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영화 '챌린저스' 후기. 이렇게 섹시한 영화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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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연애사엔 진부한 클리셰가 있습니다. 능력없지만 매력적인 불같은 남자. 능력있지만 재미없는 얼음같은 남자. 남자는 능력과 매력을 겸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남자를 지배하는 건 결국 능력있고 매력있는 여자라는 것을.
테니스공과 코트를 타시 덩컨(젠데이야)으로 해석했습니다. 패트릭 즈바이크(조쉬 오코너) 전남친과 아트 도널드슨(마이크 파이스트) 현남편은 테니스를 함으로 타시의 관심을 득점하기도 실점하기도 합니다. 현남편과 전남친 사이를 오고가는 테니스공, 타시의 마음. 타시의 규칙인 코트 밖으로 나간 남자들의 폴트. 더해 타시의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는 것은 심판입니다. 타시를 향한 챌린저스에게 득점과 실점을, 경고를 통한 패널티를 고지합니다.
영화는 다양한 시간대를 오가며 서술합니다. 잠깐 집중을 잃으면 따라기가 힘들 수도 있지만 걱정마십쇼. 관객들은 물마실 틈도 없이 침만 삼키고 있으니까요.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동안 사소한 대사 한줄, 행동 하나가 다양한 복선이므로 버릴 씬 하나 없습니다. 특히 세 명을 얽히게 만든 함성은 저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콜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알 수 있듯 수려한 영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테니스 코트, 흐르는 땀, 서로를 오가는 눈빛. 직접적인 행위 없이 러닝타임 내내 이렇게 섹시한 영화는 포르노를 제외하곤 처음입니다. 아니 코트를 침대로, 기합을 신음으로, 땀, Ball 등. 섹쥬얼리티 그 자체입니다. 음악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간대가 변해가며 세 인물의 감정이 동요될때마다 깔리는 배경음악. 자칫 집중력이 흐트려질 수 있을때마다 관객의 마음을 다시 뺏어옵니다.
세 남녀의 치정을 그리고 있지만, 한 번만 꼬아본다면 훌륭한 퀴어영화입니다. 코트 위에서 두 남자가 땀을 흘리며 서로에 대한 증오와 사랑을 가득 담은 공을 공수교대하며 주거니 받거니. 특히 결승전 전날의 사우나 씬은 퀴어영화의 정점을 찍고있죠.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가 해석한 탑건처럼.
챌린저스라는 제목이 정말 잘 뽑았습니다. 전남친과 현남편에게, 전여친과 친구에게, 현아내의 전남친과 전친구에게. 모두 서로에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감독은 흘려보낼 수 있는 씬에서도 챌린저스의 뜻을 한 번 더 강조해줍니다. 물론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꼭 보길 추천드립니다. 저도 나중에 ott로 나오면 한 번 더 볼 생각입니다.
ellago님의 댓글의 댓글
글쿤여.
그거랑 상관없이 영화주제나 카메라워크같은게 넘 궁금해서 이번주에 보러가려구요.
합니다.
ellago님의 댓글
글을 참 맛깔나게 흥미롭게 잘 쓰셔서 후루룩 읽었네요.
근데 퀴어영화가 뭔가요? 뭔말인질 몰라서 이해가 잘;
콜미바이유어네임도 보지않았는데 그 감독이 수려한 영상 찍는다니 더군다나 음악이 좋다니 돌비에서 보면 좋겠단 아쉬움이 있네요.
스턴트맨을 개봉때 봐야해서 며칠더 미뤄야하는데 궁금해서 기다리기 힘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