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있음) 공은 자기가, 실패는 부하에게 넘기는 리더는 어떻게 되는가?
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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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5일 PM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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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나 지도자 중에는 자신은 위에서 고고하게 군림하면서 지시와 명령, 칭찬과 질책만 하고, 실제 일은 부하들이 하는 유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이 잘되면 자신의 지도력과 결단 덕분이라고 하고, 실패하면 담당자나 실무자, 장관이나 부하의 무능 탓으로 돌립니다.

이런 유형의 지도자는 역사적으로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 중 어느 쪽이 더 많았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기적으로는 성공하거나 최소한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패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물론 큰 조직의 지도자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는 없습니다. 국왕이나 대통령, 총리, 최고경영자가 일일이 현장 실무까지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유능한 부하와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은 큰 방향을 정하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뛰어난 지도자는 자신보다 능력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사람일 것입니다.

문제는 위임이 아니라 책임의 방향입니다. 일을 부하에게 맡기더라도 최종 책임은 지도자가 져야 합니다. 성공했을 때 공을 부하들과 나누고, 실패했을 때 자신이 판단과 인사의 책임을 지는 지도자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반대로 공은 위로 올라가고 책임은 아래로 내려가는 조직은 처음에는 멀쩡히 굴러가는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병들게 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잘해도 공은 지도자가 가져가고, 실패하면 자신만 처벌받는다는 것을 부하들이 알게 되면 누가 적극적으로 일하려 하겠습니까. 유능한 사람일수록 위험한 판단을 피하고, 시키는 일만 하거나 아예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남는 사람들은 능력 있는 사람보다 책임을 피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보고하는 문화도 사라집니다. 나쁜 소식을 보고했다가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으니 문제를 감추고, 숫자를 부풀리고, 일이 잘되고 있다는 보고만 올리게 됩니다. 그러면 지도자는 자신이 뛰어난 통치를 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문제가 계속 쌓입니다. 지도자가 현실을 모르게 되는 것입니다.

명나라 만력제처럼 실무를 신하들에게 맡기고 정무에서 물러난 군주도 초반에는 국가가 관료제의 관성으로 어느 정도 굴러갔습니다. 유능한 대신과 이미 만들어진 행정 체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사와 의사결정이 막히고, 관료들은 책임을 회피했으며, 국가 운영 전체가 경직되었습니다.

스탈린이나 마오쩌둥 같은 지도자는 단순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정책에 깊이 개입했습니다. 그러나 성공은 최고지도자의 현명한 지도 덕분으로 선전되고, 실패는 부하나 지방 간부, 기술자와 관료의 잘못으로 처리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체제에서는 지도자의 잘못을 지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실패가 더 큰 규모로 반복되기 쉽습니다.

니콜라이 2세나 루이 16세 같은 군주도 모든 실패를 부하에게 떠넘긴 인물이라고 단순화할 수는 없겠지만, 최종 책임자로서 결단력과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장관을 바꾸고 담당자를 처벌한다고 해서 국가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체제의 실패는 최고지도자에게 돌아왔습니다.

반대로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지도자들은 자신이 모든 일을 잘해서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유능한 신하와 장수, 관료를 활용하고, 그들의 말을 들으며, 공을 나누고, 최종 결정의 책임을 졌기 때문에 성공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 태종 이세민이나 엘리자베스 1세 같은 인물도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인재를 활용한 지도자였습니다.

따라서 “일은 부하가 하고 지도자는 큰 방향만 정한다”는 구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은 자신의 공으로 만들고 실패는 아래 사람에게 떠넘기는 순간, 그 조직은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내부에서는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부하들이 죽어라 일해서 성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지도자의 카리스마와 권위가 강하면 대중의 지지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유능한 사람은 사라지고, 거짓 보고가 늘어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숨기는 문화가 자리 잡습니다. 마지막에는 지도자 자신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이런 유형의 리더는 당대에는 성공한 지도자로 포장될 수 있어도, 장기적인 역사적 평가는 좋기 어렵습니다. 나라나 조직이 무너졌을 때는 부하 몇 명을 탓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사람들은 그런 부하를 임명하고, 그런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책임을 회피한 지도자 자체를 평가하게 됩니다.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실패는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이상적인 리더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합니다. 모든 일을 직접 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만들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3줄 요약

  1. 일을 부하에게 맡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큰 조직에서는 정상적인 리더십이다.

  2. 그러나 성공은 자신의 공으로, 실패는 부하의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는 인재 이탈과 거짓 보고, 책임 회피를 낳아 조직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킨다.

  3.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지도자들은 공은 부하와 나누고, 실패의 최종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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