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빌어먹을 세상 따위 - 불안한 10대의 짧은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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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본당이 생긴걸 이제야 보고, 얼마전에 읽은 책 감상문 남겨 봅니다.^^;
드라마로도 나왔던 작품의 원작입니다. 거센 저항을 그대로 담은 제목처럼(원제는 The End of the Fxxxing World) 주인공 제임스와 앨리사를 포함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정말 이 세상이 존재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막장인 인물들 천지입니다.
이러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일탈물은 한 편에서는 파괴적인 사랑이라는 일탈의 카타르시와 함께, 다른 한 편으로는 일탈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몇몇 캐릭터들이 나와 나름 검열이나 평단의 반응에 대한 밸런스를 잡으려고 노력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것 없이 시체말로 정말 노빠꾸 정신으로 등장 인물들을 몰아 붙여 갑니다.
10대인 제임스는 이미 작품 속에서 여러 차례 살인을 저질렀고, 그 중에서는 여성경찰의 남편 혹은 연인으로 추정되는 토드를 죽임으로써, 경찰이라는 공권력과 악마 숭배자라는 범죄 세력에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여성 경찰 역시 질서를 수호하는 가면 밑에는 악마 숭배와 그로 인한 희생제를 치르는 인물인만큼, 이 작품에서는 절대 선이나 질서에 대한 통제가 전혀 없이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으로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10대 비행 청소년에게 행하는 성인들의 실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미성년자의 성이나 노동력을 착취하려 한다거나, 모범적인 모습은 커녕 범죄와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많으니까요.
두 남녀 주인공의 비행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고, 결국 제임스는 후반에 사살 당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성인인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들은 과연 나와 뭐가 다른가?'
20대에 이런 작품을 접했다면, 충분히 주인공과 동화되는 감정을 느꼈겠지만, 주인공들의 부모뻘이 되는 나이가 되니 조금 다르게 이런 감정으로 글을 남기게 됩니다. 그렇기게 이 소년소녀들이 무언적으로 묻는 '당신들은 과연 나와 뭐가 다른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끼게 되는 작품으로 기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