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초 (125.♡.221.127)
2026년 4월 12일 AM 02:02
해당 내용은 예전에 블로그 운영할때 적었던 글입니다. 이제 접었는데, 그 때 적은 글들이 아까워서 ㅎㅎㅎ
하나씩 다모앙에 옮겨놓을까 합니다. 그냥 재미로만 봐주세요.. ^^
앙님들 다들 주무시는 새벽에 투척하고 자러 갑니다. 덜덜... (이미지가 잘 올라가야 할텐데..)
란초는 사상 재첩국골목의 작은 사무실에서 사업을 했다.
사상 재첩국골목 근처는 교육사업이랑은 거리가 먼곳으로 집 주인(법인)은 택시회사요, 근처는 전부 재첩국 식당이었다. 창문 밖으로 간혹 지나가는 택시만 보였다.

사무실은 허름한 강의장을 갖추고 있었지만 봄여름가을겨울 단 한번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란초는 오로지 강의 준비에 바빴다. 생활비는 병원에서 일을 하는 마눌님이 마련해 주었다.
어느 날 마눌님이 기다림에 지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마눌:
"신랑은 평생 강의준비 한다고 PPT만 붙잡고 있을 건가요?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란초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김창옥 같은 말빨을 갖추지 못했소."
마눌:
"그럼 컨설팅 부터 시작하시면 안되나요??"
란초
"컨설팅은 강의에 비하여 단가가 낮아서 시간대비 수익이 나질 않소"
마눌:
"그럼 노가다(막일)라도 하세요"
란초:
"내 몸이 부실하여, 하루 뛰면 파스값이 더 많이 드니 어찌 하겠소"
마눌님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PPT만 붙잡고 있더니 결국 '어찌 하겠소?'라는 말만 합니까? 컨설팅도 못 한다 노가다도 못한다. 그럼 집주인(택시회사)한테 이야기 해서 택시라도 몰아보세요"
란초는 작성하던 PPT에 구글에서 훔쳐온 이미지를 CTRL+V로 붙여넣기 한 다음, 다른 이름으로 저장을 누르며 일어났다.
"아깝다. 원래 나는 이 강의 PPT를 40장 만들려고 했는데. 이제 고작 10장인것을, 이미지만 가지고 나머지는 말로 떼워야 겠구나."
란초는 그대로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재첩국골목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란초는 곧장 거리로 나가서 택시 회사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동네에서 택시를 몰려고 하는데 공장장이 누굽니까?"
사람들이 오씨라는 공장장을 알려주자, 란초는 곧 오씨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공장장 오씨에게 길게 인사하며 말했다.
"제가 택시운전을 해보려고 하니, 택시 한대만 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씨는 "그러시오." 다만 택시자격증이 있어야 하니 . 그걸 가지고 오면 내 바로 내어 드리리다. 란초는 감사 인사도 없이 떠났다. 택시회사 직원들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그 사람을 아십니까?"
"모르지."
"그럼 이제 막 처음 본 사람에게 택시 한대를 내어준다 하시다니 ,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오씨는 말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택시 기사를 하러 오면서 자기 경력을 자랑하기 바쁘고,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바쁘지. 그러나 저 사람은 겉모습은 허름했어도 요점을 분명히 알렸고, 필요한 것을 깔끔하게 요구했소. 내가 저 사람이 택시운전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순 없지만, 그 사람이 해보려는 일이 작지 않음을 직감했소. 안 주면 몰라도, 이왕 주는 바에 성명을 물어 무엇하겠소?" <허생전 패러디 끝>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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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04.12 · 58.♡.7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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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란초
→ 여름숲 작성자
04.12 · 39.♡.230.246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댓글 ㅠㅠ 악플보다 무서운 무플을 벗어나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도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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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
허생전 원문의 구절구절이 떠오르는 패러디네요.
필력이 ㅎㄷㄷ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