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체 홍대교수가 또 아는척했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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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분야 비전문가 유모시기 교수님이 또 아는척했나보네요.
전 그 잘모르면서 아는척하는 유씨가 재수없어서 해당프로그램을 보지 않았습니다..
심용환 선생님의 반박글입니다.
<온돌 때문에 상업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화성만이 남북도로였고 그래서 무역에 도움이 되었다고?>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조선 전기에 왜 상업이 발전하지 않았는가의 예를 들면서 ‘온돌’ 때문이고, 온돌 때문에 층고가 있는 건물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도시의 집중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더불어 한국은 산성이 발달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도시가 확장되거나 상업 거주지가 커지지 못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 밖에 몇 가지 얘기를 더 했는데 사실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황당한 이야기였고 왜 조선사 연구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는가가 의아할 정도였다.
첫째, 조선 전기는 14세기. 당대 전지구적으로 보았을 때 상업과 무역은 여전히 부수적인 분야였으며 그것이 발전한다고 해서 국가가 발전하거나 성장하던 때가 아니었다. 중국의 송나라가 13세기 세계 최고의 상업 제국이 되었지만 금나라나 몽골 앞에서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무역이나 상업이 의미를 가지고 그것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통 제국이라기 보다는 신대륙 발견 이후 상업 식민주의가 발전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 더구나 일본의 경우 고려 중기 가마쿠라 막부 때부터 상업이 발전했지만 같은 시기 고려나 조선이 일본에 비해 뒤떨어진 나라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
둘째, 산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 지형의 특성상 산에 성을 짓고 산성에서 저항을 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평지에는 성이 없었나? 그렇지 않다. 거의 다 사라져 버렸지만 읍성이라는 것이 있었고 서울을 비롯하여 재화와 권력은 읍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읍성이 있었다고 상업이 번성하고 경제가 발전했나? 중세 시대 성이 존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외적과의 싸움 및 지역민의 통제와 관련이 깊다. 상업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주제가 아니란 말이다. 서양 중세의 성? 우리가 구경하는 대부분의 성은 중세 말기 혹은 근대 초기에 지어진 성이다. 성이 많이 지어진 것은 불안전한 정치 체제, 치열한 영토 쟁탈전 등이 우선적인 요인임을 주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조카마치는 ‘성벽 안’이 아니라 ‘성벽 밖’ 혹은 성인근에 번성한 죠닌(상인) 문화를 이야기한다. 역시 커다란 평지성과 관련이 없다. 수원 화성이 ‘상업 지구 개발’을 위해서 지어진 성이다? 이 또한 낭설이다. 기본적으로 동양의 축성 방식에서 ‘시전’이 들어서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고 화성 역시 이를 따랐을 뿐이다.
셋째, 건물 구조가 문명의 방식을 압도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과학자들이 화산 폭발 하나로 역사가 바뀐다는 듯이 떠들어대는 호들갑과 유사하다. 온돌이 복층 건물의 발전을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이 그랬듯 만약 우리 역사에서 상업과 무역의 비중이 급속도로 커졌다면 이런 식의 난방 시설은 충분히 변화가 되었을 것이다. 1960년대 이후 동파이프나 스테인레스를 통해 온돌 체제를 유지하면서 건물이 올라갔던 것이 대표적이다. 지붕이 두텁고, 온돌을 통한 단층 구조가 20세기 초반까지도 한국의 일반적인 건축구조였다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업이 발전하지 못한 조선 후기의 정체된 사회 문화를 반영한다고 보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온돌이었기 때문에, 즉 건축술 때문에 상업과 무역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더불어 서울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도시는 동서 도로가 주를 이루어서 상업과 무역이 발전하지 못했고 수원 화성이 남북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달랐다는 주장 역시 완전히 틀렸다. 우선 한양만 하더라도 의주대로를 중심으로 의주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X자형 도로가 있었고 한양의 도로 형태는 현재의 철도나 도로 교통과 거의 유사하다. 왜? 지형을 기준으로 도시가 형성되니까 말이다. 종로 거리 역시 ‘동서’로 이루어진 것은 맞지만 남대문으로 가는 길은 지금과 같은 직선 형태가 아니었고 애초에 ‘전조후시’라는 주례의 예법을 깨면서 한양의 도시적 특성을 반영했으며 청계천을 중심으로 흐르는 자연 수로의 특성과도 결부되는 것이다. 수원 화성의 도로가 남북인 이유는 서울에서 시흥 등을 거쳐 화성에 이르기 때문이지 상업과는 무관하다. 더불어 영조의 청계천 준설 작업을 대단한 업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또한 정말 황당한 이야기이다. 조선 시대 내내 꾸준히 이어져온 작업이었고 영조 때를 통해 청계천의 위상이나 의미가 바뀐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여하간, 혼자 영상을 보면서 화도 났고.. 뛰어난 선생님들이 ‘단정적 용어’ 보다는 ‘견해’임을 전제로 하면서 좋게 얘기해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런데 문득 보다 본질적인 생각에 도달했다. 어차피 정통 교양 방송이 아닌 경우에는 그냥 멋있고 똑똑한 에듀테이너들의 간지 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틀어 놓는 것 아닌가? 혹은 그냥 재미나 즐거움을 위한 내용에 양념 뿌리듯이 지식이 섞여지는 경우도 있고.. 이 측면을 고려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이런 문제 의식은 쓸모가 없다. 어차피 방송은 대중의 욕구를 따르고, 그거 뭐 재밌게 보자고 하는건데 뭐 이런 시비야라고 하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지니까. 여튼 뭐 그렇다고.
나는 내 공부를 계속 열심히 하면서.. 나 같은 쓸데없는 진지함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그들의 미래에 조금 더 의미있는 지식을 공구처럼 넘겨줘야 하는 입장이니 계속 이렇게 살아야징~~!!
Rider_man님의 댓글

누구죠. 예전. 그 의사하다 기자하다 했던 홍씨처럼..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 뭐라 입 털다가. 아니니깐.
그것까지 자기가 책임져야 하냐... 는 식으로 발언했던 것 처럼 말이죠..
Saracen님의 댓글

권해효님의 댓글의 댓글
joydivison님의 댓글

괜찮아잘될꺼야님의 댓글

그 프로그램 제목에 알쓸( 알아두면 쓸모있는)이라는 줄임말을 쓰고 있는데요..
드니로님의 댓글

저는 그 사람 나오는 방송은 아무리 다른 패널이나 mc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안봐요..
카지미르님의 댓글

PWL⠀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