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영국인)와 은퇴이야길 좀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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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이녀석 둘다 40대 막 진입한 아재 입니다.

전 독일에 살고있고, 친구는 전 회사 동료인데, 유독 이녀석하곤 동료이상이 되어버려서 종종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전 아내와 저의 은퇴에 대해서, 아들이 고등학교 - 이동네에선 김나지움 이라고 하는데요 - 를 졸업하고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자.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기왕 나온거 다신 돌아가지 않아야지. 했지만... 글쎄요..ㅎㅎ

전 충분히 여기 삶도 만족스럽지만 제 아내는 그래도 태어나고 자란 나라가 더 좋은거 같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긴 했는데요. 그때까지 살면서 또 바뀔수도 있겠지만 뭐.. 


이러고 있다보니, 은퇴이야기가 나왔을때 "난 내나라로 돌아갈거같아" 이야길 했고, 

이 영국친구녀석이 들려주는 그들의 은퇴이야긴 좀 흥미롭더라구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영국은 브렉시트 전까진, 태어나고 일하는건 자기나라에서 하고, 은퇴를 외국 - 스페인, 포르투갈 등등.. 따뜻한 곳으로 가서 은퇴생활을 즐기(?)는게 일종의 관습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이게, 브렉시트후에 많이 복잡해 졌대요.

그전까진 같은 유럽연합 국가로 가는거라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은퇴후 다른나라로 가면 연금이 안나온다고 하네요. (켁)

은퇴를 준비하는게... 뭐 돈많은 사람들은 몇달전에 아니면 은퇴후에 살고싶은데 가서 집하나 사고 그냥 살면 되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집은 본인이 원하는 나라, 동네에 미리 사두고 본인이 일하는 동안 원금 갚아 나가다가,

은퇴후 나라에서 나오는 연금 + 기타 등으로 그 집에서 살면서 생활하는 플랜이 대부분일텐데, 이젠 그럴수가 없게 되어버린겁니다.


이 친구녀석 본인은 브렉시트 전부터 자기나라에서 살고있지 않아서 크게 상관이 (아직은) 없다고 하던데, 

이마저도 법이 어떻게 또 바뀔지 몰라서 불안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얼마전 프랑스에서 연금개혁가지고 사람들이 정말 거세게 반발했을때 충분히 공감갔다고 이야기도 하구요.


한국은 어떠냐. 

보통 너처럼 외국에서 일하다가 은퇴후에 본인 나라로 돌아가냐. 물어보는데...

참... 대답하기 무척 어려웠습니다.

사실 한국은.. ㅠ 많은 분들이 은퇴라는걸 못하시니까요. 

직장에선 나이가 되어서 은퇴하는게 아니라 잘리는거죠;;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얼마전에 유시민 선생님이 방송에서 한국의 국민연금에 대해서 - 고갈되는 년도, 그 이전에 해야할 이슈들 - 본인이 장관시절 그렇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는걸 본적이 있습니다. 


이미 유럽은 고갈되었거든요. 국민연금을 모아두는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지금 그래서 수많은 은퇴자들의 연금은 세금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세금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곧 한국도 그렇게 되겠죠.

얼마전에 한국 연금수령 나이가 무려 5년인가 늘어났나 하는 기사를 봤는데...

이런 현재 한국의 상황이 이를 무디게 만든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동네 사람들에겐 정말 말그대로 미.친. 이야기 입니다. 내 노후를 완전히 망쳐놓는 악법이거든요.


40대에 접어들고, 

아이가 제법 크니, 슬슬 제 미래가 조금 두려워 지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10여년 동안 전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즈음 입니다.


특히 외국에서 사시는 모든 앙님들

화이팅 입니다.








댓글 14

마르코님의 댓글

우리나라가 가진 미래의 심각한 문제중 하나죠. 연금...
결국은 출생률과 맞물려 가는 문제.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결할것인지 ...
그리고 그 과정은 얼마나 험난할 지...
나는 거기에서 어떤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 .. 걱정스럽습니다.

cugain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는 생각이 좀 필요해보입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어렵네요 ㅎㅎㅎ;; )

와싸다님의 댓글

호주는 aged pension과 superannuation 두가지로 연금이 나뉘는데 aged pension은 노령인구의 기본소득(?)과 같은 개념인데 재산이 일정규모 이상 되면 받지 못하고 superannuation 은 그냥 적금 비슷한거라 일하는 동안 고용주가 내준돈(사실 결국 이것도 자기가 받을 돈이었겠죠 올해기준 임금의 11%입니다)을 적립한거라 원금까일일은 없어서 다 돌려 받기 때문에 손해는 아닙니다만 결국 자기가 낸돈을 가입된 super회사에서 운용하고 그 결과물을 받는거라 자기돈입니다; 저도 노후에 한국 돌아가고 싶었는데 지금 돌아가는 꼴이 과연 한국이 좋은 선택일까 싶기는 합니다.

cugain님의 댓글의 댓글

독일도 본인이 절반, 회사가 절반. 식으로 연금을 냅니다. 나중에 조건이 충족되면 연금이 나오고요.
전 외국인이라 현지인들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일한 년수가 적을수 밖에 없어서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을것 같아요.
한국상황은.. 더 나아지겠죠. (끙..)

Kami님의 댓글

이민 1세대는 나이들면 고국가고 싶어하는데 한국의 장점은 의료체계말곤 노후란게 부자가 아니고선 없는 곳이라.. 돌아갈순 있을까 모르겠네요

아름다운풍경님의 댓글

미국 살고 있는데요 연금은 한국 미국 모두 받을 것 같은데 결국 은퇴하면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중이긴 합니다.
(제발 한국이 더이상 망가지지 않기를....)
제주도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싶긴 하지만 한국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의료 상황이 가장 중요한데 다 망가지면 뭐...) 그냥 미국에서 은퇴 후를 보낼지도 모르겠네요...
70세까지는 아마 한국/미국/동남아를 왔다갔다 할 것 같구요...
결국 70세 이후 거동이 쉽지 않을 때 어디서 여생을 마감하느냐가 결정의 포인트 일 것 같습니다.

cugain님의 댓글의 댓글

저랑 무척 비슷하시네요. 저도 요새 아내와 제주도 이야길 꽤나 하고있습니다. 유투브에 육지(?)살다가 제주도 간 분들의 이야기가 많던데..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단점은 저에겐 단점이 아니더라구요 ㅎㅎ;;
어디서 생을 마감하느냐... 이부분에서 제 아내는 그래도 태어나고 자란 나라이고 싶어 하는거 같아요.

Kushhead님의 댓글

정신이 번쩍 드네요 곧 저에게도 다가올 그리 멀지않은 미래인데..은퇴이후에 삶…아 오늘 잠을 설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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