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도넛 대신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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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힘듭니다. 그렇죠?
마음 속의 울분으로 저짝 사람들처럼 돌변할까봐 두렵습니다. 우리도 같이 미쳐 날뛰는 걸 유도하기 위해서 저렇게 시간을 끌고, 속이 터지게 만드나 싶기도 합니다.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힘들 때 어떻게 하면 주변에 내 스트레스를 전염시키지 않고 나도 상하지 않기 위해 제가 찾은 방법을 공유합니다.
저는 23년 5월부터 달리기를 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처음으로 풀마라톤에 도전해서 저조한 성적이지만 컷 안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살포시 자랑도 해봅니다.) 지난 석달 동안 달리기를 못했습니다. 여러 핑계들 중 오밤중에 밀린 유튜브를 시청하고 앙님들 글 훑어보고 늦게 잠드는 패턴이 자리하다 보니 달리기를 멀리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그래야 잠들 수 있더군요.
도저히 더 이상은 못 버티겠어서 며칠 전부터 점심 때 헬스장으로 달려가서 런닝머신 위에 올라갑니다. 30분,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고 나면 다시 맑은 정신으로 지금의 상황을 보게 됩니다.
이 비겁한 세월이 영원할 리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내심 부러워하고 다가서려 했던 소위 'OO고시'로 대표되던 지위들, 기득권으로 통칭되는 그 자리가 얼마나 비겁할 수 있는지 목도했습니다. 그걸 알게 된 이상 세상은 기존의 매커니즘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한덕수의 탄핵기각도, 그 안에 들어있던 각하 의견도 참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지 생각해보면, 어쩌면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불쌍하다고 이번 내란을 일으킨 자들, 그들을 옹호하는 자들, 그들을 위해 자신의 자리와 지식을 동원하는 자들을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과 같은 힘든 순간에 영화 '에에올(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의 '검정색 도넛'의 유혹이 큽니다. 스스로 허무해지고 싶어지는 순간이지요. 주변으로 전파되는 스트레스만큼 그 허무함도 전염됩니다. 우리 모두가 수많은 평행우주 중 유독 내란우주에 갇혀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저는 오늘도 12시에 헬스장에 잠시 다녀오려고 합니다. 저를 위한 배려이고, 제 주변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감기 환자 스스로 먼저 마스크를 쓰는 것 숭고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그래도 작게 나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야근을 마치면 잠시 안국역에 들리겠습니다. 오늘 못가면 내일이라도 들리겠습니다. 그곳에서는 내란피로극복 비타민 '앙기'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우리 여기서 푸념을 하면서 도넛을 응시하기 보다, 각자 마음의 안정을 찾는 좋은 방법들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저랑 달릴 사람 손!!!!!!!
요술보자기님의 댓글의 댓글

샤일리엔님의 댓글
허구한날 나가서 신나게 달리고 그랬는데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시간이 지체되니, 오늘까지도 달리지못하고 있네요.
저는 이번에도 조금만 더 깃발로 달려보겠습니다.
곧 같이 달리실 그날이 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