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Nike. 그리고 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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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폭삭 속았수다"를 보면서
애순이와 금명이에 감정 이입되어 울다 웃다 합니다.
어린시절 그때 대부분 다 그러하였듯, 별로 유복하지 않았지요.
운동화. . . 그놈의 운동화.
중학교때 "타이거"라는 메이커를 신고 다녔어요. 다들 비슷비슷한 운동화들 신었는데
제 짝궁이 나이키를 사 신은 겁니다. 반 친구들이 다 모여서 우와~~ 하며 부러워 하고
집에와서 투정을 부렸네요. 운동화가 너무 낡았다고 새 운동화 신어보고 싶다고. . .
어머니께서 뭐가 신고 싶냐 하시어 철없게 나이키라고 말씀드리면서
나이키 로고까지 그려주면서 신발에 이런 모양이 그려져 있다고 말씀 드렸죠.
다음날 어머니께서 나이키를 사오셨어요. 붉은색 로고가 선명한 하얀색 신발로요....
너무 신났고 다음날 그 신발을 신고 위풍당당 학교를 갔네요.
역시 반 친구들 난리였죠. 와우 평등이도 나이키를 샀구나 멋지다 뭐 이런. . .
그런데 짝궁이 야 그 신발 한번 벗어봐 하더니, 제 신발을 요리조리 보더니만 막 웃습니다.
안쪽에 라벨에 써있는 NICE
자세히 보니 짝궁이 신은 신발과는 다른 조잡한 이음세와 가죽 질감
그리고 로고 끝이 살짝 갈라져 있어요. 제비꼬리처럼.
짝퉁이 명백해서 정말 얼굴을 들수 없었습니다.
방과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NICE를 공사장 폐목재 쌓아둔곳에 확 던져버리고 슬리퍼 신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들어오는 저를 본 어머니는 새신발은 어찌하였느냐 물으시길래
"동네 입구에서 깡패들을 만나서 신발을 빼앗겼어"라고 둘러 댔습니다.
어머니는 때리지는 않았냐고 제 얼굴이랑을 살펴 보시더니, 시장가서 나이키 운동화 새로 사다줄테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 하십니다.
저는 황급히 말렸지요.
"엄마 나는 나이키 싫어해. 타이거 운동화가 더 좋아. . 좋은거 사면 또 빼앗겨."
어른이 되고 회사에 들어가고 아내와 함께 운동화를 사러 백화점에 갑니다.
여러 매장 중 아내가 나이키 매장에 들어가더니 이거 어때 하면서 나이키 운동화를 건냅니다.
물끄러미 운동화를 바라봅니다.
이제 이딴 운동화 10개를 사도 아무렇지 않구나.
아내에게 말합니다. "아니 나는 나이키 싫어해. 다른거 보러가자"
아내가 "디자인 괜찮은데. . " 하며 궁시렁 거리며 따라옵니다.
아직 저는 나이키 운동화를 사본적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나이키를 사는것은 그 가난한 시절 아들을 위해 반찬값 아껴 NICE를 사다주신 어머니를 배신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아디다스가 더 디자인도 좋아요.^^
램프지기님의 댓글

중학교 3학년때 서울로 전학 올 무렵에 코오롱 액티브 운동화가 첫 브렌드 운동화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시골 같은 그런 신발이 구하기 어렵더라구요. 그냥 브렌드 운동화 중에 싼거 신고 다녔습니다.
요즘은 10만원도 넘는 아디다스 신고 다니지만... ㅎㅎ
파란은하수님의 댓글

남들이 짝퉁이네 짜가네 하는 소리에 상관하지 않고 이미테이션 신발, 가방을 참으로 많이 시용했었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큰 감흥이 없어, 아직도 저렴한 물품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이들다 보니 이게 좀 불편한 상황들이 생기네요. ㅎ
옐로우몽키님의 댓글


농담입니다 저도 성인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나이키라는 신발을 샀더랬죠
뉴발란스도 두족밖에는 사보지를 못했어요
왠지 모르게 운동화는 신을때마다 중고등학교 생각이 나서 브랜드로 사서 신지를 못하겠더라고요 ㅠ
12345님의 댓글
나이키뿐 아니라 많은 것에서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불효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