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천생산 살방살방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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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은 장마가 끝난 듯 보입니다.
원래는 옆 동네의 수도산이라는 곳을 가볼까했는데 게으름을 베프로 여기고 사는지라 시간이 여의치 않았어요.
급 코스를 변경하여 동네산 '천생산'으로 향했습니다.
이 산은 멀리서 보면 참 독특한 모습입니다.
뾰족산이 아니라 테이블 모양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신기해 하면서 처음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코스가 있지만 저는 신장리라는 곳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이 코스는 처음에 이어지는 오르막만 살짝 오르면 쭈욱 너무나 고즈넉하고 예쁜 능선길이 이어지거든요.
소나무 사이로 난 소담스러운 길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그 시간을 저는 너무도 사랑합니다.
이 산에는 산성도 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인근의 가산산성, 금오산의 금오산성과 더불어 영남을 방어하는 중요한 산성이었다고 하네요.
현재는 산성을 따라 걷는 코스가 훼손되어 출입금지여서 아쉽게도 그 길을 걷지는 못합니다.
(구미시청 관계자분, 제발 일 좀 합시다!)
그러나 자연석을 이용한 산성의 흔적을 군데군데서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산성내에 사람이 살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판 것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바위에 생긴 구멍안에 빗물이 고이고 그 안에서 하늘과 나뭇잎을 배경삼아 무심히 목욕하는 개구리도 있네요.
그렇다고 풍경이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인 미덕암에 오르면 구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낙동강 건너 금오산도 보이지요.
단 하나 아쉬운 것은 계곡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재는 시원한 바람이 채워주니 한 여름의 산행길로 충분히 만족스럽네요.
왕복 7.5km의 길을 무려 5시간 30분 동안 놀멍쉬멍하면서 걷다 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도 시원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완만해 보이는 산들, 들판, 그리고 그 사이사이 인가들.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만큼이나 여유롭고 평온한 주말의 풍경이었습니다.
202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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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원자님의 댓글의 댓글
그분들의 그 노고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유유자적할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할 듯 합니다.
세석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