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모 (71.♡.158.201)
2026년 6월 23일 AM 01:17
위기를 돌파할 주체는 다시 한번 이 대통령입니다
지난 3월, 저는 이 커뮤니티에 〈이재명 정권, 벌써 레임덕으로 가는가 — '설마'가 '의심'으로 바뀔 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정권 지지율이 60%를 넘나들고 코스피 9,000을 돌파하는 성과가 존재했음에도, 검찰개혁의 후퇴 징후를 보며 "임기 초 코어 지지층이 등을 돌리는 치명적인 위기의 전조"라고 경고했습니다. 높은 수치에 취해 개혁을 미루는 순간, 진짜 위기가 올 것이라 짚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우려는 불과 몇 달 만에 잔인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12.3 내란의 충격 속에서 도덕적이고 강력한 지도력을 갈망했던 우리는, 이재명 후보가 50%가 안 되는 표로 당선되었을 때 그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흐린 눈'을 감행했습니다. 그가 보낸 우클릭 신호들을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이겠지", "본모습은 다를 거야"라며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지지자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이 대통령의 명석한 행정 처리가 결합해 지지율은 60%를 훌쩍 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지자들이 흐린 눈을 번쩍 뜨게 만든 파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층의 분노를 "먹고살기 힘든데 벌이는 정치인들의 싸움에 지쳤기 때문"이라며 유권자의 피로감으로 치환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과거 민주당 대통령들을 앞장서서 욕보였던 검찰 출신 인물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하는 참사를 단행했습니다. 경기도지사 당선인조차 페이스북에 '산산조각'이라는 시를 인용하며 허탈함을 표출할 정도로, 코어 지지층의 신뢰는 바닥을 치며 지지율은 40%대로 폭락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두리뭉술한 태도가 다 이유가 있었다"는 단단한 실망과 분노는, 어쩌면 우리가 너무 오래 흐린 눈을 하고 그를 믿었던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1. 정치학적 오만: '정치적 내생성 착각(Political Endogeneity Illusion)'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심각한 인지적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정치적 내생성 착각'입니다.
그들은 국정 지지율이나 코스피 9,000이라는 수치(결과)가 오직 자신들이 중도 외연을 확장해서 얻어낸 '독립적인 성과'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니 당내 갈등이나 지지층의 애원은 "대충 묻어두고 갈 집안싸움" 정도로 취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인과관계를 거꾸로 해석한 오만입니다. 그 화려한 지표들을 밑에서 묵묵히 떠받치고 있는 진짜 원인은 시스템 내부의 상수, 즉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민주 정권을 지키고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코어 지지층의 헌신과 단단한 정서적 결속"이라는 내생적(Endogenous) 기반입니다. 정작 자신을 지탱하는 뿌리를 스스로 파괴하면서 겉바속촉의 지지율이 영원할 것이라 믿는 것은 통제의 환상일 뿐입니다.
2. 선거 통계가 증명하는 '중도 보수 확장론'의 파산
"핵심 지지층은 언제나 투표장에 나온다"는 정당 수뇌부의 판단은 역사적 데이터 앞에서 여지없이 파산합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역대 선거 패배는 지지층이 변심해서 저들을 찍은 것이 아니라, 개혁 지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집단적 투표 거부(Abstention)’에서 기인했습니다.
15대 대선(80.7%), 16대 대선(70.8%)을 거쳐 참여정부 말기 정체성 혼란으로 투표율이 역사상 최저치(63.0%)로 주저앉았던 17대 대선이 이를 실증합니다. 당시 정동영 후보의 득표는 전 선거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지지층이 투표장 자체를 찾지 않은 결과,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은 역대 최저 투표율 46.1%를 기록하며 민주당을 81석의 참패로 몰고 갔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영남 확장을 노렸던 김혁규 지사 영입 파동이나 대연정 제안의 실패 사례 역시, 정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정치가 지지 기반을 어떻게 순식간에 와해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투명한 역사적 팩트입니다.
3. '최소 집단 패러다임'과 B형 인간들이 벌이는 장용영식 성골 정치
사정이 이러한데도, 자칭 '찐명 완장'을 찬 사익형(B형) 세력들은 유시민, 김어준, 정청래 등 민주 진영의 소중한 자산들을 '문조털래유'라는 저질스러운 언어로 조롱하며 갈라치기를 일삼고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 앙리 타지펠의 '최소 집단 패러다임(Minimal Group Paradigm)' 실험처럼, 아무런 이념적 차이도 없이 그저 '라벨' 하나 붙여놓고 아군과 우군을 내쫓는 치졸한 진영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정조 때의 '장용영(壯勇營)'이라도 된 양 성골과 진골을 구분하며 당원들의 건설적인 비판조차 '사전 검열'하려는 자들을 지도부는 방관해 왔습니다. 12.3 내란 사태 당시 체포를 각오하고 거리에 나섰던 동지들은 배척당하고, 과거 우리 대통령들을 칼날로 찔렀던 검찰 출신 구태 인물이 핵심 요직인 민정수석으로 영입되는 이 해괴한 구조를 보며 주권자들은 깊은 치욕감과 배신감을 느낍니다. 행정부(정부) 일을 할 때 능력 있는 사람 가져다 쓰는 건 행정의 영역이니 누구도 말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치관과 개념이 아예 다른 사람들을 정당과 정권의 핵심 철학 자리에 앉히는 것은 명백한 정체성 파괴입니다. "착각하지 마라 이재명!"이라는 호통이 터지는 건 당연합니다.
4. 보완수사권의 덫과 참모진의 직무 유기
검찰개혁의 핵심인 보완수사권 유보론은 권력기관의 생리를 오판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난 2022년 입법 당시 조문에 남겨둔 '등'이라는 한 글자가 시행령을 통한 검찰 수사권 전면 부활의 고리가 되었던 전례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법률에 단 0.1%의 예외적 보완수사권이라도 명문화되는 순간, 검찰은 조직과 예산을 유지할 명분을 쥐게 됩니다. 검찰 권력의 본질은 수사의 양이 아니라 '선택적 기획 수사'에 있습니다. 이를 완벽히 아는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하자 "잘못되면 국회에서 책임지는 것"이라며 공을 넘기는 형태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매우 비겁한 책임 회피입니다.
여기에 인사 난맥상까지 겹쳤습니다. 시민 위해 사태라는 초유의 난리가 났음에도 국내 상황을 지휘하는 대신 대통령의 순방 수행단에 동행한 행안부 장관 윤호중, 대통령 부재중 내각의 컨트롤타워를 방기한 채 당권 확보용 지방 순회에 몰두하는 국무총리의 행위는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이번 민정수석 인사 참사까지 더해지니 대리인이 해외에서 외교 성과를 내고 와도 국정 안정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주권자는 대리인의 행보를 아주 냉정하게 지켜볼 것입니다
민주진영의 코어 지지층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와 돈 많이 벌어주는 것에만 환호하는 배부른 돼지가 아닙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정의의 실현과 사법 기득권 카르텔의 철저한 청산입니다. 주권자를 '선거 때면 어차피 찍어줄 콘크리트'로 취급하며 원칙 없는 타협 노선을 지속한다면, 유권자들은 적극적 옹호자에서 냉소적 방관자로 돌아설 것입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방관하게 되면 지지층과 대리인은 분리됩니다. 주변에 명비어천가만 부르는 참모들만 두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내란 세력을 방치하는 국정 운영은 파멸로 귀결됩니다. 4050 주류 지지층이 정권을 향해 등을 돌리고 방관의 단계로 접어들면, 대리인은 임기 말 거대한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원칙을 잃고 방치된 사정기관의 칼날은 결국 퇴임 후 홀로 남은 전임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는 것이 헌정사의 냉혹한 법칙입니다. 대통령은 어설픈 외연 확장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봉하마을과 평산책방을 찾아 우리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당원들의 매서운 호통에 답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민주당의 역사 위에서 탄생한 것이며,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켜온 민주진영의 전직 대통령들과 민주시민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상식과 공정을 사랑하는 모든 민주국민과 함께할 것입니다."
공약은 주권자와 맺은 엄숙한 계약입니다. 변명 없는 개혁 의지의 실천과 고비를 함께 넘은 이들에 대한 의리만이 정권의 최종 성공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산산조각' 나기 전에, 이재명 대통령의 뼈아픈 각성과 결단을 촉구합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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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늘걷기
06.23 · 218.♡.142.31
- 육
육언육폐
→ 하늘걷기
06.23 · 119.♡.160.204
손가력 해체했다는 것도 신화 같아요 요즘 뉴이재명들 행패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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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va
→ 하늘걷기
06.23 · 116.♡.70.94
저는 대통령이 행정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기록] 몇달전부터 이재명 대통령님은 행정만 하시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https://damoang.net/free/5518918그런데 지금 보니 본문과 같이 정치를 엉뚱한 방향으로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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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hyulining
06.23 · 122.♡.141.85
뿌리가 마르면 잎사귀는 한순간에 바스러지는 법이지요.
폭풍우 속에서도 낙락장송이 꿋꿋하게 서 있는 까닭은 줄기가 굵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묵묵히 흙을 움켜쥔 뿌리 덕분입니다.
눈앞에 핀 화려한 꽃(지지율, 코스피 수치)이 온전히 제 능력으로 피워낸 줄 착각하고,
스스로 뿌리를 베어내면서도 지지자들이 영원할 거라 믿는 권력의 오만함이 참 씁쓸하네요.
더군다나 지지자들에게 도둑 막으라 위임받은 권력으로
도둑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인사조치를 포용이라 행하고 있으니
누가봐도 제 발등 찍을 독배(특히 보완수사권)를 마신다 생각할수 밖에 없겠지요.
혹시 잼프 마음에 번뇌와 먼지가 가득한가?..
그래서 적과 아군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달을 보라는 민심의 손가락 끝을 보지않고.. 허상(중도 보수 확장)만 쫓는 걸 보면서
참으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드는 요즘입니다.
국민이 마음을 닫고 방관자가 되는 순간, 오만한 권력의 끝은 늘 시린 고립뿐이기에..
때문에 실리모님 처럼 깨어있는 시민들께서 매서운 쓴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위기의 '잼프'를 구하는 진정한 의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 의미로 귀한 글에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공감과 연대의 지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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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rossthemilkyway
06.23 · 106.♡.138.105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당신을 뽑은 이유를 잊지말라고 했다죠. 큰 변화를 위한 개헌도 좋지만 국민이 당신을 뽑지않은 이유가 아니라, 뽑은 이유를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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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indControl
06.23 · 61.♡.80.55
98퍼센트 동의합니다. 남은 2퍼센트는 "이제라도 봉하마을과 평산책방을 찾아 우리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당원들의 매서운 호통에 답해야 합니다."라는 구절에 있네요. 저의 뇌피셜로는 대통령은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넌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인사 참사는 어제 오늘에 갑작스레 벌어진 것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소위 보수 인사 영입 시도가 있은 후에 표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이제는 되돌리기에 너무 멀리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 대통령을 향해 촛불을 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각오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저는 대통령이 정치 불신에 빠진 건 아닌가 깊이 우려됩니다.
뛰어난 행정가인 그가 국정 운영을 행정의 힘으로 돌파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손가혁을 자기 손으로 해체한 것처럼 각성과 읍참마속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성남시부터 함께 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 지도 걱정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