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V4030 (210.♡.27.130)
2026년 4월 14일 PM 02:24
현대 의학적 의미가 아니라, 그넘의 트럼프 사진처럼 치유의 기적을 행하는 의미로서의 치유술사였죠. 이건 아날학파 1세대 역사가로 유명한 마르크 블로크의 '기적을 행하는 왕'에서 잘 다루고 있으니, 깊이 알려면 그 책을 참조하시기 바립니다.
일단 왜 프랑스왕에게 치유의 기적(?)이 생기게 된 이유를 알아봅시다. 프랑스 왕국의 초대 왕은 위그 카페 라는 분으로 카페 왕조의 시조기도 하죠. 그런데 당시 위그 카페의 직할지는 겨우 파리 근교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힘이 없는 봉건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왕의 최대 과제는 "왕권 강화"였죠. 그래서 아들, 아들을 외치며(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여왕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왕이 후사가 없으면, 아들 잘 낳은 귀족 부인을 납치해서 아들을 낳으려 하는 등 별 짓을 다했습니다. 왜 백년전쟁이 벌어졌을까요? 거슬러 올라가면, 아들을 못 낳는다고 아내를 내버렸는데, 그 아내가 영국 국왕과 결혼해서, 리처드와 존이라는 아들을 낳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후사 문제는 둘째치고, 온갖 음모를 꾸미며 왕권 강화를 하려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프랑스 왕이 치유의 기적을 갖는다며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온갖 성인을 프랑스 왕과 엮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생 마르탱이라는 성인이 타겟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성인은 나병 치유의 기적을 행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성인의 기적을 프랑스 왕과 엮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나병 하면 한센병을 떠올리지만, 고대, 중세 시대에는 피부병도 나병 취급했구요.. 결핵 중에 피부병 비슷하게 림프절염으로 나타나는 병이 있습니다. 이게 연주창이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왕 뿐만 아니라, 영국 왕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병이었죠. 그리고 결핵류니깐 잘 먹으면 병이 호전되고 낫기 쉬웠거든요. 이런 환자에게 한번 손을 댄 다음에, 뒤에선 돈을 많이 줘서 잘 먹게 해서 낫게 함으로, 왕은 자신이 치유의 기적이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프랑스 왕은 생 마르탱이랑 자신을 엮어서 자신에게 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효과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했고, 또 생 마르탱 성유물이 프랑스에 있었던터라 더더욱 그 작업이 잘 먹혔죠.
이런 긴 세월의 가스라이팅 시도의 결과, 프랑스 국왕은 점점 자신의 직할지를 넓히고,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승리하고, 루이 14세에 이르러서는 절대왕정을 확립하기까지 하지요. 그 와중에는 폭력도 있었지만, 이런 가스라이팅 작업으로 평민들, 그리고 이 가스라이팅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 성직자 층의 지지를 얻었기에, 이런 절대왕정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겁니다.
BUT, 1789년에 벌어진 프랑스 대혁명은 이런 가스라이팅을 산산조각내버렸죠. 왠지 트럼프가 요즘 치유의 기적을 행사하는 그림을 보고 있으니, 문득 진짜 치유의 기적이 있다고 찐으로 주장했던 프랑스 왕들이 떠올라서 글을 써봅니다. 저러다가 미국에 대혁명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군요. 허허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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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배불뚝이아저씨
04.14 · 222.♡.5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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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불뚝이아저씨 작성자
04.14 · 210.♡.27.130
근현대라고 사람이 본질적으로 바뀐 건 아니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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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리어스
04.14 · 211.♡.2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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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일리어스 작성자
04.14 · 210.♡.27.130
아. 우연의 일치인데, 재밌는 일이긴 하네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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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트라팔가야
04.14 · 222.♡.180.137
정작. 저소득층 죽음에 몰아넣으며 의료 예산 삭감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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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트라팔가야 작성자
04.14 · 210.♡.27.130

프랑스대혁명 벌어진 건도 트럼프와 똑같은 짓을 해서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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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도 믿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