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기사 수당 30만원 이어 무료셔틀…성동구의 실험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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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 등 공공시설 22곳 무료 ‘성공버스’
서울시 성동구에서 마을버스 12번을 운전하는 이태원(59)씨는 지난해 1월부터 월수입이 30만원 늘었다. 성동구가 관내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에게 ‘필수노동 수당’ 명목으로 월 30만원씩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월급의 약 10%를 추가로 받는 셈이다. 출퇴근 자동차 주유비에 쓰는 등 생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성동구 내 마을버스로 옮기고 싶어 하는 운전기사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당시 마을버스는 위기를 맞았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낮아지며 마을버스 업체들이 운영난을 겪자, 준공영제인 시내버스보다 처우가 열악한 마을버스 기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마을버스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녀 노약자의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이동권 차원에서도 마을버스의 운행은 중요했다. 성동 5번 마을버스 기사 이해인(68)씨는 “성동 5번 버스는 언덕이 많고 도로가 좁은 노선을 다니는데, 마을버스가 없으면 어르신들은 이동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코로나19처럼 갑작스러운 재난에도 사회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노동자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2020년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성동구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에게 월 30만원씩,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들에게는 연 2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성동구에서 필수노동 수당을 받은 마을버스 기사는 연간 1387명(월평균 115.6명),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는 2088명이다.
필수노동 수당 지급 이후 성동구 내 마을버스 기사 수는 지난해 1월 109명에서 올 1월 기준 121명으로 10% 이상 늘었다. 성동구의 마을버스 인원 충족률은 86.3%로, 서울시 평균인 82.9%보다 3.4%포인트나 높다. 마을버스 운행 대수도 46대에서 57대로 증가하며 배차 간격 시간도 줄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시는 마을버스 업계 인력난이 심해지자 국무조정실에 외국인 운전기사 도입을 건의했으나, 고용노동부가 반대한 바 있다.
성동구의 ‘교통 복지’ 실험은 또 있다. 성동구는 지난해 10월 공공시설 셔틀버스인 ‘성공버스’ 5대를 도입했다. 성공버스는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부터 성수1가 제2동주민센터까지 주요 공공시설 22곳을 운행한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노선의 공백이 있는 금호동, 응봉동, 행당동, 성수동 등을 연결한다.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행하며 공공시설 이용자이거나 교통약자면 무료로 탈 수 있다. 하루 평균 400명 가까이 이용해, 4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성공버스 이용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도 이용자의 87%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성공버스를 본뜨기 위해 서울 시내 여러 자치구가 문의했고, 금천구와 노원구는 이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성동구는 용답동, 마장동, 사근동 등을 대상으로 성공버스 노선을 추가로 신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공버스는 기존의 마을버스 민영제를 보완하고 교통복지를 강화하는 공공교통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더 촘촘한 생활권 내 이동망을 구축하고,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야남편님의 댓글
오세이돈 너무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