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강아지 쿠키가 강아지별로 여행 떠났어요
LaMesa

Lv.1 LaMesa (119.♡.117.250)

2026년 7월 15일 AM 02:55

조회 596 공감 0

​1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의 곁을 지켜준 말티즈 ‘쿠키’가 어제 자정 무렵,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지난 1년 가까이 치매로 많이 힘들어했고, 간 기능도 많이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매달 찾던 병원에서도 지난 2월, 이제는 치료보다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외출도 삼간 채 집에서 쿠키를 돌보아 왔는데 지난 주말부터는 곡기를 끊고 주사기로 겨우 물만 넘기는 모습을 보며, '이제 정말 떠날 준비를 하는구나' 싶었는데, 결국 어젯밤 11시 31분 쿠키는 강아지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2009년, 살던 동네의 펫숍 겸 동물병원에서 쿠키를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생후 6개월이 지난 왕자님이었지요. 사실 옆에 있던 한 달 된 공주 말티즈를 데려오려던 참이었는데, "6개월이 넘은 아이는 분양이 안 되면 안락사 수순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철렁해 쿠키를 가족으로 맞이했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 쿠키는 앉을 때면 늘 제 무릎을 찾았고, 식구들의 다리나 엉덩이에 꼭 몸을 밀착하곤 했습니다. 하얗고 예쁜 몸으로 콩, 콩 소리를 내며 달리던 모습은 제 눈에 아니 우리 식구 눈에는 아기 사슴 같았습니다.

​대소변을 참 잘 가리고, 자기가 본 소변조차 밟지 않을 만큼 깔끔했던 아이였는데, 올 초 치매가 찾아오며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내는 매일 목욕을 시키고 배변 패드를 치우느라 온종일 고단했고, 밤새 짖는 쿠키 때문에 온 가족이 몇 달간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쿠키가 떠난 오늘 밤은, 슬픔과 아린 마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네요.

​펫숍에서 데려와 쿠키의 부모가 누구인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을 거라 짐작하며, 한편으로는 유기견을 입양하지 않았다는 마음의 부채감이 사회적 책임감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부채감과는 별개로, 쿠키는 우리에게 더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가족이었습니다.

​사랑하고 예뻐해서 그랬겠죠. 아내 덕분에 쿠키키는 병원에서도 기대수명보다 훨씬 오래 버텨준 아이였습니다. 조금만 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딱 1년만 더 우리 곁에 머물러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내와 딸은 계속 슬피울고 저 역시 눈가가 젖어있네요.

​"쿠키야, 사랑해. 이제 아픔과 힘듬이 없는 그곳에서는 예전처럼 하얗고 고운 털 휘날리며 마음껏 뛰어놀아. 좋아하는 것도 먹고 말이야. 우리 식구가 너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너도 다 알고 있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고, 우리에게 와주어서 정말 고마웠어.

누나가 너 여행 가기 몇 시간 전에 우리 식구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었으니, 꼭 기억하고 있다가 그때 다시 만나자. 안녕, 우리식구가 사랑하는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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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에스테반1 Lv.1

    03:37 · 58.♡.81.200

    저희도 3년전에 보호소에서 말티푸 이쁜 공주님 뚜이를 입양해서 좋은일 힘든일 이런저런 일상들을 함께 하고있는데 글만 봐도 라 메사님의 슬프고 그리운 감정이 느껴지네요. 강아지별로 먼저떠난 "쿠키"가 종종 꿈속에 놀러와서 라 메사님에게 누나 나 씩씩하게 잘있어요 라고 해줄거에요. 힘내세요~~

  • LaMesa

    LaMesa Lv.1 → 에스테반1 작성자

    07:43 · 1.♡.189.250

    따스한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는 슬퍼하려고요... 쿠키가 가끔 놀러와 줬으면 좋겠어요. 오늘 보내러 가야하는데 그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에스테반1님 예쁜 공주 아이 입양하고 선한일 하시는데 식구분들도 뚜이도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많기를 바라겠습니다.

  • 노래쟁이s

    노래쟁이s Lv.1

    04:48 · 14.♡.124.131

    쿠키가 가족분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었네요. 쿠키도 많이 고마워했을 것 같습니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 LaMesa

    LaMesa Lv.1 → 노래쟁이s 작성자

    07:45 · 1.♡.189.250

    출근하며 오는 내내 그리워서 눈물이 가시지를 않더라구요. 쿠기를 저희에게 소중한 보물이라 말씀해 주셔서 너무가 감사하고 위로 말씀도 깊이 깊이 감사합니다.

  • 오늘맑음

    오늘맑음 Lv.1

    05:25 · 151.♡.192.146

    십여년 간 함께한 반려견을 두 번 보냈던 입장에서... 그 마음이 어떠실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떠나는 날까지 곁을 지켜준 가족들이 있었으니, 쿠키도 분명 행복했을 거에요. 힘내세요.

  • LaMesa

    LaMesa Lv.1 → 오늘맑음 작성자

    07:48 · 1.♡.189.250

    오늘맑음님께서 가슴 아픈 경험이 있으셨군요. 이해해 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까지는 슬퍼할 것 같아요. 그리고 가슴에 새겨 두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 까마긔

    까마긔 Lv.1

    05:52 · 58.♡.103.80

    말씀만 들어도 정말 착해서 "보고 싶지만 늦게 와 주인님" 이라고 할 것 같네요ㅠㅠ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길...

  • LaMesa

    LaMesa Lv.1 → 까마긔 작성자

    07:50 · 1.♡.189.250

    까마긔님. 적어주신 글 읽는데 주체할 수 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감사드립니다. 쿠기야 이제 아프지마.

  • 감정노동자

    감정노동자 Lv.1

    06:50 · 110.♡.125.131

    떠나 보내는 입장에서는 늘 미안하고 조금 더 잘해줄걸 생각하지만 분명히 쿠키는 행복하게 지내다 갔을겁니다. 사랑받고 행복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했을겁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때까지 쿠키와 함께 나눈 좋은 시간을 떠올려주세요....

  • C

    concept Lv.1

    06:55 · 223.♡.80.152

    저렇게 예쁜데..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위로의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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