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계는 여전히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에 멈춰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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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aphaelle 210.♡.54.226
작성일 2025.01.0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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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비상계엄이 포고된 순간, 나의 시간은 그 자리에서 멈추었습니다. 그날의 공포는 단지 그날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엄이 시민들과 민주세력에 의해 극적으로 간신히 해제되었다고 하지만, 내 마음과 일상은 여전히 그날의 시간 속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오래전 우리 역사 속에서 존재 했던 그 암울한 계엄에 대한 고통스런 기억들이, 이제는 나의 현실이 되어 매일 밤마다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서 발현되었던 그 날의 광경이 떠오릅니다. 갑작스럽게 내려진 계엄령, 거리마다 배치된 군인들, 모든 자유와 권리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습니다. 내 손은 차갑게 떨렸고, 숨은 가빠졌으며, 마음은 분노와 공포로 가득 찼습니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나를 짓눌러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만든 것처럼, 나는 무력했고, 무기력했습니다.


계엄이 해제된 지금도, 그날의 악몽은 내게서 떠나지 않습니다. 계엄의 주체들은 처벌받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무도하고 무책임한 태도와 부끄러움 없는 얼굴은 나를 더욱 절망하게 만듭니다. 나는 매일같이 묻습니다. 어떻게 그날의 공포가 이렇게나 쉽게 잊힐 수 있는지, 어떻게 가해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갈 수 있는지. 그 질문들은 대답을 찾을 수 없는 메아리처럼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이제 단순한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가는 마리오네뜨가 된 것만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반복적이고 무의미합니다. 내 삶은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일 뿐, 진정한 의미나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삶이 나의 것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나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지, 나의 꿈은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느끼는 이 공포와 절망은 단순히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처럼, 우리처럼, 잊지 못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계엄이라는 이름으로 짓밟힌 인권과 자유,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 우리는 이 참담한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간절히 호소합니다. 그날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고, 온전히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으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시간은 영원히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에 멈춘 채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절망 속에서도, 여전히 계엄과 반란 세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시민들과 민주세력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야말로 이 땅에 다시 자유와 정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희망의 불씨입니다. 그들의 헌신과 투쟁은 우리 모두에게 힘과 용기를 줍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그들과 함께 연대해야 합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이 어둠 속에서도 빛을 꿈꿀 수 있습니다.



댓글 2 / 1 페이지

부는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부는바람 (211.♡.103.155)
작성일 01.08 19:41
딱 제 심정입니다.
읽으면서 자꾸 눈물이 나네요.

빅데이트님의 댓글

작성자 빅데이트 (112.♡.148.44)
작성일 01.08 20:08
12/3 밤에 받은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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