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가달라! 이게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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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가 뇌출혈로 입원치료를 받다 유월초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재활병원에 입원해 재활중입니다.
입원시 6인실에 배정되었고, 전원소견서에 섬망과 골다공증 및 제반 건강상태에 대한 협진전문의들의 소견서가 함께 동봉되었고, 최초 담당주치의와 입원상담시에도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드렸고 입원이 허가되었습니다.
첫 일주일은 환경이 바뀐 탓인지 섬망이 심해서 동료환자들과 간병인들에게 굉장히 큰 곤란을 끼친 가해자로서 죄인처럼 지낼 수밖에 없더군요. 죄송스런 마음을 음식, 과일 함께 나누기 등으로 미안함을 표하며 지내다가 2인실이 비었다는 소식을 원무과에서 전해 듣고, 곧바로 바꾸지 못하고 망설였습니다. 왜냐면 그 병실에 표시된 환자의 나이가 90이 넘은 호호할머니라 혹시라도 아내의 섬망 때문에 치료와 회복에 차질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서 직접 방문해 노환자분울 뵙고 간병인과 얘기를 나누고 할머니가 귀가 어두운 것등을 확인한 후 원무과에 옮기겠다고 알렸습니다.
처음 며칠은 아내의 섬망이 상당했습니다. 병실이 바뀌니 온밤을 하얗게 새우며 소리치고 울고 떼쓰고 몸부림 치고… 귀가 어두운 노인이셔도 정말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후로 아내는 하루는 12시간 정도 푹 자고 다음날은 날 새고를 반복하는 중인데, 요즘은 섬망상태여도 소리치거나 울고 안하고 계속 저를 포함한 누군가와 대화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시끄럽게 하지는 않는 그런 상태.
엊그제 원무과 직원이 면담요청하더니, 섬망얘기, 타환자 컴플레인 얘기 하더니 병원을 옮겨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일인실 있는 인근병원을 소개해주겠다, 대략 일주일 정도 시간여유를 주겠다 등등 전원을 확정한듯 통보하더라구요.
자식들과 상의를 하는데, 병원측 처사에 분노를 표시하며 과연 이런 병원의 행태가 법적으로 가능한 건지 제게 묻길래 친구들에게 알아보겠다고 말한 후에 이렇게 다모앙에 질문을 드립니다.
애초 입원시 주치의가 아내의 섬망을 알고 있었고,
타환자들이 받을 어려움을 덜어주려 2인실로 옮겼고,
옮길 때도 타환자 간병인에게 아내의 상태를 설명한 후 동의를 얻었었고,
더 중요한 건
아내의 섬망의 상태가 뚜렷이 나아지고 있는데…
2인실 다른 환자의 간병인이 자신이 밤새 잘 못잔다고(실제로 할머니는 큰 문제 없이 주무십니다) 원무과나 환자 보호자들에게 알려서 이렇게 ‘병원을 떠나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건지 유사 경험자나 법률지식이 있으신 앙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삐딲썬님의 댓글의 댓글
삐딲썬님의 댓글의 댓글
이온님의 댓글
DAVEKIM님의 댓글
1인실의 비용 부담이 어느정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1인실로 옮기거나 대기를 하겠다고 원무과 직원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뇌병변 환자의 보호자로 병원생활을 하거나 간병을 한다는게 참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기 힘든 일입니다. 모쪼록 아내분께서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
삐딲썬님의 댓글의 댓글
MementoMori님의 댓글
지금 입원해 계시는 병원의 1인실에 여유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안내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민원(타 환자의 민원)이 귀찮아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안내하는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후자라면 엄중하게 항의하시고 들어먹지 못한다면 지역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시기 바랍니다.
섬망이라는 증상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무너질 것입니다. 가족이건 가족이 아니건.... 증상이 심하시다면 왠만하면 1인실이 타인에게도 환자에게도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서둘러 호전되시길 바랍니다.
삐딲썬님의 댓글의 댓글
bayliner님의 댓글
swift님의 댓글
가족/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꽤 많더군요.
본인이 하고 싶은 거, 먹고싶은 거, 하기 싫은 거를 마치 환자가 원하는 것처럼 가족에게 얘기해서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그 결과 환자는 그냥 뭣 모르고 가만히 있는데, 간병인만 노나는 경우를 좀 봤습니다.
심지어는 간병인이 본인이 귀찮아서 환자에게 있지도 않은 증상을 있다고 해서 의료에 혼란을 주는 경우도 직접 봤어요.
할머니 본인이 괜찮으니다면, 할머니와 관계를 잘 쌓으셔서 할머니 가족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환자/가족 측에서
병원에 컴플레인은 안하긴 할텐데.
이 경우 간병인의 행복 추구에는 또 문제가 생기니....
이런 경우는 간병인이 중간에서 수작질했다고 보기엔, 실재로 간병인 본인의 삶의 질도 직접적으로 관여돼있으니,
쉬운 문제는 아니긴 하네요.
간병인도 정말로 잠을 못자는 건 큰 일이니까요.
간병인을 시작으로 환자의 가족이 컴플레인을 걸면 병원측에서도 뭔가 눈에 보이는 액션을 취하긴 해야하니까요....
제일 좋은 건 환자 가족이 컴플레인을 안걸게 하는건데, 그러려면 글쓴분꼐서 따로 간병인과 절충을 하셔야겠지요.
간병인과 잘 얘기해서 간병인을 달래는 수가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병원측이 나가달라고 할 때 버텨도 되냐? 는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병원측도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아서 제대로 법대로 나가는 일은 드물고,
환자측도 나가달라면 대부분 나가주는 쪽으로 선택을 하겠지만,
법 갖고 싸우는 동안, 환자나 가족이나 모두 병원측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 맘편히 요양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강대강으로 싸우기 보다는 우회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홀리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