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전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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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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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구글이라는 문제

디지털은 많은 출판사들에게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자 실제적인 공포이기도 했습니다. 후자인 실제적인 공포가 다음 장에 설명될 아마존에 관해서였다면, 아직 확정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불안감을 조성하는 전자는 이 장에 나오는 구글이었습니다.

현재 구글 플레이북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이 서비스의 초기 모습은 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도서들을 스캔해서 검색에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이에 대해 출판사들이 가만히 있을 리는 없었고, 이로 인한 분쟁과 협의에 대한 내용이 바로 이 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검색 엔진 전쟁

구글이 처음 창립된 1998년을 돌이켜 보면 수 많은 검색엔진의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일본쪽만 남은 야후에서부터 최초의 번역 서비스인 바벨 피쉬를 선보인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등등.

이렇듯 수 많은 검색 엔진이 인터넷을 점령하던 전국시대에 젊은 대학원생 둘이서 창업한 회사가, 지금은 굴지의 기업이 될 줄은 당시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만큼 구글이 자신들의 검색 엔진의 품질을 타사보다 더 높이고자 고민했던 시기도 바로 이 시기였습니다.

검색 엔진 결과의 품질을 높이는 방향을 고민 하던 중에, 이들은 기존에 존재하는 책들이 인터넷의 날것인 정보 보다 훨씬 더 정제되고, 신뢰를 가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마음 먹습니다. 그래서, 시작된게 바로 종이책을 스캔해서 정보를 채취하는 구글북스(이때까지는 그저 검색용으로 책을 스캔하는 범위였습니다.)입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 대학들과 제휴를 맺고(물론, 빵빵한 지원금과 함께), 그 대학교의 도서관 소장서들을 스캔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이는 기존 출판사들의 반발을 사고, 이에 따라 소송이 벌어집니다.

구글측은 책의 검색되는 부분이 스니펫이라고 불리우는 프로그램에 의해 선별된 일부이며, 큰 저작권 침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에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원치 않은 저작권자나 출판사들이 요청을 하면 책 자료를 내리겠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발언은 전통적인 산업의 규칙을 깨는 스타트업에서 자주 보이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출판사와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먼저 저작권을 위반한 상황에서 내놓았기에 다분히 적반하장격으로 들렸을 겁니다.


출판사들과 구글 간의 합의 과정

당연히 기나긴 소송이 시작되고, 출판협회 외에도 작가 협회(작가 길드), 미디어 사진 작가 협회 들도 이 소송 전에 가세합니다.

2005년에 시작된 이 소송의 흐름은 출판사가 2012년에 합의를, 작가 길드는 2016년까지 탄원과 기각을 오가는 긴 전쟁을, 미디어 사진 작가 협회는 2014년에 합의를 하는 선에서 일단락됩니다.

출판사들은 구글북스의 라이브러리에 제공되고 이용되는 부분에 대해 일정 분량의 돈을 지급받는 것(그리고 이용범위에 대해서도)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그러나, 작가 협회에서는 공공목적으로 제공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이것이 소송이 길게 가는 한 원인이 됩니다. 1차 판결에서 미국 법원은 공정 사용(공공의 이해를 위한 이용)에 대해서는 허가한다고 밝혔지만, 작가 협회는 이에 항소를 하고 최종적으로는 항소 기각으로 마무리 됩니다.

다만, 이것으로 아직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닙니다.

스니펫에 의해 보여지는 도서 검색 결과의 양과 질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스니펫의 범위는 얼마나 넓어야 하는가

스니펫에 의해 집계된 콘텐츠가 한 두 문장인지, 도서 페이지 전체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구글 플레이북을 통해 구글 북스에 보여지는 검색 결과는 통상 전체 책 내용의 20%를 랜덤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20%의 범위 기준을 출판계에서는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구글측 담당자에게 문의해 봐도 ‘20%입니다. 믿으세요.’ 정도일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제한된 내용 공개는 실제적으로 큰 위협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작가들과 출판사들의 걱정과 달리 구글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내부적인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가 시작하기 1년 전인 2003년에 이미 검색 엔진에서 1순위(시장 점유율 65%)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검색 엔진의 차별화를 위해 준비했던 무기가 이를 채 사용하기도 전에 전략적인 목표를 이미 달성해 버린 꼴이었습니다. 게다가 긴 소송전을 지나면서 이런 저런 소송 비용과 여러 단체들과의 합의를 위한 지급금들이 결과로 남았을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거친 합의문들은 결과적으로 구글을 옴짝달짝 못하게 하는 족쇄가 되어 버립니다.(뭔가 하려면 저작권자와 지난한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한마디로 구글은 이 소송전에서 승리했지만 얻은게 별로 없었던 셈입니다.


구글북스는 어디로 향하는가

세상 참 얄궂은게 이후로 영미권 출판사들은 구글에게 아마존의 대항마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이거 뭔…) 실제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출범하면서, 전자책 스토어 역시 플레이북이라는 이름으로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들의 기대와 달리 구글은 아마존 킨들의 대항마가 되기에는 현재도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그에 대해서 저자는 구글의 초점이 광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확실히 구글은 아마존처럼 소매 판매를 위한 회사라기 보다, 검색 데이터에 기반한 광고 회사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인수한 유튜브만 보더라도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다른 회사들이 구독(넷플릭스)이나 다운로드 판매(애플 TV의 과거 모습인 아이튠스 스토어)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인과 달리 철저하게 광고 노출이 메인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단일 판매형 상품인 책(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은 구글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라고 저자는 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의 구글 플레이북의 미진한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 현재까지 유지하는 도서 스토어는 어쩌면 계륵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닭뼈에 더 이상 살이 남아 있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구글은 다른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구글 플레이북이든 구글 북스든 종료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가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구글 북스의 취지가 보다 정제된 데이터의 원천인 책으로 검색 엔진의 차별화를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검색 엔진 경쟁에서 이미 승리한 그들에게 이제 스캔된 책 데이터는 소용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시대에들어서면서 우리는 점점 더 컴퓨터를 학습시키기 위한 보다 ‘많은’. 그리고, 더 ‘정제’된 학습용 데이터와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과연 그건 어디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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