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 "난 잘 못하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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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충분히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맨체스터 시티가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근거로 삼아왔던 익숙한 주장들이 계속되는 패배와 함께 그 기반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시티는 너무 강력해서 이렇게 계속 나쁠 수는 없죠.”하고 우리는 말합니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최근 몇 경기 동안에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는 순간들이 있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시티는 작은 좌절 하나로 무너져 내리며 그 부실한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티는 곧 연승을 시작할 거야.”라고 우리는 주장합니다. 사실 연승보다는 11경기에서 8패라는 일종의 연패 흐름을 타고 있을 뿐이지만요. 3년 전에 에티하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더비 패배로 21연승이 끝났던 시점과는 달리, 현재의 시티는 2연승조차도 힘겨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대 축구 최고의 전술가인 펩 과르디올라가 분명 해결책을 찾아내지 않을까요? 지난 7년간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감독이기에 이는 여전히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르디올라는 항상 문제를 심각한 위기로 번지기 전에 해결해온 시티의 안전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요일, 그는 일종의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195번째 맨체스터 더비에서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수비수가 단 세 명뿐인 상황에 맞서서 과르디올라는 마테우스 누네스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는 선택을 했죠.
이는 금요일 프리매치 기자회견에서 살짝 언급했던 여러 대안 중 하나였습니다. 윙어를 더 깊은 포지션으로 내리거나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도 있었습니다. 10대 유망주 자마이 심슨-퓨지(Jahmai Simpson-Pusey)를 선발로 내보내는 극단적 선택을 제외하면, 누네스를 왼쪽 풀백으로 쓰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시티다운 모습답게(?) 또 한 번 갑작스러운 붕괴가 일어났고, 이 끔찍한 부진은 연장되었으며, 과르디올라의 해결책은 처참히 실패로 끝났습니다.
누네스의 백패스와 88분에 나온 페널티 실점으로 맨체스터 더비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 후(이는 예상 득점 차트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과르디올라는 오직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감독이고, 제가 책임자입니다. 그리고 제가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수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어떻게 훈련시키고, 그들이 어떻게 플레이하고, 압박하고, 빌드업을 해야 하는지 제가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잘 못하고 있는겁니다. 그게 진실이에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모두 바클레이스 대학의 과르디올로지(Guardiology) 학과에 입학한 듯이 그가 미디어와 나눈 모든 발언, 터치라인에서의 모든 움직임, 관자놀이를 긁거나 피부를 자극하는 모든 동작까지 과잉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아마존 프라임에서 그의 옛 동료 루카 토니와 나눈 인터뷰를 봅시다. 과르디올라가 경기를 앞두고 잠을 설친다거나, 속이 좋지 않다고 한 말은 인상적이긴 했지만 이미 공개된 적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이죠.
이번 발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6년 전 아마존 프라임 다큐멘터리에서도 그는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을 반드시 옹호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비판을 감당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실패의 책임을 질 사람도 자신이라고 말이죠.
그가 “내가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은 무엇보다도 지금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는 감독으로서의 전략적 발언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단순히 그렇게만 치부하기에 어려운 이유는, 그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올바른 지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경기의 부진은 한 달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대부분의 시티 팬들과 관찰자들도 이 문제의 뿌리가 그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동의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을 넘어선 상황이며 과르디올라는 아직도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왼쪽 풀백이 없거나, 역습에 쉽게 실점하거나, 공격을 엘링 홀란드에 맞추기 위해 재조정해야 할 때, 과르디올라는 문제를 초기에 차단하거나 우회로를 찾아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종종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보상으로 이어졌죠.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그는 항상 최소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시티의 시즌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을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위험이 현실이 되고 있으며, 어쩌면 이미 그 지점에 도달했을지도 모릅니다. 과르디올라가 해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반드시 비판으로 받아들여질 필요는 없습니다. 시티의 문제는 순환적입니다. 일정이 부상으로 이어졌고, 부상은 피로를 불러왔죠. 피로는 일정 때문에 더 악화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은 그의 통제 밖에 있는 일입니다. 과르디올라 역시 일요일에 이를 언급했습니다.
“항상 같은 문제였고, 그 문제는 해결되곤 했습니다. ‘아, 그 선수 때문이야’라고 말하면, 해결되고 그 선수는 더 이상 뛰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엔 그게 아닙니다.”
곧 숨 돌릴 기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주 토요일 빌라 파크 방문 전에 재충전할 시간이 있기 때문이죠. 시티는 앞으로 3주 동안 단 4경기만 치르게 됩니다. 후반 교체 출전으로 복귀한 존 스톤스의 모습도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수들이 몸과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흔들리지 않게 할 방법을 제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저의 말에 완전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반복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걸 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정말로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간절히 원합니다.”
물론 간절히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을까요?
“11경기에서 8패요? 저는 여기 있습니다. 시도할 것이고, 계속 시도할 겁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시티의 문제가 당대 최고의 감독에게 너무 큰 도전이 될 정도로 심각한 걸까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믿기 어렵습니다.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 뿐입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스스로도 점점 의심하기 시작하고 있다면, 우리 역시 확신할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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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맨시티는 아직 리그 5위죠. 닭은 10위...;;;
비온후의하늘님의 댓글
닭보다는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