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1층은 기본권이다”: 대법원 ‘접근권’ 판결의 역사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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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19일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대법원이 접근권(이동권)을 ‘기본권’으로 확인했습니다.
휠체어 경사로 등 설치 의무를 규정하지 않았다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이 판결의 의미와 이후 과제를 살펴봅니다.
2024년 1월 19일, 나를 전율케 한 뉴스
19일 뉴스에 나온 이 문구를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무의가 해온 프로젝트명 ‘모두의 1층’이 여기 기재됐다고?
“1층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이 있다. 모두의 1층이라는 공익 프로젝트도 있다. 한 사람의 생활사에서 사적이거나 공적인, 크고 작은 만남과 활동의 많은 부분이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기에, 그곳에 이르기 위한 통로의 시작인 ‘1층’의 공유는 일상성의 동등한 참여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불과 2센티미터의 턱도 1층에 이르는 것을 방해한다.지체장애인에게 턱과 계단은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선과 같다.턱과 계단에 경사로를 설치하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1층을 공유하는 ‘모두’에 합류할 수 있다.”
2022다289051, 차별구제청구등 사건에 관한 전원합의체 선고(2024. 12. 19.) 중에서
이 시적인 문구는 장애인단체의 호소문이 아니다.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 중 일부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장애인 당사자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소송에서 국가가 장애인 접근성을 14년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으니, 소송을 제기한원고에게 위자료 10만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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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이것이다.
편의증진법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점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바닥 면적 규정을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국가가 14년간이나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이번에 대법원이 받아들였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의 책임까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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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공개 변론 때 한 질의를 보자:
“70%정도 (접근할 수 있는 비중을) 갖춰 놓고 시행령을 내렸다면 동등한 (접근성) 보장이 됐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법적으로 접근성을 갖춰야 할 곳의 비중이) 3%? 5%? 이 정도 비중으로는 (장애인 등 이동 약자 국민의)동등한 권리가 아예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조희대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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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자유를 따라가지 못하면 고통이 된다
휠체어를 타는 딸을 뒀고, 이 소송의 원고대리인 공익법단체 두루와 함께 접근성 확대 프로젝트 ’모두의1층’을 진행했던 내게 이 판결문의 의미는 각별하다.
내 딸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었다.
학교에서 나오면 온통 턱이었다. 턱 있는 가게가 대부분이라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을 수도, 편의점에 들어갈 수도, 학원에 다닐 수도 없었다. 친구 관계는 학교 밖에선 단절되기 십상이었다. 금세 깨달음이 왔다. 내 딸이 친구를 사귀려면, 사회생활이란 게 있으려면 우선 1층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어야겠구나. 그런데 그 자유를 법이 따라가지 못하면 현실의 고통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이는 지하철을 타면 “힘든데, 집에 있지 왜 굳이 나와서 돌아다니냐?”는 비아냥이나 “장애인콜택시를 타지 왜 굳이 지하철을 타냐?”는 식의 동정인지 혐오인지 분간이 안 가는 발언을 종종 듣는다. 판결문에서 오경미 신숙희 대법관이 쓴 ‘보충 의견’은 이런 답답한 말들에 내포된 차별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이 사건은 단순히 장애인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할인점 외에 소규모 소매점에서도 물건 구매의 편의를 추가로 누릴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턱이나 계단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상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누릴 권리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핵심적 질문을 던진다.”
오경미 신숙희 대법관 보충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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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는 내 딸의 장애가 무의미해지는 턱없는 세상. 휠체어 이용자의 가족뿐이 아니라, 유아차를 끄는 부모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는 자녀만 ‘모두의 1층’을 꿈꾸라는 법은 없다. 카트를 끌어야 하는 카페 아르바이트카페 알바 조카나 쇼핑몰 배달 기사 삼촌, 캐리어를 끌고 낯선 도시를 탐험하는 탐험자들에게 ‘모두의 1층’, 더 나아가 2층, 3층, 4층을 보장하는 게 당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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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접근성을 확보하는 법을 만드는 것부터
궁극적으로 건물을 짓거나 고칠 땐 경사로 설치가 아니라 되도록아예 단차가 없는 ‘무단차 설계’를 표준으로 삼는것,
점주의 인식
시장 상인회의 반대
건물주의 반대
신규 건물 뿐 아니라 기존 건물의 단차 보완의 어려움
지자체와의 협조
등..
작은 단차를 없에는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군요.
"모두의 1층은 기본권이다" 이 기본권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날이 당겨져야겠습니다.
출처. 슬로우뉴스
luminext님의 댓글
중요하고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지만,
지표수 차단, 건축 상 허용오차 등등....
어려운 현실적인 시공적 조건과 비용적 조건이 많이 남아있죠
Blueangel님의 댓글의 댓글
특급회원님의 댓글
예전에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좀 탔었는데요
진짜 1cm 턱이 엄청난 벽이더군요
가시나무님의 댓글
1층이 있는 삶
‘1층‘의 공유는 일상성의 동등한 참여
1층을 공유하는 ‘모두’에 합류‘
반성하며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dnwrit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