살 가능성이 낮다라고 담당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어떻게 위급한 시기는 넘기고 다시 건강해졌고 퇴원할때 담당 교수님이 "의사 생활하면서 3번째로 심각한 아이였는데 건강하게 퇴원해서 너무 기뻐요" 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시는데 정말 천사같은 미소가 따로 없으시더군요.

아이를 위해 응급처치를 하셨는데 의료사고라뇨. 저라면 연신 감사합니다 라고 했을거 같아요. 하마터면 큰일날뻔했으니까요.

빠를수록천천히님의 댓글

작성자 빠를수록천천히 (61.♡.112.14)
작성일 12.11 09:07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죠. 저도 그런 분 보면 다시는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군요

lioncats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oncats (122.♡.172.80)
작성일 12.11 09:09
고생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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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헤딩님의 댓글

작성자 맨땅헤딩 (218.♡.252.47)
작성일 12.11 09:13
고생많으십니다. 악의 없이 던진말에도 상처를 입는다는 것을 종종 모르고 말하시는 분들이 좀 있죠. 많이 겪어보셨겠지만 그래도 아픈건 사실일겁니다. 그래도 감사해하는 보호자분들이 더 많으실거니 괘념치 마시고 오늘도 화이팅 하십쇼 ^^

수퍼된장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수퍼된장 (175.♡.52.135)
작성일 12.11 09:19
의료를 하면서 종종 겪는 일이죠..충분히 워닝하고 예측 되는 결과 설명하고 기록도 남겨둬도 자기는 못들었다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누군한테 들었는데 하면서 자기주장만 주구장창 요구하는 분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데미지가 많이 쌓이죠..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달릴수록 그런 스트레스 이겨내는 힘이 많이 떨어져 결국 중환,응급을 보는 일을 피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중환자,응급환자 보는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응원합니다. 여기서라도 위로를 받으시길.

교만하지않기님의 댓글

작성자 교만하지않기 (106.♡.137.157)
작성일 12.11 09:39
힘내세요.
더 많은 고마워하시는 분들이 계실거에요^^

샤일록님의 댓글

작성자 샤일록 (223.♡.53.174)
작성일 12.11 09:44
최욱이다 생각하고 좀더 쉽게 설명해주셔요

youngyoung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youngyoung (125.♡.207.85)
작성일 12.11 09:46
고생많으셨어요.
상처가 되는말이 마음에 남는건 어쩔수 없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씁쓸한 기분..
그래도 저처럼 감사하는 마음 가진 분들이 훨씬 많은거 알고 계시죠? ☺️
태어난지 20일 남짓된 아기가 아직 nicu에 있어 남일 같지 않네요. 🥹
최선을 다해 돌봐주시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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