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의 기억과, '타인의 고통'
대학찰옥수수

Lv.1 대학찰옥수수 (1.♡.0.145)

2026년 4월 17일 PM 12:01

조회 1,002 공감 0

어제가 4월 16일이었죠. 섞박지에 콩나물국밥을 먹다가 사고 소식을 처음 접하던 그날, TV 화면은 지금도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후 많은 일이 있었고,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요즘은 조용히 추모하는 마음으로,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을 알리는 본관 건물의 음악을 BTS '봄날'의 연주곡 버전으로 바꿔 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고 몇 해 지나, 독서 토론 방과후 수업에서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함께 읽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한 여학생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수많은 사고와 죽음의 소식이 그간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뉴스였는데, 세월호만큼은 달랐다고— 자기 또래의 이야기였기에, 슬픔과 고통의 무게가 유독 컸다고.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연대하는 마음,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이 '타인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시작이요 끝입니다.

그 학생은 이후 '패닉'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문학적 독서가 우리가 처한 상황과 내면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깊은 언어를 건네줄 수 있는지를 스스로 발견해 나갔습니다.

그 학생은 유명 대학에 진학을 하였고, 지금은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가끔 연락이 오면, 우리는 함께 책을 읽으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절을 함께 떠올리곤 합니다. 교육의 가치가 이런 학생 한명 한명을 배출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1)

  • 뇌공앙

    뇌공앙 Lv.1

    04.17 · 39.♡.25.185

    국민학교 4학년 담임 선생님이 저희 집이 가난한 걸 아셨는지 자택에 데려가서 문제집 챙겨 주시곤 하셨고, 너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을 항상 기억해라 라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선생님 성함도 잊었지만-_- 항상 감사했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