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Ade (211.♡.164.164)
2026년 7월 1일 PM 05:18

1년 전까지 프리렌서로 전전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정규직이 되어 12개월째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주로 하는 일은 기술 개요 및 정책 보고서 작성, R&D 의향서 작성 등을 합니다.
(네, 연구 수요가 있으면 모든지 해야됩니다. ㅠ_ㅠ)
그래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회사를 다니니, 프리렌서 시절에는 느끼지 못한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협업 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이 극적으로 튀어나왔던 것은... 아마도 5월달 즈음의 회사 창립 기념일 행사였어요.
100명이 좀 안되는 직원 전원이 행사장에 모여서 창립 기념일을 축하하는데,
앉은 자리만 봐도 어떤 포지션에 있는 분들인지 확연히 분별이 되더군요.
먼저, 진행요원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분들은 5분 대기조입니다.
회사와 관련한 어떤 행사나 사건 사고에도 항상 보이는 분들이고, 빠른 대응과 신속한 처리를 목표로 활동하십니다.
다음으로 1번 자리는 회사 내의 사무 및 행정 및 예산집행 관리를 담당하는 분들로,
이분들이 없으면 회사가 그냥 멈출것 같습니다.
항상 서류더미에 파뭍혀 있는것이 특징이지요.
2번 자리는 회사 내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잡고 있는 수뇌부가 착석하고 있어요.
행사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시면서도, 누가 행사장에서 몰래 빠져나가는지,
누가 휴대폰으로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지 매의 눈으로 꼼꼼하게 감시를 하고 계십니다.
3번 자리는 중간간부급인 부장님이나 과장님이 잔뜩 앉아계세요.
행사하는 내내 휴대폰이 울려대서 전화 응대를 하느라 제대로 앉아있기도 어려워 하십니다.
그분들은 향후 행동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2번 자리로 가시거나, 4번 자리로 가실 거예요.
4번 자리는 직급에 비해 일을 별로 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잔뜩 모여있어요.
회사 내에서 자유로운 영혼 같은 포지션으로, 할당받는 일을 최대한 줄여버리는 특수능력을 가지고 계세요.
만약에 자신에게 일이 많이 들어온다면 회사 내에서 시위 농성을 할 배포 충분한 분들이예요.
그래도 특수한 사건이 생길 때에는 우선적으로 배치되어서 수습을 기깔나게 잘 해내십니다.
5번 자리는 외향적이고 과시욕구가 많은 분들이 앉아계세요.
거의 대부분 영업본부에 위치해있으신 분들이신데요.
이분들이 영업을 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분들의 일이 세곱절, 네곱절로 늘어날 것 같아요. (ㄷㄷㄷㄷ)
6번 자리는 대략 입사 5년차 이내의 분들이 잔뜩 앉아계세요.
회사 내에서 의견 표명을 거의 하지 않으시고, 일을 아주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세요.
6번 자리에 앉으신 분들만 모아도 행정을 제외한 회사 업무의 반절 이상을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7번 자리는 입사 2년차 이내의 분들과 회사 내에서 비주류인 분들이 잔뜩 모여계세요.
회장님 사장님 실장님 본부장님 인사말씀이 한참일 때에도 여러가지 업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회사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십니다. ㅠ_ㅠ)
8번 자리에는 정말 자기 일만 하는 분들이 한가득 앉아계세요.
딱, 자기 월급만큼 일하고 절대 잔업은 없고 워라벨을 최고로 중시하는 분들이 앉아계세요.
9번, 10번 자리도 영업본부에서 많이 앉으셨는데, 5번 자리하고는 좀 달라요.
회사 일과시간 중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분들이 모여 있는데요.
몇몇 분은 제가 입사해서 부서마다 돌면서 인사드릴 때에도 못봤던 분들이예요.
그룹웨어 메신저에 이름만 겨우 봤던 분들이라 얼굴을 봐도 누구신지 정말 모르겠어요.
11번 자리에는 행정 및 업무지원을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네요.
이분들은 회사 내에서 무색 무미 무취한 분들이시고, 대체적으로 무해하세요.
저같은 초식계열 늅이가 숨어있기에 딱 좋지만...
제가 11번 자리에 앉아있으면 2번 자리에 앉아있는 본부장님이 나중에 한 소리 하실 것 같아요. (;;;)
회사에는 참으로 다종다양한 색깔을 가지신 분들이 모여 계신 것 같고요.
회사에 왜 인사부서가 있어야 되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아요.
인원마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 업무능력, 장점, 단점, 특수능력이 달라서
이런 것을 이해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서에 배치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되니깐요. (;;;)
이렇게 멀리서 보면 나름 재미있는 풍경인데, 이 안에서 회사생활을 이어가려니... 힘이 많이 듭니다.
하루에 두 번씩 '다시 프리나 할까' 라는 생각이 용솟음쳐 오르는 것을 억지로 틀어막습니다. oTL...
다른 앙님들은 어떤 회사 풍경속에서 생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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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오
오징어쥬스
07.01 · 115.♡.12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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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Ade
→ 오징어쥬스 작성자
07.01 · 211.♡.144.57
대신에 영업하셔서 큰 건 성사시키셔야 됩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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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WL⠀
07.01 · 61.♡.133.154
우와… 정말 대단한 글입니다. 흥미진진해요!!!
직장에서의 제 위치는 8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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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Ade
→ PWL⠀ 작성자
07.01 · 211.♡.144.57
최고로 부러운 자리입니다! 저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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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WL⠀
→ AppleAde
07.01 · 61.♡.133.154
자발적으로 한직으로 밀려나면 됩니닷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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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Ade
→ PWL⠀ 작성자
07.01 · 211.♡.144.57
하지만 한 끗만 더 선 넘어 버린다면... >..<)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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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뇌공앙
07.01 · 118.♡.66.97
말로만 일하는 사람이 없나 봐요 ㅎ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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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Ade
→ 뇌공앙 작성자
07.01 · 211.♡.144.57
그런 분들은 이미 2번에 착석하신 본부장 3인방이 때려잡으셨습니다. (ㅎ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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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panui
07.01 · 106.♡.207.149
글을 읽어보니 인사팀에 가시면 에이스 되실거 같습니다?!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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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Ade
→ rapanui 작성자
07.01 · 211.♡.144.57
오히려 저는 사람 보는 눈이 단추구멍 수준이라, 인사팀에 가면 큰일 납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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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번에서 문 쪽으로, 7시 자리가 가낭 좋아보이네요...
여차하면 몰래 나갈 수 있으면서 호명될 여지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