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깍던 판사.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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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여 년 전이다. 20대 대통령 윤석열이란 자가 내란을 일으키고 탄핵된 때의 일이다.
서울 왔다 가는 길에, 광화문에서 우연히 테니스 채를 든 헌법재판관을 만났다.
대체 탄핵심판 선고를 언제 할거냐고 물어봤는데..
"좀 빨리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숙고하느라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뭐가 그리 급합니까?"
대단히 뻔뻔한 판사였다 손에 테니스채를 든걸 보니 평의는 하는둥 마는둥 하고 테니스 연습하러 가는거 같던데 숙고라니?
진짜 숙고한다면 지금도 열심히 평의중이어야 하지 않나? 대체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선고를 미루는거다
숙고고 나발이고 이젠 제발 선고좀 해달라고 했는데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야 할 차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아니 바로 선고 안해도 되니 제발 선고기일이라도 발표해 주세요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국민들이 불안해 죽겠다는데! 불확실성이 해소 안되서 나라 경제가 박살이 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요? 판사님 제발좀 선고해 주세요"
판사는 퉁명스럽게,
"아 몰라 암튼 기다리세요"
하고 내뱉는다. 아니 마지막 심리 끝나고 한달이 넘었는데 뭘 더 기다리란 건가?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글쎄, 재촉을 하면 제대로 된 판결이 안나온다니까. 판결은 제대로 해야지"
차를 놓치고 다음 차로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헌법을 수호한다는 자들이 저러니
최상목이건 한덕수건 헌재를 무시해도 할말이 있겠나?
국민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자기들 위엄만 챙긴다 국민도 모르고 헌법도 수호 안하는 자들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판사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테니스 스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결국 윤석열 파면선고가 났다.
아니 어짜피 파면일거 뭐이리 질질끌었나 싶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고 질질 끌기만 하는 그 판사가 지금도 생각난다.
다행히 지금은 헌재라는 기관이 없어진지 오래라 다시 그런 자를 볼일이 없다는게 참으로 다행이다.
AtSu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