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50주년 국군의 날 행사 참여기(Feat. 특전사 VS 해병대 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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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여름... 김대중 대통령 시절
당시 저는 공군 상병 7호봉에... 잘 풀린 기수복과 주임원사의 사랑을 듬뿍받아
대대 내무반장으로 복무 중이였습니다. (97년 1월 군번)
※ 참고로 당시 공군은 30개월 복무 기간이였습니다.
이등병 5개월, 일병 6개월, 상병 8개월, 병장 11개월 복무(네 제가 바로 그 병장 11호봉 출신 입니다.)
이제.. 내 군생활은 실크로드가 펼쳐 지는 구나...
무사히 전역만 하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안전한 내무반 생활에 집중하며 지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대대장님의 긴급 호출로... 대대장실에 들어가게 되는데...
"오상병~ 자네가 우리 부대를 대표해서 건군 50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다녀오게"
"농구를 해서 그런지 확실히 듬직한 체형이야~ 어디 내놔도 빠질데가 없어"
와.. 대대장님이 날 이렇게까지 생각해주셨구나~
국군의 날 행사니까~ 한 일주일 사열하고 오면 되겠지?라고... 기분 좋게... 대대장실을 나서는 순간~
옆에 계시던 주임원사님...
오상병 더블백 싸놓았으니 바로 출발해~
네?...
네... 전 그렇게 건군 50주년을 기념하여 부대를 대표하여 계룡대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 때가... 98년 7월초 였습니다.
당시 국군의 날 기수단 선발 조건이 키 180cm 이상
용모 단정하고 행사 참여의 결격사유가 없는 군인다운 병사였는데...
일단 전 키가 180cm가 되지 않습니다.(178.4cm)
그런데 왜!! 제가 뽑혀갔냐 말입니다.... 라고... 함께 차출된 다른 부대원을 보니...
그냥 조용히 입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 뒤에 타부대원 중 176cm도 계시더군요... 그 분은... 병장 7호봉이였는데 ㅋㅋㅋ
저보다 더 억울하게 차출 당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 어차피 선발된 거 건국 50주년 국군의 날 공군 기수단
시가행진까지... 나름 군생활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가면 가자!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훈련을 받게 되는데...
7월 대전 계룡대 → 8월 모란 3사관학교 → 9월 성남비행장 야산+활주로(막사생활)
3개월간 훈련 받으면서.. 땀띠에 사타구니 습진 ㅜㅜ
거기다 피부가 검게 타서.. 살갖이 벗겨져서 엄청 고생했네요...
행사는 성남 비행장에서 대통령 사열 그리고 이후에 시가행진으로 나가는건데...
비행장(단) 라인(활주로) 내에서 근무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미칠듯한 폭염의 활주로 입니다. 35~38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활주로 복사열의 대환장 파티!
그나마 위안을 삼은 건...
해군 SSU와 UDT 애들은 잠수복 착용에 고무보트까지... ㄷㄷㄷ
아! 우리의 스키부대원들도... 그 장비 착용하시고... ㅠㅠ
암튼 정말 힘들었었다고요...........!!(이게 무려 30여년 전 일)
특히나 마지막 한 달은
성남 비행장 바로 옆 야산에 막사 지어 지어놓고 훈련을 했는데...
공군이 야전 막사라니요!!!!
공군은 평생 야전은 커녕 막사에서 생활할 일이 없습니다. ㅠㅠ
(육군 출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아무튼 그리 빡세게 훈련하고 10월 1일
대통령님을 향해 충~쎄이~ 한번 날려 드리고...
성남공항 사열 후 숭례문~광화문까지 시가행진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끝나고... 부대마다 포상휴가 주고 그랬다던데...
전 그런 거 없이 당일 하루 쉬고(외출) 다음 날 원대 복귀 하였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위문공연 때 엄정화, 김현정, 디바, 임성은(영턱스클럽), 도원경이 왔었는데...
특전사와 해병대 간의 사소한? 시비(패싸움)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사건의 발달은...
디바와 김현정... 임성은으로 연결되는 라인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슈퍼스타 엄정화 누님 등판으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해병대 애들이 분위기에 취해 무대앞에 서서 해병대 박수를 치면서 난장을 피우니...
보다 못한 백댄서가 말려서 내려가고를 반복하다.. 결국...
자리에 좀 앉으라는 육군들과 시비가 붙어 엉커버렸고... 뒤에 있던 사람들까지 합세해서
패싸움으로 번졌는데... 특전사가 말린다고 들어갔다가... 해병대 애들.. 꼬장?에... 싸움이
더 크게 번지게 되었고... 결국 정화누님은 울면서 자리를 피했고....
제병 지휘관(육군 쓰리스타)이 단상에 올라~
"헌병~ 이 새끼들 다 잡아가~" 한마디 외쳤는데도... 육해공 헌병 붙어도... 답이 없...
결국 특전사 소령이랑 해병대 소령이였나? 나와서.. 잡아 말리는데...
두 사람이 또 불꽃이 튀어서... 싸움직전까지 갔다가... 소강 상태가 되었고..
공연은 재게 되었습니다.
엄정화 누님 울면서 다시 무대로 올라와 마무리 하였고..
마지막 초대가수였던 도원경님의 성냥갑 속 내 젊음아로 시작해서~
앵콜까지 네다섯곡 더 질러주시며 위문공연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진짜 웃겼던게... 전군이 하나되어 특전사를 응원하는 웃지못할 해프닝과....
바로 옆 UDT 애들을 미동하나 없이 자리에 딱 앉아 있었던 것도 놀라웠습니다.?
+ 행사 종료 후 기념주화 하나 나눠 준 거 말고는 아무런 보상도 없었습니다 ㅠㅠ
(포상은 커녕... 복귀 후 농촌 대민지원 + 두달 뒤부터 눈치운다고 개고생)
ps: 혹시라도 오해하길까... 저는 해병대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안계신 저희 아버지가 월남전 해병 215기 참전 용사 입니다.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신 모든 국군을 사랑합니다. :)
이상... 30여년이 다 된 제 국군의 날 행사 참여기 였습니다.
염장마왕님의 댓글의 댓글
내영혼의램프님의 댓글의 댓글
ORI 4번 받았다면 이 역시 믿기 힘드실겁니다.ㅜㅜ
염장마왕님의 댓글의 댓글
통만두님의 댓글

곽공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