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생각 (172.♡.54.199)
2026년 7월 26일 PM 02:49
괜찮아 다 잘될거야.
영화에서나 자주 듣던 말을 제 입으로 하게 될 일이 생기는군요.
몇일전 퇴근하는 길에
중학생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밤늦은 시간에 어두운 버스정류장에 혼자 서서 훌쩍이며 울고 있는데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다가가서 왜그래? 무슨일이니? 혹시 도움이 필요한거니? 물어보니 그런건 아니라고 울먹이면서 대답합니다.
요즘 괜히 나섰다가 오해를 사 어처구니없이 엮이는 사건들이 많이보여
처음엔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결국 아이 옆에 서서 무슨일인지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아이 말은 부모님에게서 나가버리란 말을듣고 짐을 싸서 나왔는데 갈곳이 없어 버스정류장에 서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지쳐 결국 다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집에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할지,부모님이 어떻게 대해줄지 무서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울먹이면서 말하는데
걱정이 되는 한편 속으론 우리딸 보는것 같아 어찌나 귀여웠던지..^^
밤이 늦어 어린여자아이 혼자 두는 것도 불안하고 버스올때까지도 한참 기다려야 할 것 같아 같이 버스 기다려주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모님과 다툰이유가
본인은 공부에 흥미도 소질도 전혀없으니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바로 나가버리란 말을 듣고 가출했던 모양입니다. (출사표 던지고 뛰쳐나온게 기껏 옆동네~^^)
세상 모든게 흥미가 없어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나름 해줄 말을 한참 고민하다
우물안이 지루해진 개구리처럼 안에서만 세상모든걸 경험해본듯 걱정하지 말고 생각의 주머니를 훨씬 넓혀서 더많은 세상을 경험해보면 전혀 달라질거다.
공부는 잠깐 늦추더라도 책이라도 우선 취미를 붙여보렴. 위인전이던 소설책이던 옛날 유명한 것부터.
보면서 머리속에서 푹빠져 생각의 주머니를 넓히면서 그 순간을 즐겨보고 재미를 붙여보는건 어떨까..
공부역시
혹시 잘하는게 있냐고 물으니 인라인은 쪼금 탈줄 안다고 하길래 “첨부터 잘탔던건 아닐꺼고 처음엔 자꾸 넘어지고 다쳐서 아프고 했겠지만 자꾸 연습하고 타다보면 익숙해져서 안넘어지고, 넘어지지 않을 자신이 생기면 더빠르게 달리고 싶은 욕심도 생기지? 공부도 똑같지 않을까” 라는 말을 해주니 네~그러며 눈이 반짝이더군요.~^^
공부라는게 막상 해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어른되서 지금 일을 생각해보면 웃음밖에 안나올거라 위로해주며 해준 말이
“넌 잘못한거 없어 너만 그런게 아니란다.
너땐 다 그래. 괜찮아 다 잘될거야.”
마지막엔
집에 가서 “엄마한테 집뛰쳐나간 거부터 사과드리고 “내일 선생님께 개인상담요청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얘기드려 보겠다”라고 말하며 때마침 도착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네요..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그렇지 머리는 영리한 아이같더군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버스를 타는 순간 혹시 몰라 학교를 물어보니..우리 큰아이랑 같은 중학교네요.^_^
..
오래전
우리 딸아이 유치원땐가 한번 우리부부가 같이 나가서 일을 보고 있을때였습니다.
유치원이 일찍끝나 집에 돌아온 아이가 이사온지 얼마 안된 빈집에 혼자 있기가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우리부부는 일이 늦어지고 아이 혼자 아무도 없는집에서 기다리다 지쳐 길가에 나가서 혼자서서 울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카니발이 서더니 어떤아저씨가 내려서 딸아이 이야기를 듣더니 우리한테 전화를 해준다음 우리가 도착할때까지 아이한테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길가에 같이 앉아 기다려 주셨더군요. (고민도 들어주고~^^)
어찌나 고마웠던지..역시나 그분도 비슷한 딸아이가 있는 분이셨더군요. 본인도 아이가 있어 길가에 서서 울고있는 아이를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고..
어쩌면 나도 그분 덕에 아빠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던건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닭살돋는 오지랖일지 몰라도 이런 아빠 바이러스는 널리 퍼뜨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집에 왔더니 우리 따님은 이러고 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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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QR 작성자
07.26 · 172.♡.122.189
사실은 어느누구나 그상황이면 본능적으로 하게 되는 일일 겁니다.
그저 우연히 제가 그자리에 있었던 것일뿐. ^^
집에 돌아간 아이가 잘해결하고 잘이겨내고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글이 너무 길어 안올릴려다가
혹시 몰라 기록으로 남겨놓으려고 올려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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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년삼촌
07.26 · 223.♡.72.63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 손해 보고.... 그런 어른이 되어도 괜찮은게 아닐까 하고요.
주변을 둘러 볼 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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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어른 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