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Siri 실패 뒤에 숨겨진 내부 혼란을 폭로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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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acrumors.com/2025/04/10/chaos-behind-siri-revealed/
애플의 시리 실패 이면의 내부 혼란을 폭로한 보고서
오늘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서 공개한 새로운 보고서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새롭게 개편된 시리(Siri) 버전 이면에 존재하는 많은 내부 혼란을 밝히고 있습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백엔드(back-end)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기 아이디어 중 하나는 “Mini Mouse(미니 마우스)”와 “Mighty Mouse(마이티 마우스)”라는 이름의 소형 및 대형 언어 모델을 각각 아이폰 내부와 클라우드에서 구동하는 방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의 경영진은 이후 모든 요청을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할 수 있는 단일 대형 언어 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기술적인 방향 전환이 있었습니다. 이런 우유부단함과 반복적인 방향 전환은 엔지니어들을 좌절하게 만들었고, 일부 직원들이 애플을 떠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애플이 고수해온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 원칙 외에도, 애플 내부의 상충되는 성향들도 문제를 악화시켰습니다. 《더 인포메이션》과 인터뷰한 애플 AI 및 머신러닝 그룹의 전직 직원 6명 이상은, 애플의 시리 개발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원인이 나약한 경영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은 이 그룹이 지나치게 느슨한 문화 속에 있으며, 향후 버전의 시리를 설계할 때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와 야망이 부족했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의 AI/ML(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그룹은 내부적으로 “AIMLess(방향 없는 AI/ML)”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시리는 “뜨거운 감자”처럼 여러 팀 사이에서 떠돌기만 하고 실질적인 개선은 없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존재합니다. 또한 AI 그룹 내부에서는 더 높은 급여, 빠른 승진, 더 긴 휴가, 더 짧은 근무시간 등을 둘러싼 갈등도 존재했다고 합니다.
애플 AI 책임자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는 적절한 학습 데이터와 더 나은 웹 스크래핑을 통해 시리를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애플 고위 임원들은 2022년 챗GPT(ChatGPT)의 등장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고, 지안안드레아는 챗GPT 같은 챗봇이 사용자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3년, 애플 관리자들(managers)은 엔지니어들에게 다른 회사의 모델을 최종 제품에 포함시키는 것을 금지했으며, 오직 자체 모델과의 성능 비교(벤치마크)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애플 자체 모델의 성능은 OpenAI의 기술만큼 훌륭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한편, 시리 총괄 리더인 로비 워커(Robby Walker)는 시리 응답 대기 시간 단축 같은 ’작은 성과(small wins)’에 집중했습니다.워커가 특히 집착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시리를 호출할 때 쓰는 음성 명령어에서 “Hey Siri”의 “Hey”를 제거하는 것이었으며, 이 작업에는 무려 2년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는 또한 시리에게 감정적 민감성을 부여해 사용자가 괴로워하거나 위급한 상황일 때 이를 인식하고 적절히 반응하도록 하려는 엔지니어들의 LLM(대형 언어 모델) 적용 제안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은 비전 프로(Vision Pro)를 위해 음성 명령으로 앱을 제어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링크(Link)”라는 코드명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음성만으로 웹을 탐색하고 창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며, 가상 공간에서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명령을 내리고 협업할 수 있는 기능도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 대부분은 시리 팀이 이를 구현하지 못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WWDC 2024에서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의 가장 인상적인 기능 시연—예를 들어 시리가 사용자의 이메일에서 실시간 항공편 정보를 찾아내고, 메시지를 기반으로 점심 약속을 상기시켜주며, 지도 앱에서 경로를 설정해주는 등의 시연—은 실질적으로 허구였다고 합니다. 이 시연은 시리 팀 내부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으며, 해당 기능들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WWDC 시연에서 실제 테스트 기기에서 활성화된 유일한 기능은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펄싱(pulsing) 컬러 리본 효과였습니다. 이러한 ‘연출된’ 시연을 선택한 결정은 애플의 기존 방침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그동안 애플은 마케팅팀의 승인을 받아 출시 일정에 맞춰 실제 작동하는 기능과 제품만을 행사에서 공개해왔습니다.
일부 애플 직원들은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와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이 시리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더리기는 시리 엔지니어들에게 “최고의 AI 기능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라”고 지시했으며, 여기에는 애플 자체 모델 대신 다른 회사의 오픈 소스 모델을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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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별님의 댓글

이 말대로라면 과장 광고 한 거네요?
리메님의 댓글의 댓글
Déjame님의 댓글의 댓글
비전 프로는 적어도 애플이 무엇을 만드는 것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최종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갖추고 시장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게 시장의 폭발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었고요. 반면, 개선된 시리는 애플이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갈팡질팡했고 이상한 목표(Hey Siri에서 Hey 빼기)에 집착하고 심지어 광고가 나갈 때까지도 내부 개발팀은 저게 뭐지?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후자의 경우가 더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팀 쿡도 지난 달 말에 본문에 언급되는 기존 애플 인텔리전스 개발을 맡은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 자리에 비전 프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마이클 록웰로 교체했습니다.
이런 결정을 보면, 내부에서도 애플 비전 프로와 시리 개발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김쫀득님의 댓글의 댓글
예지님의 댓글의 댓글
리메님의 댓글

(똑같은 일을 의료에서 했으면 딱 Theranos죠...)
고약상자님의 댓글

칼쓰뎅님의 댓글의 댓글
아니면 집인데 집에는 반드시 핸드폰이어야되는 이유가 줄어들고요.
(컴퓨터는 키보드 마우스가 훨씬 효과적인 입력 기구고요)
달짝지근님의 댓글의 댓글
회사나 외부에서는 ㅎㅎ 못 쓸 방식이죠 일단 다른 사람들이 다 들어서 보안도 전혀 안되니깐요
레인슽릿님의 댓글

애플 인텔리전스는 뭔가 할 때 마다 별로네요…
rymerace님의 댓글

같은 질문을 챗GPT 앱에서 하면 답 잘 내주는데 왜 시리를 거치면 남이 떠먹여주는 답도 못 받아오는지 참 대단합니다.
셀빅아이님의 댓글

계속 애플은 다를꺼야 했지만, 계속 뒤쳐지고 있습니다.
마춤뻡님의 댓글

글에도 적혀있지만 시리 가동할 때 무지개로 물결치는 애니메이션은 예쁘지만 그 뿐이구요.
심지어 아이패드 프로 13 애플케어플러스를 가입할 때 얼마나 잘되나 싶어서 “시리야, 애플케어플러스 가입하고 싶은데 애플지원으로 전화해줘”라는 명확한 지시를 했음에도, 검색결과가 없다거나 그냥 지원 앱으로 안내하더라구요.
칼쓰뎅님의 댓글의 댓글
OPEN님의 댓글

빵빵곰님의 댓글

hexter님의 댓글

회사의 의사결정하는 임원들이 왜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예지님의 댓글

아름다운나님의 댓글

배트매니아님의 댓글의 댓글
나중에 기술이 어느정도 괘도에 오르면 싼맛에 숟가락 얹고 싶어하죠/.
wera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