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판단과 장사치의 판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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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가 한분 계십니다.
임신 막달에 들어서 갑작스럽게 어떤병이 발생하였습니다.
임신 전 이미 이병을 진단 받고 치료를 받은상태고, 임신이 이 병의 재발에 영향을 줄수가 있는 상태였습니다만,
임신기간 내내 조용하다 거의 막달에 다되서 결국 재발하게 되었습니다.
만삭을 조금 앞둔 상태지만 발병한 병의 중증도를 봤을때 임신 유지하는것 보다 빨리 분만을 하고 검사와 치료를 하는게 옳을것 같다는 해당과의 소견을 받았습니다.
만삭을 앞둔상태라 산부인과 입장에서도 소아과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한게 다행이네요.
분만방법은 환자가 제왕절개를 희망하여 제왕절개를 시행하기로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렇게 제왕절개를 하고 나서 바로 CT를 찍고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제왕절개이후 병이 급성진행이 되어 최악의 경우 목숨이 위험할수 있으며, 이런경우 중환자실로 가야 할수 있습니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면 바로 CT를 찍고 결과를 가지고 해당과 진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장사치의 입장에서는 그러면 안되는거지요.
제왕절개는 포괄수가제에 포함되는 수술입니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정해진 금액만 받을수 있습니다.
중증도에 의해 일부 가산이 되지만 이분은 고위험 요소가 없는데다 재발한 질환도 고위험 질환에 포함되지 않는 질병이라 고위험 가산을 받을수 없습니다.
수술직후 시행할 CT와 타과 진료의 진료비도 제왕절개 포괄수가제 비용에 다 포함되기 때문에 한푼도 추가로 받을수 없습니다.
만약의 경우 중환자실로 가게 되어 입원기간이 길어져도 마찬가지입니다.
중환자실 입원해서 만약에 에크모나 투석을 하더라도 그 비용을 한푼도 추가로 받을수 없습니다.
그래서 장사치의 입장에서는 수술하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고, 괜찮으면 일단 질병을 완화시키거나 현상유지시키는 약물만 처방한채 퇴원을 시켜서 그대로 응급실로 접수하라 안내드리거나 다음날짜로 그 질병관련 과로 입원하시도록 안내해서 그렇게 검사와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최근에 제왕절개에 대해 산모들의 본인부담금 5%를 폐지해서 본인부담금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산모 입장에서는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면 병원비를 안낼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제왕절개는 포괄수가제로 금액이 묶여있다보니 수익이 크지도 않고 고위험 산모 분만 잘못받으면 큰 손해를 볼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도리어 질식 분만을 하면 각종 정책수가가 더해지고 이런 추가 진료를 시행한것도 다 행위별수가제로 금액이 산정되서 제대로 비용 처리를 할수 있습니다. 고위험 산모라면 질식 분만이 장사치 입장에서는 유리하지요. 하지만 그런 고위험 산모들은 분만 과정에서 응급제왕절개로 이행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니 상급병원에서 산과가 눈치밥 먹고 천대 받는거지요뭐...
그나마 올해는 정부에서 나오는 각종 정책수가에 추가로 도 차원에서 지급되는 지원금도 추가된다고 하니 좀 상황이 나을거 같습니다만....
요즘 안그래도 몸이라도 좀 편하겠다고 이런 저런 기구들 제왕절개에 쓰다가 심평원에 한두달에 한건 꼴로 반성문 제출하다보니 뭐가 맞나 모르겠네요.
본문의 산모분에 대해서도 의학적으로 교과서적으로 한점 부끄럼 없는 선택을 하겠지만....
그 결과가 인센티브 삭감으로 돌아오고 수익감소로 조리돌림 당하는게 현실이라...
그냥 다 때려치고 속편하게 나가서 장사치로 사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Bcoder™님의 댓글
정말 심평의학은 답이 없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