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 류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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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이자 현 민주당 동작 을 지역위원장인 류삼영 전 총경의 책입니다.
작년 총선을 앞둔 재작년 12월에 나온 책이고, 류 전 총경님이 주목을 받게 된 멧돼지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받은 대기발령과 정직, 그리고 사직까지의 과정과 소회, 그리고 검찰정권에 대한 비판,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일했던 영도에 경찰서장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다시 기억하는 어린 시절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 그리고 영도 경찰서장으로서 겪었던 여러 사건들을 비롯한 경찰 조직을 위한 충고까지, 류 전 총경의 이야기를 짧고도 명료하게 쓴 책입니다.
3.1절을 맞아서 특히 주목했던 부분은, 부산 영도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알게 된 영도 관내의 3대 독립유공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대가 독립유공자임에도 그 가족들은 질병에 시달리며 곤궁하게 살고 있었고, 뒤늦게 온 보훈처는 문패 하나만 달아주고 간 것을 안타깝게 여겨서 무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연결해 주고 또한 식품 기부가 가능한 지역 식품 회사를 찾아서 연결해 준 일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하면서, 독립운동가들과 국가유공자들은 어렵게 지내고 친일부역자들은 부유하게 지내는 현실을 개탄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있었던 작은 반전은, 그 일 이후로 바로 류 전 총경 본인의 집안도 국가유공자 집안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었다는 겁니다. 외증조부님은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었고, 어릴 적 밖에서 나돌기만 해서 생계에 전혀 도움이 안 되었던 아버지는 알고 보니 6.25에 참전한 화랑무공훈장 수여 대상자였지만 수여 전에 전역을 해버리고 전후 혼란한 사정 때문에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다가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운동본부에 의해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국가유공자 집안이라는 것이 일찍 인정을 받았다면 어머니께서 영도조선소에서 깡깡이질을 하며 매 학기마다 학교에 가서 학비면제를 사정사정하면서 홀로 네 아들들을 키우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나 하는 소회를 밝혔는데, 한편으로는 34년을 경찰에 바친 류 전 총경 또한 국가유공자 자격이 됨에도 불구하고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정직 징계 때문에 훈장 수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경찰청의 부당한 처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류 전 총경님이 부산 출신이고, 어린 시절을 비롯한 근무지 대부분이 울산과 부산이었기에 친숙한 지명들이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또한 215페이지밖에 안되는 많지 않은 분량에 두세 페이지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을 이어이어 붙여서 전체를 구성해 놓았기에, 짧게짧게 집중력 있게 한 소주제를 읽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류 전 총경님을 후원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좋고, 류 총경님의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들 또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점에서 보면 경찰국 신설로 경찰을 행안부의 직접 지휘를 받도록 한 게 다 내란 때 경찰을 자기들이 쥐고 휘두르려고 했다는 설계였다는 의심이 너무나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검찰개혁도 중요하고, 경찰국 또한 폐지시켜서 원위치시켜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