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선비 (212.♡.146.250)
2025년 11월 24일 PM 12:38 · 수정됨(15:56)
https://damoang.net/free/5339357
이 링크의 한의사 글을 보고 1차 의료기관으로써 한의원은 넘사벽 좋더라는 댓글을 쓰고싶었는데..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특히 "응급실도 한의학으로 대체하라"는 조롱조의 댓글이 보여서 굳이 새글로 써봅니다.
한의학, 넓게봐서 중의학, 일의학 등 다른 문화권 전통의학의 작동방식이
경험과 지식의 바탕에서 돌아가서인지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한의학 같은 류의 학문의 추론 방법을 우리는 학문적 용어로 귀납적 추론 방법이라 그러죠.
요즘에도 건강 확인에 혈압재고 맥박 재는데, 수백년전부터 진맥 짚으면서 검진해왔던게 그냥 나온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비숫한 방법론으로 연구하는것들이 통계물리학이나 생물통계학 이런게 있고, 요새 인공지능은 뭐 있나요?
"이렇게 해보니까 더 좋네?" 인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한의학도 좀 더 현대적인 의학의 연구방법론으로 연구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에서 한의사들은 X-레이도 못찍게하죠. 비과학적 미신을 수행하는 무당같은 집단이라고 봐서 그러는걸까요? 아니면 이권의 문제일까요?
당연히 이런 전통의학의 방법론으로 응급 혹은 수술이 필요한 질환을 치료하지 못하죠. 근데 그런건 양의학이라도 1차 의료 기관이라면 똑같이 못합니다. 아무리 간단한 맹장수술이라도 집 앞 병원에서는 못해도 문제 없습니다. 1차 의료기관에게 바라는게 그런게 아니니까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생각해야죠. 그 역할이 뭔지를 감안하면 한의원도 충분히 좋은 선택지라는 겁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가서 약 처방받아 먹어서 감기가 나았다고 어떤 의사도 말하지 못합니다. 그냥 나았을 뿐인거죠.
이때 중요한 건 단지 다른 큰 병의 징조인가? 하는 판단인거고, 환자로 하여금 '치료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게 중요할 뿐이죠. 제 말이 틀리다면.. 환자에게 "단순 감기일 뿐입니다. 약 처방도 필요없고 그냥 몇 일 푹 쉬시면 됩니다. 다음에도 비슷한 증상이라면 굳이 병원 찾아오지 마시고 그냥 집에서 푹 쉬시면 됩니다."라고 처방하시는 의사선생님들이 던지는 돌이라면 기꺼이 맞겠습니다.
왜 한의원을 1차의료기관으로써 넘사벽이라 생각하냐면, 결과를 떠나서 한의원에서는 '케어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뒷 목과 어깨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전전하다 해결이 안되어서 단 한 차례 한의원 방문해봤을 뿐이라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만,
양의원에서 '1분 카레' 취급당하다가, 진단부터 치료까지 의사가 일일히 묻고 답하고 챙기는 경험을 해보면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통증은 물론 한의원으로 치료되었다는 생각은 들지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진짜 어르신들이 한의원을 좋아할것 같은 이유인데,
침 놓고 치료하는 방(?)에 있으면 산속 절에 와 있는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인 한편, 여기에서 동네 어르신들 치료받으면서 서로 이야기 나누시고 뭔가 동네 커뮤니티 공간 역할까지 하더라고요. 어렸을때 살았던 시골에 의원이 하나 있었는데, 의원앞 들마루에 동네 어르신들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장기도 두고요. 자연스럽게 의사선생님 왔다갔다 하면서 자연검진(?)도 됐겠죠.
지방, 특히 시골이나 농어촌 지역이라면 '객단가'에 미쳐버린 의사집단보다는, 가능한 혜택을 주면서 한의사가 갈 수 있게하는 거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가냐보다 더 중요한 건 지방에서 의료전달체계를 갖추 것입니다. 양방이든 한방이든 보낼 수 있는 2차/3차의 큰 병원이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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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racy2999
25.11.24 · 125.♡.6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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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십선비
→ gracy2999 작성자
25.11.24 · 212.♡.146.250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굳이 상대적으로 비교하자면 현대적인 방법론에 따른 양방을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하고, 한의학에서 현대적 방법으로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전제라면 그 연구도 필요없겠죠. 애초에 인간 생명체의 복잡도가 '현대과학'으로 설명하기에는 발전이 너무 부족하니 양의학을 맹신하는 것도 틀린일이고, 또 한의학에 대해 비과학적이라고 닫아두는것도 맞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김링크
→ gracy2999
25.11.24 · 210.♡.105.1
한의학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증하면 그 결과를 양의학으로 분류시켜서 한의학계에서는 못쓰게 하지 않던가요?
밥그릇 싸움이 없어져야 양쪽 다 발전할걸로 보입니다. -
너너구리남편
25.11.24 · 112.♡.220.208
제가 쓰신글을 제대로 읽었는진 모르겠으나 읽고 느낀 바는
의학적인 처치보다도 심리적 케어에 중점을 두신것 같습니다.
저도 1차 의료기관으로 한의원이 된다고 해도 별 거부반응은 없는데요, 문제는 1차에서 끝날 병적 상태가 아닌 경우도 왕왕 있어서 이게 2차, 3차로 환자의 상태가 잘 전달될지는 의문이기는 합니다.
의료체계가 다른것도 있을거고요. 게다가 2차, 3차로 가야하는 상태임을 1차에서 판단해주셔야 할텐데 서로 의학적 데이터가 공유가 된다고 생각이 들지도 않고요. -
십십선비
→ 너구리남편 작성자
25.11.24 · 212.♡.146.250
어떤 글을 쓰진지 모르겠는데..
한의원의 심리적 케어만을 말씀드린건 아니고, 한의학도 기본적인 질환을 돌볼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의사라고 양의학에서 현대적으로 규명되는 질환들을 학습하지 않는건 아니니까요. 양방이라고 조기에 찾아서 2차,3차라고 다 보낼 수 있는것도 아니고요. 양의학이라고 너무 신뢰하거나, 한의학이라고 너무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
너너구리남편
→ 십선비
25.11.24 · 112.♡.220.208
제가 쓰고 싶었던 댓글의 주안점은
한의학 <-> 양의학(어쨌든 지금 2, 3차는 양의학이니까요) 상호간의 인터페이스가 될까 하는 의구심이라는 겁니다.
둘중 뭐를 더 신뢰한다기 보다 현실적으로 구축된 의료 상황이 그렇잖아요. 한의학이 2차, 3차 의료기관이 존재한다면 모르겠지만요. -
십십선비
→ 너구리남편 작성자
25.11.24 · 212.♡.146.250
동네 양방 병원이라고 대단한걸 해서 보내는게 아니라, "어 이건 좀 이상한데? 내가 판단하기 질환인거 같은데?" 판단되면 소견서써서 큰 병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을텐데, 한의학이라고 이게 안될건 없을거 같아요. 물론 양의학/한의학이 함께 조화롭게 작동하려면 여전히 더 많은 연구는 필요한거 같아요 - 파
파적
25.11.24 · 14.♡.12.220
그쵸 사실 지역 의료나 동네병원은 환자를 보고 큰 병원으로 보내야 할지 아닐지 판단 하는거라 생각해서 지금 제한이 되어 있는 검사장비의 제한을 풀고 관련 교육을 한다면 양의든 한의든 큰 문제가 있을까 싶습니다. 옆 나라에선 대학 4년은 공통교육을 하고 전공 가를 때 한의냐 양의냐 선택한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그러면 갈등이 많이 줄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 -
십십선비
→ 파적 작성자
25.11.24 · 212.♡.146.250
한의/양의 선택도 좋고, 저는 지금의 한의학에 더 많은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한의원은 엑스레이도 못찍으니까요. 한의학에 양의학도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게 좋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
TTyphoon7
25.11.24 · 118.♡.95.8
철학 기반의 이론 체계가 유지되는게 발목을 잡는거겠죠. 서양의학(?)도 철학 기반의 뇌피셜을 늘어놓았지만, 과학적 분석들을 통해 자연과학적 이론 체계를 갖추고 과학 기반으로의 전환을 이뤘죠.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11/356c5bf.jpeg]
(안드로메다로 가있던 혈액순환 개념을 바로잡은 윌리엄 하비의 실험)
한읭삭은 개화기 무렵에 의학의 한분야로 들어가서 과학적 해석을 거쳐야 했다고 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양의학도 비과학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한의학에도 물론 원인을 규명하는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은 경험적인 부분이 많죠. 통계 물리학은 단순히 그렇게 되더라...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고, 그래서 통계 물리학은 과학적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은 양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과학적입니다. 이게 싫다면 한의학계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현재 처치와 처방을 정당화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자의던 타의던 부족하니 지금은 비과학적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