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천자문] 024 - 信使可覆 器欲難量 (신사가복 기욕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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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lnimbest 211.♡.81.216
작성일 2024.06.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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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지킬 수 있게 하고, 그릇은 크게 해야 한다.


신사가복(信使可覆) : 약속(約束)은 지킬 수 있게 하고
믿을 신(信), 하여금 사(使), 옳을 가(可), 다시 복(覆)

논어의 학이(學而)편에서 공자와 외모가 무척 닮았다고 하는 공자의 제자 유약(有若)의 신근어의 언가복(信近於義 言可復, 약속이 옳음에 가까워야 말한대로 실천할 수 있다.)에서 나온 말이다.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난무하는 세상에서도 신의와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은 존경을 받았다.

항우의 맹장인 초(楚)나라 사람인 계포(季布)는 의협심(義俠心)이 강해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로 유명하였다. 해하전투에서 항우(項羽)가 패사한 이후 유방(劉邦)은 계포를 잡기 위해 현상금을 걸었지만, 계포는 평소에 신의(信義)를 배푼 사람들의 도움으로 숨어 있었다. 노나라의 협객 주가(朱家)는 하후영을 찾아가 "계포가 유방을 곤경에 빠트린것은 신하가 자기 주군에게 충성한것 뿐이다. 이런씩이면 항우 부하들은 모두 죽여야 하다. 혹시 계포가 흉노로 도망이라도 간다면 큰일난다"라고 하니 하후영이 옳다고 생각하여 유방에게 고하자 유방은 계포를 사면(赦免)하고 부하로 등용하였다.

초나라 출신 조구생(曹丘生)은 계포를 만나 득황금백근 불여득계포일락(得黃金百斤, 不如得季布一諾, 황금 1백근을 얻는 것보다 계포가 한번 승락한것이 더 낫다)는 말이있는데 어떻게 이런 명성을 얻었는지 알고 싶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계포일낙(季布一諾)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오는데 "계포가 한 약속"이른 뜻으로 한번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뜻이다.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남자의 한마디 말은 천금같이 값지고 무거워야 한다)과 같은 뜻이다.

하후영(夏侯嬰)은 한나라 건국후 여음후(汝陰侯)에 봉해져서 여음후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람을 보는 식견이 매우 뛰어나, 계포를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회음후(淮陰侯) 한신(韓信)도 구해주었다.

한신은 항우(項羽)가 자신을 써주지 않자 항우에 의해 강제로 오지(奧地)인 촉으로 가는 유방의 편에 서서 같이 갔다. 하지만 여전히 등용되지 못하다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에 처하게 되었는데 하후영에게 '왕께서는 천하를 취하지 않으실 것입니까? 어찌 장사를 죽이려고 하십니까!'라고 소리쳤다. 하후영이 한신과 이야기 해보고는 한신의 진면목(眞面目)을 알아보고 유방에게 한신을 추천(推薦)해서 사형에 처하지 않게 해주었는데 이때 소하(蕭何) 역시 한신이 뛰어나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촉으로 유배(流配)아닌 유배생활을 하게된 유방이하의 장수들은 슬슬 도망(逃亡)을 가는데, 유방이 여전히 자신을 중용(重用)하지 않자 한신도 실망(失望)하여 도망을 간다. 이에 소하가 한신을 만류(挽留)하러 유방에게 말하지 않고 따라 가자 유방은 소하마저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하여 크게 낙담(落膽)을 한다. 나중에 돌아온 소하가 한신을 붙잡으러 갔다고 보고하자, 다른 뛰어난 장수들이 도망을 갈때도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데 겨우 한신 같은 사람을 붙잡으러 간것은 거짓말이라고 크게 화를 내지만, 소하는 "한중(漢中)의 왕만 되고자 하신다면 한신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천하를 다툴려면 반드시 한신이 필요합니다"라고 하여, 유방은 한신을 장수로 쓰겠다고 하자 소하는 일개 장수따위로는 한신을 붙잡을수 없다고 하며 모든 장군을 통솔하는 대장군으로 해야 한다고 하자 유방이 이를 허락한다. 한신은 대장군이 되어 삼십육계(三十六計)에도 나오는 암도진창(暗渡陳倉)의 계략으로 항우가 유방이 촉에서 못나오도록 진나라 항장(降將) 출신인 장한(章邯), 사마흔(司馬欣), 동예(董翳)에게 각각 나라를 주어 지키도록 만든 삼진(三秦)을 무찌르고 중원(中原)으로 나와 항우와 천하를 다투어 승리(勝利)하게 된다.

기욕난량(器欲難量) : 그릇은 크게 해야 한다.
그릇 기(器), 하고자 할 욕(欲), 어려울 난(難), 헤아릴 량(量)
기(器)는 그릇을 말하고 욕(欲)은 "마땅이 ~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난량(難量)이란 '양(量)의 크기를 재기 어렵다'는 뜻이다.

기욕난량(器欲難量)은, "사람의 기량은 깊고 깊어서 헤아리기 어려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릇은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사람의 능력과 기량(器量)을 말한다.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에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그릇이 되지 말아야 한다"것인데 이것은 크기나 용도가 정해진 그릇이 되면 안된다는 뜻이다. 열심히 증진(增進)하여 사람됨과 학문 그리고 식견(識見)이 넓고도 깊게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대방무우(大方無隅, 거대한 네모는 모서리가 없다) 대기만성(大器晚成, 큰 그릇은 완성이 없다)가 나온다.

조조(曹操)가 신임하는 장수로 최염(崔琰)이 있었는데 사촌동생인 최림(崔林)은 아직 출세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염은 최림을 높게 평가하면서 "큰 그릇은 만드는데 오래걸리고, 큰 인물도 성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너도 대기만성형이니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라. 그러면 틀림없이 네가 큰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고 최림은 더 열심히 공부하여 삼공(三公)중 하나인 사공(司空)이 되었다. 이 유래에서 대기만성(大器晚成)의 원뜻인 "큰 그릇은 완성이 없다"와는 다르게 "큰 그릇을 만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다.​

댓글 2 / 1 페이지

Qcaret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Qcaret (124.♡.182.52)
작성일 06.22 14:11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관심은 있었으나 쉬이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이리 연재를 통해 닿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dalnimbest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alnimbest (211.♡.81.216)
작성일 06.22 17:38
@Qcaret님에게 답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틀린부분 있으면 알려주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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