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 나 써보는 이사(지역 이동) 뻘글 입니다
이루얀

Lv.1 이루얀 (118.♡.73.33)

2026년 7월 1일 AM 11:20

조회 250 공감 0

때는 05년도 고1 때였습니다.

원래 아부지는 광주 지방 공무원이신데, 어쩌다보니 행안부로 파견을 가게 되셨습니다.

해서 초반에는 아부지 홀로 서울 친척 집에 가셔서 주말마다 돌아오곤 하셨는데,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대학 문제도 있고, 이참에 터를 옮겨보자! 가 되었습니다.

말로는 광주 -> 서울 이사, 이렇게 쉽게 쓰이는데...장난 아니더라고요;

일단 하루 전 날에 살던 아파트에서 대형 트럭 두 대분으로 짐을 다 빼서 먼저 보냈습니다.

텅 빈 30평 아파트에 가족과 고양이 셋이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피난민마냥 잠을 청했는데, 작은 소리도 동굴처럼 울려 퍼지더군요ㅋㅋㅋ 가구가 있어서 소리가 울리지 않았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다음날, 은색 레간자에 고양이셋과 사람셋이 타서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갑니다...나중에 들었는데, 사람은 둘째 치고, 고양이를 것도 셋이나 어떻게 데리고 가는 것이 가능한가, 에 대해 어머니가 엄청나게 고뇌를 하셨더라구요ㄷㄷ 이거 진짜 쉽지 않았습니다.

고속버스 기준 3시간 40분이면 광주-서울이 가능한데, 저희는 일단 전 날 이삿짐 빼고 정리하느라 힘을 쓴 것도 있고, 고영 한 마리가 도중에 상자 안에서 쉬야를 질펀하게 지리는 바람에 휴게소에 들러 30분간 수건으로 열심히 냥빨을 했습니다.

그러고 어머니는 너무 피곤해서 안되겠다며 1시간을 주무셨습니다.

그렇게 웅장한 타워팰리스를 처음 보게 된 건, 광주를 떠난지 약 6시간만이었어요. 그 때 진짜 심경이 매우 복잡했습니다.

서울, 그것도 큰 맘먹고 대치동으로 집을 구했는데, 광주 아파트를 팔아도 대치동 빌라 반지하 전세가 한계라더군요.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반지하에 들어갔습니다.

전 날 보냈던 이삿짐 대형 트럭에서 짐을 정리하는 사이, 저는 주변을 한바퀴 걸어봤습니다.

인도가 광주와 비교하면 2~3배 더라고요. 휘문고 사거리로 나가보니 어마어마하게 넓은 차로와, 포르쉐 대리점이 보였습니다. 이 대리점은 지금도 계속 있더군요ㅋㅋㅋㅋㅋㅋ

암튼 지역간 이사는 진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ㄷㄷ 저야 그땐 뭣모르는 학생이었으니 쭐래쭐래 따라다녔지, 터를 옮기는 결단을 내리고 실행하셨던 부모님은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 받으셨겠더라고요.

...그리고 광주에만 있어서 몰랐던 여러 자질구레한 편견들에 방어적이 되긴 했습니다ㅠ지금은 좀 나아졌네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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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존스노우

    존스노우 Lv.1

    07.01 · 115.♡.80.37

    1인 1고양이 부럽습니다~

  • 이루얀

    이루얀 Lv.1 → 존스노우 작성자

    07.01 · 118.♡.73.33

    고양이란 생명체는 참 신기해요ㅋㅋㅋ한 마리가 들어오면 갑자기 어디선가 증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

    가족들이 막 어디선가 주워왔어요ㅋㅋ

  • 투쁠이아빠

    투쁠이아빠 Lv.1

    07.01 · 211.♡.82.36

    대구에서 천안아산이나 평택 가려고 알아보는데, 글을 읽으니…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 이루얀

    이루얀 Lv.1 → 투쁠이아빠 작성자

    07.01 · 118.♡.73.33

    사실 이사 자체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거긴 한데.. 가족단위로 지역 이동을 하는 건 차원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ㅠ 이삿짐 트럭을 1박 2일 시키는 것도 처음 봤어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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