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 허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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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면 돌아오는 4.3을 맞이하여 읽어봤습니다.
마침 평산책방에서 저자분의 북토크가 있다 하여 겸사겸사 읽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북토크 안, 아니, 못 갑니다 ㄷㄷ (시간이 너무 늦어요)
4.3을 다룬 책들은 여럿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 책은 4.3 이전의 일제시대, 아니, 그 이전의 대한제국 말기의 제주도의 투쟁과 항쟁의 역사에서부터 출발해서 4.3의 발단이 된 1947년 3.1절 기념식 행사, 그리고 3.10일 민관 총파업, 그리고 그 이후의 전개과정을 자세히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과 미 군정의 역할과 활동 또한 자세히 분석해서 기록했고, 또한 제주도 곳곳에 스며 있는 학살의 모습들을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제대로 정확하게 명칭과 성격을 규정짓지 못한 정명(定名) 문제를 비롯해서 4.3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러 거리들까지 다양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4.3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잘 아시는 분들은 더욱 더 깊이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소감은.....이런 폭력과 학살의 역사가 단순히 이승만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1947년은 엄연히 미 군정 시기였고, 서북청년단을 비롯한 토벌대를 움직이고 학살을 지휘한 건, 4.3 이전에 그리스에서 16만명 학살을 주도했던 미군이었다는 사실과, 이렇게 미군이 소련과의 냉전이 시작되려는 시기에 일종의 시범 케이스로 제주도를 빨간 섬으로 낙인찍어서는 그 무자비한 학살을 주관했다는 것......역시나 미쿡은 무조건적인 선역으로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4.3의 대학살이 있음으로서 한쿡은 형식적으로는 미국이 강제로 씌운 민주제를 입고 속에는 독재와 폭력의 공포정치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 폭력과 독재의 역사는 후일 5.18까지, 그리고 멧돼지와 내란당에까지 이어진 것이 아닌가...싶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 지라 책이 눈에 안 들어오고 마음은 광장으로 가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4.3에 대해서 한번쯤 돌아보는 목적으로 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