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냉냉하게 식어버린 유권자를 보듬길~~~

Lv.1 개굴왕자님 (182.♡.166.11)

2026년 6월 20일 AM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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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동네에서 퍼온 글입니다. 제 맘과 같아서.....


최근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를 바라보는 행정부의 진단은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드러낸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층이 등을 돌린 원인을 "먹고살기 힘든데 벌이는 정치인들의 싸움에 지쳤기 때문"이라는 경제적 환원주의 프레임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헌법 제1조가 명시하듯 대한민국의 유일한 권력 최상부는 국민이며, 행정부는 계약을 이행하는 공복일 뿐이다. 주권자가 부여한 본질적인 개혁 명령을 단순한 정쟁으로 격하하고, 집행부의 결단력 부족을 유권자의 피로감으로 전가하는 것은 대리인의 명백한 책임 회피다. 지지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의 실체는 정치적 싸움 그 자체가 아니다. 사법 영역의 부조리가 누적됨에도 국정 수뇌부가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데서 오는 효능감의 상실이 본질이다. 자신은 변한 것이 없는데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리더의 인식은, 압도적인 권한을 몰아주었음에도 개혁 과제를 방치하고 지체시킨 것에 대한 주권자의 냉엄한 심판임을 인지하지 못한 시스템적 오판이다.

 

민주당의 주류 지지층을 형성하는 4050 세대는 높은 인지적 동원력을 갖춘 화이트칼라 고학력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정당의 흥망성쇠와 개혁의 지체 과정을 신체적으로 직접 학습하고 경험한 역사적 주체들이다. 어린 날 언론의 프레임에 속아 노무현 대통령을 오해하고 서거 이후 흘렸던 반성의 눈물, 김대중 대통령의 통곡을 보며 가슴에 새긴 의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축적된 분노,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절 기득권 카르텔의 조직적 반란을 목격하며 다져진 정치적 자각은 이들의 가슴속에 강력한 변혁의 당위성으로 남았다. 이들은 대리인에게 계몽되거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표를 던진 것이 아니다. 주권자는 정책 집행의 권한을 위임한 것이지, 가치 판단의 교사를 임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존경했던 이유는 억강부약의 애민정신, 공익적 마인드를 몸소 실천하는 선명함과 사명감 때문이었다. 리더가 대원칙을 당당하게 공표하지 않고 모호한 수사 뒤에 숨어 말을 바꿀 때, 4050 지지층은 실망을 넘어 깊은 모욕감과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정치공학자들이 주장하는 '중도 보수 확장론'과 소위 '뉴이재명 패밀리'의 포용 전략은 역사적 데이터 앞에서 여지없이 파산한다. 선거 통계는 "핵심 지지층은 언제나 투표장에 나온다"는 정당 수뇌부의 판단이 얼마나 안일한 착각인지를 명징하게 증명한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역대 선거 패배는 지지층의 변심이 아니라, 개혁 지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집단적 투표 거부(Abstention)’에서 기인했다. 15대 대선(80.7%), 16대 대선(70.8%)을 거쳐 참여정부 말기 정체성 혼란으로 투표율이 역사상 최저치인 63.0%로 주저앉았던 17대 대선이 이를 실증한다. 당시 정동영 후보의 득표는 전 선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지층이 상대 진영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투표장 자체를 찾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은 역대 최저 투표율 46.1%를 기록하며 민주당을 81석의 참패로 몰고 갔다. 반면 19대 총선(54.2%)과 20대 총선(58.0%), 21대 총선(66.2%), 22대 총선(67.0%)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지층의 투표 효능감이 복원될 때만 제1당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영남 확장을 노렸던 김혁규 경남도지사 영입 파동이나 한나라당에 권력을 이양하겠다던 대연정 제안의 실패 사례 역시, 정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정치가 지지 기반을 어떻게 순식간에 와해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투명한 역사적 팩트다.

 

검찰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유보론은 권력기관의 생리를 오판한 대표적 사례다. 과거 2022년 입법 당시 조문에 남겨둔 '등'이라는 한 글자가 시행령을 통한 수사권 전면 부활의 고리가 되었던 구체적인 역사적 전례가 존재한다. 법률에 단 0.1%의 예외적 보완수사권이라도 명문화되는 순간, 사정기관은 수천 명 규모의 수사관 인프라와 조직, 예산을 유지할 법적 명분을 쥐게 된다. 검찰 권력의 본질은 수사의 양이 아니라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삼는 '선택성'에 있다. 단 몇 건의 기획된 보완수사만으로도 정국의 향방을 뒤흔들고 야당 인사를 몰아칠 수 있기에, "우선 예외를 인정하고 사후에 고치자"는 방식은 개혁의 자멸을 의미한다. 이를 완벽히 알고 있는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아주 조금의 예외는 괜찮다"며 용인하고, "잘못되면 국회에서 책임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책임 전가다. 초기 집행부의 정무적 계산으로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려다가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하자 국회로 공을 넘기는 형태는 비겁한 회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현재 내각과 참모진의 인사 난맥상은 주권자의 방관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원인이다. 올림픽공원 등지에서 시민 위해 사태가 발생하여 난리가 났음에도 국내 상황 관리를 지휘하는 대신 대통령의 순방 수행단에 동행한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 부재중 내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방기한 채 당권 확보 목적의 지방 순회 일정에 몰두하는 국무총리의 행위는 공직자의 직무 유기다. 사법적 불공정 관행과 무리한 구형이 지속됨에도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부재 타이밍에 독단적 대북 정책을 발표해 혼란을 야기한 국방부 역시 통치 거버넌스의 붕괴를 보여준다. 후임 총리 인선 기조로 "일할 사람을 뽑겠다"는 수사를 던진 것은 역설적으로 현재의 총리 체제가 민생이 아닌 정치적 목적과 계파 조율에 동원되었음을 수뇌부 스스로 자백한 꼴이다. 인사를 엉망으로 해놓으니 대리인이 해외에서 외교 성과를 내고 와도 국정 안정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과거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진영을 공격했던 인물들을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포용하는 행보는 정당의 도덕적 정통성을 와해시킨다.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라는 헌정 위기 국면에서 체포를 각오하고 위험을 감내하며 거리에 나섰던 핵심 자산들과 동지들은 배척당하고 찬밥 신세가 되는 반면, 기회주의적 행보를 보이거나 과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던 자들이 보호받는 구조가 고착되면 주권자 내부에는 심각한 치욕감과 분노가 발생한다. 과거의 배신이나 과오에 대해 명확한 청산과 사과 없이 마이크를 쥐어주는 통합 노선은 도덕적 기만일 뿐이다. 동지를 지키지 못하는 리더의 책임감이란 권력 유지를 위해 지지 기반을 도구화하는 통치 공학적 변명에 불과하다.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는 거시적 경제 지표가 존재할지라도, 이것이 지지층의 효능감 상실을 상쇄할 수는 없다. 민주진영의 코어 지지층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와 돈 많이 벌어주는 것에만 환호하는 배부른 돼지가 아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정의의 실현과 사법 기득권 카르텔의 철저한 청산이다. 주권자를 '선거 때면 어차피 찍어줄 콘크리트'로 취급하며 원칙 없는 타협 노선을 지속하고 부동산 대책 등의 기술적 정책만 내놓는다면, 유권자들은 적극적 옹호자에서 냉소적 방관자로 돌아설 것이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방관하게 되면 지지층과 대리인은 분리된다. 주변에 좋은 이야기만 하는 참모들만 두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내란 세력을 방치하는 국정 운영은 파멸로 귀결된다. 4050 주류 지지층이 정권을 향해 등을 돌리고 방관의 단계로 접어들면, 대리인은 임기 말 거대한 고립에 직면하게 된다. 

 

원칙을 잃고 방치된 사정기관의 칼날은 결국 퇴임 후 홀로 남은 전임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는 것이 헌정사의 냉혹한 법칙이다. 공약은 주권자와 맺은 엄숙한 계약이며, 변명 없는 개혁 의지의 실천과 고비를 함께 넘은 이들에 대한 의리만이 정권의 최종 성공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주권자는 앞으로 대리인의 행보를 아주 냉정하게 지켜볼 것이다.

댓글 (57)

  • 심푸순

    심푸순 Lv.1

    06.20 · 222.♡.94.183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 햄토리

    햄토리 Lv.1

    06.20 · 1.♡.205.231

    긴글 무척 잘 읽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에 대한 장문글인데 술술 잘 읽히네요. 좋은글 가지고 와서 감사합니다.

  • 피와이 Lv.1

    06.20 · 209.♡.190.155

    "먹고살기 힘든데 벌이는 정치인들의 싸움에 지쳤기 때문" 이라뇨. 상황인식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아랫사람들에게 막혀 잇는건지. 답답하네요.

    잼통은 절대 제3자 화법 안쓰실 줄 알았는데, 결국 잼통도 1년만에 쓰시는군요.

  • 대식이

    대식이 Lv.1

    06.20 · 58.♡.134.157

    필력이 엄청나네요ㄷㄷ 대학시절 대자보깨나 쓰신 분인지..

    길지만 한 번씩 꼭 좀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Lv.1

    06.20

    삭제된 댓글입니다.
  • 보물

    보물 Lv.1

    06.20 · 66.♡.130.182

    어휴 제 맘에있는 생각들 말들을 이렇게 고급지게 표현을 해주셨네요. 이걸 잼통이 제발 뒤늦게라도 깨닫기를요.

  • 돌궁댕이

    돌궁댕이 Lv.1

    06.20 · 39.♡.147.122

    잘 읽었습니다. 글도 길고 줄 바꿈도 없지만 술술 읽히는군요. (글이란 이래야죠. 에휴....)

  • 에스테반1 Lv.1

    06.20 · 58.♡.81.200

    일필휘지의 명문이네요

    스크랩 해놓고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 endlessR

    endlessR Lv.1 → 에스테반1

    06.20 · 182.♡.84.222

    저도 스크랩 완료요

  • 이게뭐야진짜 Lv.1

    06.20 · 182.♡.73.8

    한 문장도 버릴 문장이 없습니다. 제가 기대한 이재명은 칼춤 추는 이재명이었습니다. 칼춤 안 춰도 좋으니 개혁 의지를 정확하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아직은 바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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