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인근 응급실 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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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사고로 돌아가신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전 무안공항에서 차로 30분거리에 있는 작은 종합병원 응급실 근무중입니다.
오늘 여느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출근 준비중이었습니다.
다만 전국에 내린 독감주의보로 오늘은 환자가 좀 많겠구나 바쁘겠구나 하고 출근했습니다.
역시나 출근하자마자 정신없이 환자를 보는중
평소에는 조용하던 응급재난 무전기가 울렸습니다
그시간이 9:30 좀 넘은 시간이었을겁니다.
“무안공항…. 항공기사고….”
수신감도가 좋진않있지만 사고라는건 잘 들렸습니다.
이어서 응급실 재난 핫라인이 울립니다,
“중앙재난본부입니다. 항공기 폭파사고입니다. 그쪽 병원에선 얼마나 수용가능하신가요?”
“저희가 독감환자들이 많아 어렵긴하지만 3~4 병상은 확보해놓겠습니다 “
조금있다가 다시 핫라인이 울립니다
“중앙재난본부입니다 . 여기 상황이 심각합니다. 혹시 의료진 파견가능하신가요?”
“죄송합니다 . 여기 의사가 저혼자라 비우기 힘들것 같습니다 .”
심상치않은 사고구나 느낌과 동시
뉴스에서 속보가 나오는걸 봤습니다.
이건 재난 상황이구나
일단 저흰 무안에서 오는 환자들을 받을
만반에 준비를 하고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
오후3시쯤 다시 연락이왔습니다
“그 병원 장례식장은 여유있나요?”
“네 최대한 비워놓겠습니다”
그러고 독감환자만 100명쯤 본후 퇴근했습니다
몸도 피곤한데다 무거운 마음에 집에 오자마자
소주한잔했습니다
그러고 산책삼아 옛 전남도청앞에 나갔는데
벌써부터 합동 추모식장을 준비중이더라구요
광주시민만 81명이 사망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차라리 첨에 의료진 파견 요청했을때
제가 바로 현장에 나갔으면
한명이라도 더 살릴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죄송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오늘 저녁은 길것만 같습니다 …
HoYoonTV님의 댓글
BLUEnLIVE님의 댓글
자책하시는 느낌이 글에서 많이 묻어납니다.
자책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대학찰옥수수님의 댓글
하시는 일이 위기에 처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신데.. 내일 또 집을 나서셔서 생명을 구하셔야 하잖아요.
권절현도님의 댓글
글쓴이분의 잘못은 없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기사를 보고만 있는 저도 그런마음이 들정도로 황망한 사고인데 직접 겪으셨으니 너무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푹 쉬시길 바랍니다.
오년삼촌님의 댓글
선생님은 아무런 잘못도 없으십니다. 행여 자책하지 마세요..T.T
GreenRamstein님의 댓글
파란단추님의 댓글
무거운 마음....조금이라도 덜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하셨습니다
concept님의 댓글
clien11님의 댓글
레드향님의 댓글
오늘 오전에 들은 소식이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었는데...
멍하니 있다가 지금 글을 읽고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네요.
너무 힘들고 아픈 12월입니다.
이 고난의 시간도 분명 지나가겠지요.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애도하며 남겨진 유족분들에게도 위로가 함께하기를
또 선생님 마음도 안정이 허락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디오96님의 댓글
출동하셨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거 같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시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