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넘은 엄마의 취미생활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연필로쓰기 223.♡.10.117
작성일 2024.06.19 08:31
10,321 조회
541 추천
쓰기

본문

73년도에 발행된 엄마의 학생증입니다 ^^
7공주 막내로 태어나셔서 온갖 사랑속에 커오신듯 합니다 ㅎㅎ

야학 봉사를 하던 중 제 아버지를 만나셨고,
석사 시절에 결혼을 하신걸로 압니다.
그리고 박사 진학 바로 전에 저를 가지셨고,
그 당시 분위기로는 아이 키우면서 박사과정 한다는건
꿈도 못꿀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학업을 중단하셨습니다 ㅠ

그렇게 20여년을 저와 제 동생, 둘만 바라보시며 살아오셨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왔을 때 단 한번도 엄마가 집에 안계셨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녀 교육에 헌신적이었던 지라, 저와 제 동생 모두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일생일대 목표가 다 끝나서였을까요,
엄마의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무기력해보였습니다. ㅠ
이것저것 공부하다가 늦은 군입대를 6개월여 앞둔 어느 날, 저는 엄마에게 제가 갖고 있던 캐논 300D 카메라를 건네드리고, 사용법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당시에는 블로그 같은 사용자 편의를 위한 인터넷 공간이 없었기에) 나모 웹에디터를 사용하여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들어드리고, 웹호스팅 서비스에 가입하여 엄마의 취미 생활을 담아보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군입대 후 틈틈히 집에 휴가차 나오는 날이면,
엄마는 그 동안 어디서 들었는지 포토샵이며, Flash 작업툴 구해달라는 요청부터 사용법 알려달라 하셨고, 홈페이지 구성을 변경하다 안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휴가나온 제게 몇날며칠을 물어보곤 하셨습니다.

엄마는 대학교때 생물학을 전공하셨고, 대학원때는 식물계통학에 대해 공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렸던 카메라를 통해 한국 야생화를 모두 담기 시작하셨고, 만들어드렸던 홈페이지에 그 모든 기록을 남기기 시작하셨습니다.

20여년째 같은 홈페이지를 작업하고 계시며, 그 동안 카메라도 300D에서 5DMark3와 A7R2로 진화(?)하였습니다 ㅎㅎ.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전국 곳곳 안가보신데가 없고, 일흔을 넘기신 지금도 한달에 한번씩은 어딘가로 출사를 다녀오십니다.

<2년전, 출사중인 엄마 모습>


20여년전 무심코 알려드렸던 사진취미를 이렇게까지 활용하실거라 누가 알았을까요 ㅎㅎ 시간이 더 지나면 지금처럼 쉽게 돌아다니시지 못할 날이 오겠지만 ㅠ 오래오래 당신 좋아하시는 일 즐기면서 사시면 좋겠습니다 ^^


댓글 194 / 4 페이지

moonlit님의 댓글

작성자 moonlit (218.♡.98.210)
작성일 06.19 11:42
대단하신 어머님이시네요. 멋지십니다. 홈페이지가 금방 검색이 되는데.. 여기 공유해도 될까요?
http://www.mkwhome.com/
제비꽃이 58종이나 되는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제비꽃은 으레 보라색이라 생각했는데 노란색 제비꽃도 있고! 그냥 주변에 쉽게 보이는 비슷비슷한 꽃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르군요. 애정을 가지고 세심하게 살피는 눈길이 홈페이지에서 느껴집니다. 어머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폭스바겐세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폭스바겐세일 (116.♡.48.224)
작성일 06.19 11:42
와 멋지시네요

도도독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도독 (221.♡.52.178)
작성일 06.19 11:51
정말 멋지시네요 !!!

현이아빠님의 댓글

작성자 현이아빠 (1.♡.199.173)
작성일 06.19 12:02
와...감탄밖에 안나옵니다 ㅎㅎ 존경합니다...

twondaway님의 댓글

작성자 twondaway (175.♡.70.161)
작성일 06.19 12:04
역시 엄마는 꽃사진을 찍으시는 겁니다 ㅎㅎㅎㅎ

불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불곰 (86.♡.12.176)
작성일 06.19 12:14
두 분께 박수. 멋지십니다.

자야신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자야신 (203.♡.254.143)
작성일 06.19 12:26
박사과정 다 마치셨으면 아마 교수님이 되셨겠어요. 지금도 물론 존경스럽습니다. 두 분다 멋지십니다~

샘보님의 댓글

작성자 샘보 (61.♡.164.116)
작성일 06.19 12:27
어머니께서 사진구도 예쁘게 찍으시네요

mr4k님의 댓글

작성자 mr4k (14.♡.246.148)
작성일 06.19 12:32
멋지십니다.
스토리가 있으니 왠지 더 다르게도 느껴지네요.

멋져부러님의 댓글

작성자 멋져부러 (220.♡.26.70)
작성일 06.19 12:35
멋지십니다

야간분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야간분노 (211.♡.205.50)
작성일 06.19 12:37
야생화에 관심 많으신 어머니 보여드리려 스크랩 해 갑니다

시네스트로님의 댓글

작성자 시네스트로 (168.♡.6.64)
작성일 06.19 12:37
몇일전에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많은 게 후회 되지만 그중에서도 어머니께 새로운 취미거리를 알려드리지 못한게 제일 후회 되는 것 중 하나더군요.

글쓰신분 어머님께서는 오래오래 취미생활 즐기셨으면 하네요

통만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통만두 (202.♡.209.220)
작성일 06.19 12:41
어머님 아드님 다 너무 멋지네요 어머님 홈페이지에도 방문하고 싶네요

uniquelab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uniquelab (221.♡.93.219)
작성일 06.19 12:50
두 분 다 너무 멋지세요. 글을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비님의 댓글

작성자 아이비 (118.♡.14.118)
작성일 06.19 12:53
두분다 멋지고 존경스럽닙니다!!

해피해킹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해피해킹 (218.♡.231.63)
작성일 06.19 12:54

DannyPark님의 댓글

작성자 DannyPark (119.♡.154.45)
작성일 06.19 12:56
사진작가로도 생물학자로도 어디선가 모셔가야 할 것 같은 어머님이시네요.

사람만이희망이다님의 댓글

작성자 사람만이희망이다 (175.♡.133.89)
작성일 06.19 12:59
두 분 모두 멋지세요 항상 행복하시기를 ^^

vulcan님의 댓글

작성자 vulcan (125.♡.141.208)
작성일 06.19 13:03
두분 다 멋지십니다 사진도 너무 아름답네요.

gentlegeek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gentlegeek (211.♡.158.195)
작성일 06.19 13:11
연대 이공대 ㄷㄷㄷ 너무 멋지시네요!! 홈페이지 주소 알려주시면 놀러 가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한다고 꼭 전해주셔요!!
/Vollago

부는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부는바람 (211.♡.26.77)
작성일 10.20 19:55
@gentlegeek님에게 답글 http://www.mkwhome.com/

모션진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모션진이 (180.♡.191.186)
작성일 06.19 13:13

만수무강 하시고 멋진 작품 많이 담으시길 바랍니다.

롱테이크님의 댓글

작성자 롱테이크 (118.♡.147.134)
작성일 06.19 13:28
대단하시네요.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계속해서 예술?활동 하시길 응원드립니다. 저도 어머님처럼 늙고 싶습니다.

Dmítrij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mítrij (122.♡.182.38)
작성일 06.19 13:31
그림 그리시던 우라 어머님 생각이 나네요
아름다운 작품 잘 봤습니다.

nik0nek0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nik0nek0 (106.♡.197.132)
작성일 06.19 13:33
멋지시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업계관계자님의 댓글

작성자 업계관계자 (220.♡.206.139)
작성일 06.19 13:35
꽃 사진 보는데 왜이리 뭉클하고 눈가가 촉촉해질까요. ㅎㅎ

등마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등마루 (221.♡.82.36)
작성일 06.19 13:36
우와~ 정말 멋진 어머님에 멋진 자녀분이셔요~
 괜시리 비슷한 연배이신 저희 엄마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뭔가 해드려야겠어요~^^

Amoo님의 댓글

작성자 Amoo (61.♡.213.38)
작성일 06.19 13:37
우와~ 넘 멋있으세요~

민구니님의 댓글

작성자 민구니 (211.♡.212.49)
작성일 06.19 13:44
와 멋지십니다

akaezwind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akaezwind (218.♡.43.34)
작성일 06.19 13:45
와 다모앙 이주 후 첫 댓글입니다.
마음에 터칭이 있네요!!
소년은이소불이요 학난성이라...진장 멋진 어머니이시네요.!

서봉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서봉주 (175.♡.17.66)
작성일 06.19 13:52
너무나도 멋진 이야기입니다. 뭉클하네요

도복도복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복도복 (211.♡.209.38)
작성일 06.19 13:54
진심으로 존경스러우십니다.

해방두텁바위님의 댓글

작성자 해방두텁바위 (166.♡.5.43)
작성일 06.19 13:57
어머님 그저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엠피디님의 댓글

작성자 엠피디 (118.♡.2.103)
작성일 06.19 14:04
좋은 글 감사합니다

myrandy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yrandy (121.♡.73.204)
작성일 06.19 14:08
와. 어르신 정말 멋짐입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정선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정선1 (58.♡.210.195)
작성일 06.19 14:24
사물을 담는 수준이 대단하시군요^^

ecpia님의 댓글

작성자 ecpia (203.♡.213.176)
작성일 06.19 14:39
와 멋지시네요.

꾸준히 하신다는게 정말 좋습니다.

현민아버지님의 댓글

작성자 현민아버지 (125.♡.93.2)
작성일 06.19 14:44
훌륭하신 어머님! 멋진아드님!
부럽습니다

브라이언9님의 댓글

작성자 브라이언9 (223.♡.211.125)
작성일 06.19 16:33
훌륭하시네요.
그런데 홈페이지 하단의 124년은 뭐죠?
1900년부터 시작한거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고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고결 (123.♡.236.61)
작성일 06.19 16:52
다시 학생증을 보니.. 주소가 참 특이해서 그것도 인상적이네요..

`시내`  ..

대단하신 어머님을 두셨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빨간소금님의 댓글

작성자 빨간소금 (1.♡.216.250)
작성일 06.19 17:52
정말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라띠님의 댓글

작성자 라띠 (106.♡.11.151)
작성일 06.19 18:56
멋진 인생을 살고 계시네요!

엄살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엄살이 (58.♡.145.32)
작성일 06.20 05:47
훌륭하십니다

청포도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청포도1 (182.♡.244.200)
작성일 10.05 21:00
와 어머니 이십대 같으십니다b 너무 멋지시네요
쓰기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