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의 책을 못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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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 한강 작가의 책을 새로 여러 권 들여놓았다고 하여 무턱대고 아무 책이나 빌려왔습니다.
빌린 책은 '바람이 분다, 가라', '여수의 사랑' 입니다.
먼저 바람이분다가라를 먼저 읽었습니다. 3분의 1 정도 읽다가 책을 덮었습니다.
여수의사랑을 읽었습니다. 2분의 1정도 읽다가 멈췄습니다.
두 책 모두 이 정도 읽는데 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짬짬이 읽었기에 많은 시간이 걸린 건 아니었습니다.
왜 책을 끝까지 못 읽었을까요?
전 아무런 배경 정보없이 이 책들을 읽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쓴 책은 뭐가 다를까하는 기대감에 쌓여서 말이죠.
처음 책을 읽는 느낌은 '문장이 신선하다'였습니다. 은유보다는 직유가 많이 쓰이는데 그 직유가 참신합니다. 단순한 명사대 명사의 직유가 아니라 감정이 실린 문장으로 비유를 담아내더군요. 훨씬 그 느낌이 마음속으로 팍팍 들어옵니다.
그 다음은 글이 잘 읽힌다는 것이였습니다. 한 문장이 길지 않습니다. 길어도 두 줄 정도. 어순도 이해하기 쉽게되어 있어서 아주 편안하게 읽어집니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처지가 참 암울하거나 감정이 뒤틀려 있거나, 피폐하거나.... 다 그렇습니다. 어느 하나 밝거나 희망적인 인물이 없습니다. 과거의, 지금의 현실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도 와 닿습니다. 책을 읽는데 괴로워서 덮었다가 다시 참고 보다 또 덮고 했습니다. 유명한 다른 소설들처럼, 참혹했던 역사적 사건이 모티브도 아니고 그냥 우리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데 말이죠.
책을 읽다보니 난 참으로 편안한 삶을 살아왔구나 싶습니다. 저렇게 희망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복에 겨웠구나 싶습니다. 반성을 하게되면서도 그런 고통을 마주하는게 망설여집니다.
한강 작가님의 소설은 소년이 온다까지만 도전하고 그만 읽으려고 합니다. 힘들겠지만 5.18의 이야기는 끝까지 견뎌내고 읽어볼까 합니다.
우리의 지금 상황도 온갖 난무하는 어처구니가 없고 열받는 상황이지만 피하지 않고 계속 보고 듣고 마음에 새기려합니다. 책은 덮으면 그만이지만 현실은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짜증나면 짜증내고 힘들면 잠깐 쉬고, 그래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힘들지만 더 힘을 내보려구요. 앙님들도 지치지 마시고 힘내시길!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eject님의 댓글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들꽃푸른들님의 댓글
핑크연합님의 댓글
글을 읽을 줄 아는 모든 이들이 읽기를 바랍니다. 감히.
슬프고도 아름답습니다. 눈이 부시게.
핑크연합님의 댓글
작별하지 않는다를 먼저 읽고 소년이 온다를 읽으시는게 어떨까합니다. 저는 그 순서로 읽으라는 작가님의 권고대로 한 것인데, 그게 제게 맞았습니다.
그리고, 희랍어시간, 참 좋았습니다.
사랑이야기입니다.
울림이 있는…
추천합니다
whodadak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