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에 대한 두번째 망상.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
Freedaemon

Lv.1 Freedaemon (116.♡.20.254)

2026년 7월 16일 PM 02:40

조회 694 공감 0

원래는 글이 좀 더 길었는데, 다 쓸데없는 말이라 지우고 짧게 씁니다.

한 달 전, 아래 링크와 같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공감 0개짜리 글이었죠. https://damoang.net/free/6486347

사실 그 글에는 숨겨둔, 아니 돌려서 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김민석이 혹시 이재명 대통령을 박정희로 만들려는 건 아닌가?" 하는 대목입니다. 원래 쓰려던 건 "이재명 대통령은 박정희를 꿈꾸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김민석이 "박정희, 스마트한 독재"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며칠 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마음이 복잡한 건 아닙니다.)

어제 유시민 작가님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말씀하셨습니다. 네, 군주론은 무슨 '군주가 가져야 할 덕목' 같은 책이 아니죠. 저는 지난달 박정희를 생각하면서 계속 떠올린 인물이 이방원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방식은 박정희와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방원과도 닮았고, 어떤 면에서는 이승만과도 닮았습니다. 아주 후하게 평가하면 김대중 대통령과 닮은 부분도 아주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닮지 않았습니다. (저는 '전투형 노무현'이라는 평가에 단 0.1%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예전부터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 성품과는 정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이 모든 걸 묶어 보면 마키아벨리 군주론 속의 인물이 됩니다.

가장 닮은 인물은 역시 박정희입니다. "임자 생각은 어때?" 마치 염화시중의 미소처럼, 말이 아니라 '내 맘 알지? 네가 알아서 하면 돼. 누구 뜻대로? 내 뜻대로…' 충견들을 부릴 때 박정희가 즐겨 쓰던 방식입니다.

이 생각을 처음 한 건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가 나온 뒤부터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상한 모습들은 취임 3~4개월 후, 그러니까 내각 구성이 어느 정도 끝나고 인사권 행사가 본격화된 뒤부터 나타나긴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다들 '그래, 확장을 위한 거겠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합당 문제는, 그동안의 시그널에 더해서 저에게는 정말 이상해 보였습니다. 이른바 친명계(지금은 친석계)로 불리는 의원들과 여론 조직(언론, 그리고 이동형 같은 부류의 유튜버들)이 일제히 정청래를 몰아세우기 시작합니다. 중간에 '대통령의 뜻'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는데도 계속 깝니다.

여기서 모순이 생깁니다. 대통령의 뜻이 합당이라는데, 이언주·이동형·강득구·오창석 등등이 정청래를 거의 폭격 수준으로 깐다? 그게 가능한가? 그 와중에 강득구는 실수까지 하죠.

합당이 무산된 뒤 이 상황을 혼자 복기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합당 실패를 원한 건 대통령 본인이 아니었을까? 그럼 '대통령의 뜻은 합당'이라는 건 뭐지? 페인트죠.

대통령은 명분을 얻고, 합당은 무산시키고, 정청래의 영향력은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중 정청래 부분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김민석 당대표 전략을 위해서요.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를 '바르게 다스림'이 아니라 '정치질'로 합니다. 우리가 이동형을 비판할 때 하는 말 중 하나가 "정치공학에 너무 몰두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민석도 그래요. 예전부터요. 그럼 대통령은 어떨까요? 대통령도 그렇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실용주의자라는 말에 아주 공감합니다. 문제는 거기에 정의가 있는가, 입니다. 정의 없는 실용이 과연 옳은가? 이건 너무 쉬운 답이죠.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늦지 않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선 경선 패배를 잊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사과는 했지만, 그때의 굴욕감은 계속 품고 있었을 거예요. 물론 그 심정이 '문조털래유'로 나타난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의 전체 그림 중 일부일 뿐이죠. 하지만 그걸로 당시의 굴욕감은 어느 정도 떨쳐낼 수 있었을 겁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실낱같은 희망 이야기를 하고 끝내겠습니다.

대통령은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 맞지만, 생각보다 무릎은 잘 꿇습니다. 그래서 다들 아시겠지만, 이번 당대표 선거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정청래 연임이 확정되면 당 내부는 난리가 나겠지만, 청와대는 꿇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연임에 성공하면 정청래 당대표는 당대표의 권한을 극한까지 사용해서 친석계를 숙청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야 전략공천도 단수공천도 배제하고 총선을 치르는 게 좋겠지만, 친석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라면 주어진 권한 안에서 모든 것을 행사해 없애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정의'라는 심장은 민주당이 장착하고, 대통령은 '실용'이라는 손발로만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정청래가 강한 당대표가 되는 것. 그것만이 희망입니다. 마,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댓글 (25)

  • 힘센페달

    힘센페달 Lv.1

    14:42 · 1.♡.110.154

    전투형 노무현이었으면 유작가님 말마따나 당당하게 대국민 담화형식으로 보안수사권 일부존치의 필요성과 범위를 강변하고 국회와 국민의 동의를 구했을 겁니다. 국회에 맡긴다고 해놓고 뒤에서 지령 내려보내는건 대체...

  • Freedaemon

    Freedaemon Lv.1 → 힘센페달 작성자

    14:55 · 223.♡.180.207

    그게 박정희의 방식이자 이승만의 방식이죠.

  • 섬지기

    섬지기 Lv.1

    14:45 · 112.♡.79.56

    강득구 글에서 드러난 '대통령 뜻이 합당이었다'는 부분이 흐름에서 튀긴 하네요. 하긴 복잡다단한 사안이 두부 자르듯 구분이 되는 건 아니겠죠.

  • Freedaemon

    Freedaemon Lv.1 → 섬지기 작성자

    15:14 · 211.♡.60.94

    아마 정청래 대표는 알고있지 않았을까. 역시 망상을 해봅니다.

  • 뇌공앙

    뇌공앙 Lv.1

    14:56 · 118.♡.6.80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명의 서재]라는 책을 보면

    링컨, 정도전, 롤스, 마키아벨리, 조지오웰, 피케티

    를 자주 언급했다고 합니다.

  • Freedaemon

    Freedaemon Lv.1 → 뇌공앙 작성자

    15:16 · 211.♡.60.94

    유시민 작가님이 언급하지 못한 대통령의 그림의 토대겠죠.

  • 미스란디르

    미스란디르 Lv.1 → 뇌공앙

    15:26 · 182.♡.58.25

    설마 걔네들 하나로 엮을수 있다고 보는건 아니겠지요...?

  • 뇌공앙

    뇌공앙 Lv.1 → 미스란디르

    15:28 · 118.♡.6.80

    링컨은 ... 마키아벨리와 어느 정도(사실은 많이) 결이 같습니다. 마키아벨리즘이 아니고...

  • 푸르른날엔

    푸르른날엔 Lv.1

    14:56 · 222.♡.103.209

    요샌 다모앙의 뻘글에만 반응하고 관망중입니다.

    그 시절엔 맞고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틀리지만, 나중엔 옳았다.

    뭐 이런류의 반전을 꿈꾸는건 아니지만,

    이재명 당대표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서사가, 그냥 보통 정치인의 서사가 아니기에,

    그래도 믿음을 잃고 싶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검찰에게 탄압받고, 단식으로 건강을 잃어가고, 테러를 당해 목숨이 위급한 순간도,

    같은 당 의원들에게 배신당해 체포동의안 가결이 되었지만 아슬아슬하게 구속되지 않았고,

    계엄해제를 위해 달리는 차안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하던 모습도 그의 모습이었기에

    단칼에 무 자르듯이 잘라낼 수 없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비판하는 분들도, 지지철회하고 욕하시는 분들도, 옹호하는 분들도, 관망하는 분들도 모두 이해가 되는 심정입니다.

  • Freedaemon

    Freedaemon Lv.1 → 푸르른날엔 작성자

    15:17 · 211.♡.60.94

    전 지지를 거두지도 믿지도 않습니다.

    누군가 어제 트윗 글로 썼듯이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가 필요하고

    이재명은 감시가 필요하다.

    딱 이 스탠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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