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Kay (118.♡.65.16)
2025년 12월 25일 PM 11:36 · 수정됨(12. 26. 05:59)
다른 분 댓글 달다가 https://damoang.net/free/5507233?#c_5507646 내용이 길어져서 글을 새로 팠습니다.
제목이 무슨 강의처럼 -_- 막 거창하게 내러티브의 이해 ㅋㅋㅋ 이 염ㅌ을 제가 떨고 있는데요ㅋㅋ
그냥 뭐 잘 이해가 안되는 줄거리에 대한 설명...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참고로 이전 댓글에도 썼지만, 제가 이 글을 쓰는 건 '니들이 이해 못했다, 그러니 이걸 보고 이해해라'라는
그런 건방진 의도가 아닙니다. 남들이 아무리 재밌고 명작이라고 말해도, 내가 재미없으면 아닌 건 아닌거에요.
저는 그저 이해를 돕고자 쓰는 겁니다. "재미없어서 더 보고 싶진 않은데, 대체 뭔 얘길 한거냐" 라는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 제가 이해한 걸 나누고자 하는 글입니다. 영화 평론도 아니고요.
해당 글의 질문들에 대해 제가 이해한 걸 답변하는 것이라 오피셜한 해석이 아닐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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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홍수의 반복이 무슨 의미냐"
일단 이 영화의 서사는 선형적 구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시간의 순서대로 사건이 진행되는 걸로 보일 수 있죠.
분명 전반부는 실제 일어난 사실입니다. 로켓 타고 주인공이 날아가면서 위성의 파편에 맞는 것도,
그리고 후반부에 같이 로켓에 탄 이휘소 박사에게 자신의 뇌를 ai 에 이식해달라는 것까지는 분명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귀찮아했지만 애정이 생긴 뉴맨77, 즉 신자인에게 죄책감과 책임감 같은
복잡한 감정이 생긴채로 추출되어 이식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마냥 선형적이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단순 회상 씬외에도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추측하고 파악하는 사건의 순서는 일단 이렇게 흘러갑니다.
실제 지구에는 대홍수가 닥쳤다
▶ 신자인은 구안나가 결혼 전후, 남편의 사망을 겪으면서 개발한 인조인간(문자 그대로, 인간이 만든 인간)이다.
▶ 이후 대홍수가 닥치기 전까지, 신자인은 성장 혹은 생식도 가능한 신체와 두뇌(감정)까지 6세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되었다.
▶ 신인류가 성인이 되고, 보다 나은 인류로 성장의 학습을 하기 위해선 인간생활양식을 체감 학습시켜야한다.
▶ 그러나 지구가 대홍수로 인류존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서 구 인류는 시간에 따라 노화되어 멸종되므로,
▶ 인간이 체감학습을 하는 것은 중지, 인간과 같은 수준의 AI를 대체해 학습시킬 필요가 발생되었다.
▶ 일부 인간을 탈출시켜 최후의 학습을 시킬 목적이었으나, 그 마저도 불가능해졌으므로, (여기까지가 전반부)
▶ 학습시킬 인간 역시 ai의 신인류로 대체하며, 그 ai가 완성되면 신인류를 다시 출고한다. (중후반부)
그런데 이상하죠?
전반부도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 또는 물리적 사실들이라고 보기엔 부자연스럽습니다.
무릎까지 물이 차는데 캐리어를 싼다든가, 엄청난 홍수와 해일에 물도 맑고 부유물이 그렇게 적을 수가 있나? 싶은 거요.
저는 그게 ai로 이식된 주인공이 사고하는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도 그렇잖아요.
자신이 착각하거나 편견으로 인한 부정확하거나 희미한 내용조차도 그것이 진짜 사실이라고 기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계속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속페달을 밟은 급발진 오해 같은거 말이죠.
ai 는 그런 식으로 전생( 구안나의 실제 인생)을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굳이 실제 역사처럼
재현할 필요가 없는거죠. 그리고 그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람처럼 안 보이거나 인지못하는 부분은
아예 우리가 보는 영화의 장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후반부, 티셔츠에 개발 빌드 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인간으로서는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도 관객의 스크린에 같이 나오게 되죠.
네, ai 가 '내가 ai 고 구안나의 기억을 통해 학습하고 있다'고 명확히 자아를 인지하는 영화 후반부 직전까지는
그저 어렴풋이 이게 반복되는 학습상황이라는 걸 인지한 상태이지만, 암튼 그때부터는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도 같이 화면에 나옵니다.
결국 대홍수의 반복되는 연출은, 서사적으로는 ai가 자신의 자아와 설계목적을 이해하고 그걸 학습하기 위한 장치인 것임과 동시에 영화의 핵심소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2. "왜 자꾸 엄마말 안듣는 청개구리 아이를 속터져하며 계속 봐야하는가"
아마 이 영화의 가장 불편한 지점이자 관람의 방해요소일겁니다. 아이캐릭터 신자인이죠.
그런데 먼저 아역배우가 참 연기를 잘한 건 인정해줍시다. 아역배우는 대본대로 충실히 연기한거에요.
최근 드라마 '태풍상사'에서는 엄청나게 귀여운 아이로 사랑받았습니다. ㅎ 그냥 연기를 잘하는 꼬마인거죠.
저도 사실 관람중에.. 아직 미혼인 감독이 아이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나?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만
암튼 뭐... 이기적인 인간들도 그렇지만, ai 같은 경우도 그럴거고, "포기하면... 편해..." 입니다 ㅋ
이걸 일반적인 재난영화의 주인공의 시점이 라고 생각하면, '구안나가 탈출해서 안전해지는 것'이 엔딩입니다.
그런데 앞서 제가 썼듯, 이 영화는 'ai의 학습이 완료되어 신인류를 다시 가동하는 것'이 엔딩인 영화인겁니다.
그렇다면 신자인은 계속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저런 불편함을 끼쳐 주인공을 훼방놔야 합니다.
포기하고 싶게 만들고 실제로 포기하는 순간, ai 는 구안나ai를 다시 처음부터 학습시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신인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존시키며 교육시키는 것을 완수할 수 있는 상태'의
의식구조 및 감정과 동기부여가 된 상태 즉, '모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이 완성된 상태로
구안나ai 가 출고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걸 학습시키는 솔루션으로서 신자인은 기억과 반복학습에서 기능합니다.
3. "수정란 혹은 배아를 잔뜩 궤도상으로 대피시켰다가 인류를 복원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자각능력이 있는 Ai 개발절차로 밖에 안보이는 반복재생은 왜 보여주는지도 모르겠고"
"가상현실속 엄마가 아이를 찾는게 무슨 의미라는지"
일반적인 과학적 상식에서는 소행성이 충돌해서 지구 전체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해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단시간 내에 지구가 복원되지 않을 겁니다. 영화상에서 구안나 빌드가 2만번이 넘어갔던가... 그렇게
기억합니다만, 암튼 억겁의 시간이 지나갔고, 영화 상에서도 보안요원들이 "오늘 부로 현생 인류는 멸종합니다" 라고
말하죠. 앞서 썼듯이 수, 혹은 수십명의 현생 인류가 궤도권으로 올라가서 생활하며 개발한다고 해도
그들이 생존이나 생식을 하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신인류 즉
인조인간을 개발하던 것이라서, 현생 인류의 보존을 크게 염두해둔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수정란 혹은 배아를 보관해 마치 인터스텔라처럼 폭발적인 현생인류 회복을 목적으로 한게 아니라,
생식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인류를 '생산하고 거의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영화는 구안나 ai 가 모성을 학습하는 것이 목표이자 줄거리인 것입니다.
6세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된 신자인 즉 뉴맨77을 완성형 성인까지 개발(혹은 성장)시킬
원동력 motibation을 가진 상태로 출고시켜서, 멸종된 현생인류를 재현하는 신인류를 키워낼 존재를 만드는 거죠.
그래서 지구 밖 궤도권의 우주정거장이 꽃의 모양을 하고 있는 거고, 영화의 엔딩에서
완성된 열매나 꽃을 보내는게 아니라 마치 지구로 씨앗을 심는 것처럼 완성된 엄마와 아들 혹은
또 다른 수많은 관계성을 가진 신인류를 회복된 지구로 보내는 것입니다. 아직 더 자라야하니까요.
지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ai는 많은 학습이 필요하지만, 영화상에서 완성된 ai 혹은 신자인 조차도
완벽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인간으로서(인간이라면) 이렇게 행동하겠지 라고
추측하고 계산하고 판단한 ai가 도저히 상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계량된 데이터나 규정된 개념으로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인간성들이 부족한 것이죠.
"신의 한 수"(알파고 vs 이세돌) 혹은 "불확정 변수 방정식의 모든 합"(매트릭스) 같은 ㅎㅎㅎ
것들이 저는 떠올려지기도 했는데요. 결국은 그걸 해결할 솔루션이 '모성' 이었던거죠.
영화 속 반복되는 가상현실에서 결국 구안나는 죽음의 순간조차도 신자인을 포기하지 않는데,
그 순이야말로 ai가 계산할 수 없다고 추측하는 수준의 행동의 바로미터에 도달했던 것입니다.
자 다시 ㅎㅎㅎㅎ 이걸 예술영화 혹은 철학적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인간성이나 도덕 혹은 감정이 자꾸 메말라간다는 평가를 스스로 하고 있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테세우스의 배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인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골칫거리 신자인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motibation이 무엇이냐?'
그 모성이라는 것의 실체는 대체 무엇이냐. '사랑'이죠.
그 모든 불합리한 이유와 때로는 내 존재자체를 위협시키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
전에 제 지난 글에서 썼지만, 중력과 차원을 넘게 만드는 힘은 아버지의 사랑 이라는 것을 역설했던
영화 인터스텔라가 생각났던 지점도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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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요. 저도 쓰다보니까 아 그러고보니 이게 그거였네 .. 하면서 생각이 정리될 수 있었네요.
물론 제 뇌피셜이고 제 해석이고요 얼마든지 틀릴 수 있고 아니 사실 그냥 꿈보다 해몽일지도 모릅니다ㅋㅋㅋ
이 글은 논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냥 생각나는대로 쓴 것이라서요.
그래서 실은 많은 분들 평가대로 영화가 엉망이고 제가 그냥 영화를 좋게 봐서 좋게 해석하려고 노력한 것일 수도 있어요.
어떤 분들에겐 '이렇게까지 해석해가면서 봐야하는 게 영화냐, 차라리 소설이나 논문을 읽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고요.
그것도 존중합니다. 어떻게 보면 고작 '영화 한 편'인걸요 뭐.
저처럼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면서 음미하는 것도 영화라는 매체지만,
팝콘 먹으면서 소리지르고 웃고 떠들면서 볼 수 있는 것도 영화니까요.
그렇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 제가 이해한 바를 설명드리고 싶어서 글을 써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영화에 대한 인상을 바뀌시길 설득하는게 아니라 그냥 제가 이해한 바를 나누고 싶었어요.
암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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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일두유
25.12.25 · 117.♡.17.140
- 마
마스터재다이
25.12.25 · 211.♡.194.25
저랑 생각이 완전 똑같으시네요 -
코코니
25.12.25 · 124.♡.54.79
저는 머리가 나쁜 걸로 ㅜ ㅜ.. -
Aawful
25.12.25 · 220.♡.209.167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같은 상황을 반복해 모성을 깨우치게 한다는 내용이 너무 공감 안 갔습니다.
수만번 반복할거면 그냥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게 낫죠.
감독이 재난 +SF루프물을 만들겠다고 마음 먹은 다음에 끼워 맞춰서 나온 결과라 생각하는데 뻔히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감독의 그럴싸한 연출력으로 덮어줬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
DDeeKay
→ awful 작성자
25.12.26 · 222.♡.47.100
사실 이건 좀 너무 나가는 것 같아서 본문에는 안 썼는데요.
지금까지 많은 창작물들을 보면 많은 작가들은 '모성' 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사랑 처럼요.
소위 '사랑의 힘으로 해결돼' 같은... 얼렁뚱땅 넘어가는 연출들이 아마도 그런 것들이 지적하신 문제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
BBigwrigglewriggle
25.12.26 · 125.♡.91.56
대홍수 영화 공개 전 예고편에서 일종의 가상현실처럼 보여주는 씬들이 있어서 단순 재난영화는 아니라는 건 알았습니다.
영화를 본 소감을 말하자면 재난영화에서 ai 모성애 등을 다루는 sf 같은 변화를 주는데 그 서사를 완성하는 부분에서 짧은 러닝타임안에 모든 것을 담기엔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그것을 감안하고 소재 자체는 괜찮았고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면서 보니 볼만했던 것 같습니다. -
AAKAI
25.12.26 · 125.♡.136.43
저도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특히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알파고 리가 다음에 나온 자기들끼리 바둑을 두는 알파고 제로에게 지는 것을 보면서 시뮬레이션 안에서 학습이 AI가 정답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떨
떨어지는구슬
25.12.26 · 124.♡.236.163
안 보겠다 생각했었지만 폭발하는 글타래 때문에 참지 못하고 저도 보게 됐고
지금 막 시청을 마쳤습니다.
저 또한 원글 쓰신 분의 생각과 많은 부분에 저도 공감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읽었던 어떤 댓글도 생각납니다.
MBTI 상 F 이신 많은 분들이 극 중 아이에 짜증을 내면서 영화를 이렇게 만든 감독 및 영화를 불편해 하며, 이 글 쓰신 분이나 저 같은 극 T 인 사람은 초반 40여분을 견뎌내고 서사의 개연성을 분석적으로 이해하려 들고 그런 면에서 나름의 영화의 의의를 찾는 것 아닌가 라는 그런 의미의 댓글이었습니다.
해당 댓글에도 100% 공감합니다.
어쨌거나 영화 감독의 의도는 이해했고 뭘 말하려는지도 알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나쁜 영화는 아니며 호불호의 이유도 알겠습니다. 다만 내용 전개에 대한 비판을 해야지 감독에 대한 비난을 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Ttodesto
25.12.26 · 76.♡.27.38
감독님이 영화 설명 하는 건 줄 알았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NNewJeans
25.12.26 · 1.♡.40.51
저도비슷하게 받아들이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비난하는 분들은 영화를 제대로 보셨는지.. 재난 영화인줄 알았다고 하는거보면 재난영화가 아닌걸 알면서 비난하는걸텐데.. 물이 깨끗하다며 조롱하는게 참..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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