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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시민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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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9.09 12:14
분류 독후감
23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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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에 책을 사고, 처음 몇 번인가 책을 읽다가 방치해뒀습니다.

책을 펼쳐 들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있다면 바로 읽었을테지만,

'이런 저런 다른 일들이 치여서 뒤로 밀렸다'라고 핑계를 내밀어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책을 읽는 건 조금 제약 조건이 많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붐비는 사람 틈에서 책을 펼칠 공간 자체가 없을 때도 많고,

몇 정거장을 지나는 동안에 책을 꺼내고 펼치고 조금 읽고 다시 접고 넣고,

이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던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겁니다.

아직 보지 않은 페이지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스마트폰으로 찍고,

그 찍힌 이미지를 줌을 마음대로 하면서 읽어보는 거죠.

요즘 스마트폰들은 성능이 좋아서 바로 바로 대충 찍어도 잘 찍힙니다.

확대까지 해서 볼 수 있으니 아주 편리하고 좋습니다.

책을 한 손으로 펼쳐 들려면 새끼 손가락이 균형을 잡고 페이지를 넘기는 데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스마트폰은 이런 단점이 없습니다.

그냥 가로로 펼쳐들고 몇 줄 읽고 스르륵 내리고 스르륵 내리고.. 아주 편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이 남아 있던 이 책의 나머지 분량을 이틀 만에 모두 읽었습니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봅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조금 슬프고 조금 씁쓸했습니다.

유시민이라는 '지식인'이

이렇게 참 '같잖은 이'에 대해 분석적인 글을 쓴다는 게, 썼다는 게,

이런 헛일에 아까운 에너지를 쏟았다는 게 참 씁쓸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참 초라해졌구나 하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책 속에서 유시민 작가는 '윤석열'이라는 '사건'을 분석합니다.

어쩌다가 저런 인물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 것인가.

저 인물은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어떤 식으로 살 것인가.

이미 일어난 이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리고, 대한민국을 살아갈 앞으로의 '국민'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건'입니다.

'윤석열 당선자가 대선에 승리했다는 것' 자체가 '사건'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끌어내리고 싶지만,

온통 도자기를 부수고 있는 저 코끼리를 끌어내리고 싶지만,

이제는 더 이상 부슬 게 없으니

가게 안의 사람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저 코끼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작가 유시민은 앞으로 몇 년 후를 전망합니다.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습니다.

결국, 윤석열은 저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겁니다.

난리를 치든, 끌려내려가든, 결국 내려오게 될 겁니다.


작가 유시민도 압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산다'

참 무섭고 겁나는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현실이었고, 언제나 그랬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살아가는 윤석열도 결국 끝이 날테고,

어찌되었든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걸 압니다.


작가 유시민도 윤석열 당선자 내외가 합당한 처벌을 받길 원할 겁니다.

그것이 이치이고 사회 정의이고 그의 마음도 이와 같은 것이나,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하고 고민하는 듯 합니다.

저 코끼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사람들을 짓밟을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아직 깨어지지 않는 도자기들, 다치지 않은 사람들을 지키며

저 코끼리를 작은 문을 열어 주고 숲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 듯 합니다.


한 편으로는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한 편으로는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 유시민은 사람을 봅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갈 사람을 봅니다.

실수를 하고, 또 실수를 하고, 또 실수를 하는 사람을 봅니다.

되도록 반복되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 좋을테지만,

다음에도 또 그 실수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조금 더 생각이 깨인 사람들이 늘어나면,

조금 더 정말 세상에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대한민국은 조금 더 살기 좋은 그런 멋진 나라로 될 것이다.


이 작은 씨앗 하나 심어주는 것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생각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걸 기원하며.



// (뻘글) 유시민, 그는 어떠했을까.

https://damoang.net/free/971973



* 이 글은 소모임 '글쓴당'에 올린 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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