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미] 260701 임기첫날, 아직 모든 것이 낯설지만-
LALA

Lv.1 LALA (114.♡.17.88)

2026년 7월 1일 PM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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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제10대 성남시의회 임기가 시작되는 아침.

늘 그렇듯 엄마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부엌으로 가 스프를 끓이며, 냉장고에서 꺼낸 모닝빵을 오븐에 넣었습니다. 여름에는 실온에 빵을 두면 금방 상해서 꼭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사과를 깎아 그릇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남편은 요즘 매일 야근하느라 지쳐있어서 조금 더 자게 두고 싶어 조용히 안방 문을 닫고, 아이들을 먼저 깨워 아침을 먹입니다.

아이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저는 서둘러 씻고, 다시 아이들 머리를 다듬어 줍니다. 여름이라 머리를 위로 올려 묶지 않으면 목 뒤에 땀띠가 납니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빗질을 하고, 흘러내리지 않게 단단히 해주며 아이들이 골라둔 머리핀으로 곱게 마무리를 해줍니다.

첫째는 이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 손이 조금 덜 갑니다만,

둘째는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여섯 살 어린이입니다.

오늘 입을 옷을 꺼내주고, 어린이집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아이 컨디션과 하원 시간을 적고, 수저와 물도 챙겨 넣었습니다.

(이제 젓가락질을 시작하는 아이라 교정용 젓가락은 별도로 들고 다녀야 합니다. 가끔 까먹고 챙겨주지 않으면 하루종일 잔소리를 합니다.

😅

)

시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첫날에도 저는 여전히 엄마입니다.

한 집의 아침을 여는 사람이고, 아이들 머리를 묶어주는 사람이고, 어린이집 수첩에 아이의 컨디션을 적는 사람입니다.

첫째를 학교에 보내고 난 후, 남편과 둘째와 함께 차에 올랐습니다. 둘째는 직장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 남편 직장으로 먼저 향합니다. 둘을 내려주고 난 후 드디어 시의회로 향합니다.

시의회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슬슬 마음이 이상해집니다.

5층 임시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 당분간이지만 제가 머물 공간을 천천히 살펴봅니다. 창밖 풍경을 보기도 하고, 냉장고도 열어보고, 온갖 서랍도 열었다 닫으며 괜히 만져봅니다. 그러다 아직도 등에 백팩을 맨 상태로 서 있다는걸 깨닫고 머쓱해지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제 자리에 앉아 텅 빈 사무실을 가만히 둘러보았습니다.

아직 제 손때가 묻지 않은 책상.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자리.

이제부터 매일 드나들게 될 공간.

집에서 챙겨온 USB 충전 허브를 꺼내 꽂고, 노트북을 놓고, 작은 물건들을 하나씩 자리에 두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아, 이제 여기서 일하는구나.

잠시 후 문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습니다.

주무관님이 두툼한 서류뭉치를 가져다주셨습니다.

받아든 서류의 무게가 꽤 묵직했습니다. 한 장씩 넘기며 체크해야 할 것들을 확인하고, 해야 할 일에는 형광펜을 그었습니다. 공부 못하는 사람이 필기는 제일 열심히 한다고.. 저는 필기를 잘하는 편입니다.

🤣

놓치면 안 될 일정은 구글캘린더에 하나씩 입력했습니다.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응대를 하고, 이제 마무리 중인 선관위 회계보고 업무도 처리하다 보니 그렇게 오전이 지나갔습니다.

오후에는 성남시청 산성누리실에서 열린 7월 성남시 주민자치협의회 정례회의에 인사드리러 참석했습니다.

먼저 지역구 주민자치위원님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선거기간에 뵙고 인사 드렸던 분들을 임기가 시작된 뒤 다시 만나 뵈니 새로웠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시며 저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시는데, 제가 더 고개를 숙이며 “제가 더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말씀드렸습니다. 감사님과 회장님, 다른 자치위원님들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모두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인사를 마친 뒤에는 함께 참석한 다른 의원님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 하루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모두에게 첫날은 조금씩 낯설고, 조금씩 설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남은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색합니다.

자리에 앉는 것도 어색하고, 전화를 받는 것도 어색하고, 누군가 저를 “의원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낯섭니다.

자켓 왼쪽에 단 의원 배지가 계속 신경 쓰입니다.

목에 건 의원증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제 이름에 붙는 ‘의원님’이라는 말도 어색합니다.

괜히 선 정리를 해보겠다고 테이블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꼬인 전선을 하나씩 빼내고, 빳빳하게 당기고, 보기 좋게 정리했습니다. 다 하고 나니 허리가 아파 '바닥 깨끗한데 그냥 앉지 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정돈된 선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회사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자리 이동이 있을 때마다, 이직을 할 때마다, 저는 늘 먼저 선 정리를 했습니다. 케이블 타이를 여러 개 주머니에 꽂고, 이리저리 꼬인 선을 풀고, 모니터와 노트북과 충전기를 제자리에 맞춰둡니다.

그때의 이세미와 지금의 이세미는 같은 이세미입니다.

어지러운 게 있으면 정리합니다.

보기 불편한 건 고칩니다.

엉켜 있는 건 풀어봅니다.

저는 눈앞에 놓인 작은 불편부터 바로잡아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의정활동도 그렇게 시작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큰 말을 앞세우기보다, 엉켜 있는 것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풀 수 있는 것부터 풀어가는 일. 보이지 않는 선 하나까지 정리하듯,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도 그렇게 살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하루, 제가 가장 많이 한 일은 결국 '정리'였습니다.

아이들의 아침을 정리하고, 등원 가방을 정리하고, 책상 위를 정리하고, 일정을 정리하고, 서류를 정리하고, 전선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제 마음도 조금씩 정리했습니다.

오늘부터 이 자리가 제 일터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낯설지만, 이제 여기서 하나씩 풀어가 보겠습니다!

의원실.jpg

댓글 (28)

  • 솔고래

    솔고래 Lv.1

    07.01 · 175.♡.0.55

    LALA 의원님 / 이세미님 파이팅임다!!

  • 순후추

    순후추 Lv.1

    07.01 · 223.♡.74.159

    처음 마음 그대로만 하시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페퍼로니피자

    페퍼로니피자 Lv.1

    07.01 · 218.♡.87.149

    이세미 의원님! 돌아오십.. 아니구나

  • ThinkMoon_Official

    ThinkMoon_Official Lv.1

    07.01 · 112.♡.110.66

    시의원 업무는 몸에 맞으십니까?

  • vulcan

    vulcan Lv.1

    07.01 · 125.♡.141.208

    축하드립니다 의원님

    몇달 지나면 어색함이 없어지겠죠 누구에게나 처음 이란 것은 다 그렇지 않을까요?

    화이팅 하십쇼~{emo:damoang-emo-003.gif}

  • 다마스커

    다마스커 Lv.1

    07.01 · 121.♡.153.37

    의원님 이시군요 ㄷㄷㄷ

    제가 사는 시는 아니지만 시정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 알로록달로록

    알로록달로록 Lv.1

    07.01 · 112.♡.98.150

    첫 출근날의 마음가짐 4년뒤까지 유지해주세요

  • 씩씩한초록

    씩씩한초록 Lv.1

    07.01 · 117.♡.20.56

    응원드립니다!

  • 언더라인

    언더라인 Lv.1

    07.01 · 210.♡.127.78

    의원님~ 너무 조급하지 말고

    한걸음씩 해주시면 좋은 나무가 될것 같습니다!

  • C

    concept Lv.1

    07.01 · 223.♡.80.125

    의원님 최선을 다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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