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공 더살롱의 시 #2] 230512 입 속의 검은 잎 / 거대한 뿌리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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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4일 PM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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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공 더살롱의 시 두번째 입니다.

23년 5월 12일 ...

어버이날, 가정의 달과 윤가놈 1년 소회를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강유정 대변인도 시를 한편 언급하시고...류근시인은 무려 4편의시를 언급하셨는데...

그중 한편은 제가 수준이 낮아 찾질 못했습니다. ^^;;;


먼저 강유정 대변인이 언급한 시입니다.

기형도 시인의 유고시집인 입속의 검은 잎 중 한구절을 언급했는데

바로 맨 마지막 구절의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부분이었습니다.

윤정권1년동안 벌어진 각종 퇴행과 그에 따른 국민들의 고행 끝에 결국 자기검열을 하게되는 상황을 초래한 윤통에 대한 비판을 얘기한건데요... [검은 잎]은 죽음의 공포로도 볼 수 있다는 류근시인의 첨언도 있었습니다.


입 속의 검은 잎_기형도(1989)


택시 운전사는 어두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백색의 차량 가득 검은 잎들은 나무꼈다.
나의 혀는 천천히 굳어갔다, 그의 어린 아들은
잎들의 포위를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
그 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없어졌고
놀란 자의 침묵 앞에 불쑥불쑥 나타났다.
망자의 혀가 거리에 흘러넘쳤다.
택시운전사는 이따금 뒤를 돌아다본다.
나는 저 운전사를 믿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
나는 더듬거린다, 그는 죽은 사람이다.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장례식들이 숨죽여야 했던가.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내가 가는 곳은 누구인가.
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디서
그 일이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어디든지
가까운 지방으로 나는 가야 하는 것이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홍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두번째 언급된 시는 이승훈시인의 시 였는데 제가 들리는 구절만으로는 찾지를 못했습니다.

나중에라도 찾게되면 보완하겠습니다.

암튼 류근시인이 그 당시 자주 떠오르는 싯구가 이승훈 시인의 [용서하라 바다여...]라고 했는데 끝이 다 들리지 않더군요...


세번쨰 시는 직접 낭송한 시입니다.

억울이라는 키워드로 낭송하신건데요... 요즘 국민들이 너무 억울하고 하소연할대가 없으니

이 시에서처럼 엄마에게 이르자?? 는 시인의 해학인 것 같습니다.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_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네번째 언급된 시는 원래 류근시인이 윤정권 1년을 비판하려고 맘먹고 준비했었는데

공장장이 먼저 읽어보고는 방송불가로 검열을 했다고 합니다.

방송에선 안나왔지만 꼭 한번 찾아 읽어보라는 말씀에 찾아봤습니다.

읽다보니 마지막까지 끌어올려지는 시인의 감정이 이내 폭발하면서 표출되는 거리낌없는 단어들 떄문에 공장장이 자체 검열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읽어보시면 속이 시원합니다~^^;;; 역시 김수영 시인입니다!!


거대한 뿌리_김수영(1962) 사상계에 발표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 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 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強者)다

나는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 왕립지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의 종놈, 관리들뿐이었다 그리고
심야에는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다시 오입을 하러
활보하고 나선다고 이런 기이한 관습을 가진 나라를
세계 다른 곳에서는 본 일이 없다고
천하를 호령한민비도 한 번도 장안 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 나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구문의 진창을 연상하고인환(寅煥)
처갓집[1]옆의 지금은 매립한 개울에서 아낙네들이
양잿물솥에 불을 지피며 빨래하던 시절을 생각하고
이 우울한 시대를 파라다이스처럼 생각한다
버드 비숍 여사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이
있는 한 인간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비숍 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보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네에미 씹이다통일중립도 개좆이다
은밀도 심오도 학구도 체면도 인습도치안국
으로 가라동양척식회사, 일본영사관,대한민국관리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 그러나
요강,망건,장죽, 종묘상,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무식쟁이,
이 모든 무수한반동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3인도교의 물속에 박은 철근 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괴기영화의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까치까마귀도 응접을 못하는 시커먼 가지를 가진
나도 감히 상상을 못하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마지막 다섯번째 언급된 싯구는 

당나라대의 시인 이상은의 싯구절이었씁니다...

그칠 줄 모르는 윤정권의 무식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각종 병폐들이 끝나기를 바라며 인용한 싯구 같습니다..

[봄 누에는 죽어야 실 뽑기를 멈춘다....]


이상은의 시  제목은  무제( 이상은 중국 당나라대의 시인)


相見時難別亦難 서로 만나기도 어렵고 이별 또한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 봄바람에 힘없이 백화가 시드는구나

春蠶到死絲方盡 봄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야 실을 다 뽑아내고

蠟炬成灰淚始干 초는 타서 재가 되어야 눈물이 다하는 법

曉鏡但愁雲鬢改 새벽에 거울 보니 근심으로 검은 머리 희어지고

夜吟應覺月光寒 밤에 시를 읊다가 달빛이 차가워진 것 알았네

蓬萊此去無多路 그대 사는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으니

靑鳥殷勤爲探看 파랑새야 몰래 날아가 찾아봐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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