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셰도우 (180.♡.185.178)
2025년 8월 27일 AM 09:22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기록한,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간에 있었던 전쟁 시기의 페르시아와 이집트, 그리스의 역사와 전쟁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마라톤 전투와 영화 '300' 의 테르모필레 전투, 살라미스 해전 등을 중심으로 하여, 그 앞 시기의 페르시아 제국의 키루스 2세의 정복활동부터 페르시아가 최종적으로 완전히 패퇴하게 되는 플라타이아 전투와 미칼레 전투까지, 기원전 546년부터 479년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https://damoang.net/readingbooks/1913
예전에도 말씀드렸던 이 환장의 고구마 줄기 독서 리스트에 결국 이 책까지 연결되어서 읽게 되었읍니다.
사실 고대 그리스 철학 책들을 보려면 결국 안 볼 수가 없.....
사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그리스 철학서들과 역사서, 일리오스/오뒷세이아 같은 신화집 번역 분야는 몇 해 전에 작고하신 천병희 교수님의 역작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책값도 만만찮고 페이지 수는 또 어마무시한지라, 모 온라인 중고서점을 뒤적거리던 차에 우연찮게 얇고 저렴한 계명대 출판부의 역본을 발견하여 읽어봤읍니다.
천병희 교수님의 역본은 아직 안 읽어봤읍니다만, 이 배은숙 교수님의 역본은 대학생들에게 교양 수준으로 초점을 맞춰서 어렵지 않게 쓴 책으로 보입니다. 일단 페이지 수가 천병희 교수님 건 994페이지인데 반해 이 책은 295페이지로서 1/3도 안되는 수준이고, 중요한 그리스어나 인명, 지명에 대한 주석으로 설명도 많이 달아놨을 뿐 아니라 문체 또한 쉽고 재밌게 술술 읽을 수 있도록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헤로도토스는 그리스인이고 친그리스적인 사람임에도 이 '역사'를 쓸 때는 편파적이라던가 그리스 민족 중심으로서 서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이집트와 스키타이, 살라미스, 미칼레 등등 주요 전적지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일일이 답사하면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을 취사선택해서 한가지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견해들을 그대로 기록함으로서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게끔 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 당시에 나일강이 매번 범람하는 원인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헤로도토스는 이 세가지를 모두 기록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살짝 첨부하는 식으로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그리스 신화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관념이고 또한 델포이에서 신탁을 받아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시대였음에도 신화적인 접근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며 인물 탐구와 인간 중심의 서술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전쟁사 뿐만 아니라 이집트, 스키타이, 페르시아, 그리스 등의 인종, 문화, 민속, 역사 등에 대한 많은 자료들도 담고 있어서, 전쟁 외에도 페르시아 제국 시대 당시의 여러 면모들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자, 그리스 철학과 이를 기반으로 한 현대의 철학과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저도 플라톤의 '국가'를 읽다가 테스형이 중간에 이 책을 언급해서 읽어본 것이니깐요.
차후에 천병희 교수님의 역본이나 다른 분들이 쓴 역본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약 1000페이지 가까운 책과 300여 페이지 가량 되는 책을 비교하자니, 이 책은 다소 축약된 축약본 느낌이 좀 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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