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후기
초5 아들과 마라톤대회 10킬로, 완주했네요~

Lv.1 그림자 (121.♡.31.75)

2024년 10월 4일 AM 11:44 · 수정됨(10. 07. 15:30)

조회 1,948 공감 0

제가 마라톤, 정확하게 말하면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작년 3월 정도부터였습니다. 달린당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마라톤을 하겠다고 시작한 달리기는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뛰다 보니 하프를 뛰게 되고, 또 뛰다 보니, 풀을 완주하고, 또 뛰다 보니, 100킬로 울트라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울트라는 비록 실패했지만 ㅠㅠ) 

제겐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와 6학년 여자아이 두 명이 있는데, 남자아이가 올해 5월부터 달리기에 관심을 조금씩 가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아빠의 소원 하나를 말한다면 현준이 중고등학교 때 마라톤 대회를 아빠와 같이 풀을 뛰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남자 아이 특유의 허세로 '그럼, 함께 뛰자' 라고 대답을 곧잘 했습니다. ㅎㅎ 하지만 막상 훈련은 하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달리도록 할까 궁리하면서 슬쩍 슬쩍 '같이 뛸까?' 라고 묻곤 했는데, 지난 6월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같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6시에 나가서 먼저 10킬로 뛰고 나면, 7시 즈음 집에서 나와 같이 2~3킬로 뛰었죠. 

어떤 주는 4회 정도 뛰고, 어떤 주는 2회 정도 뛰면서 꾸준히 그래도 뛰었고, 지지난주에는 현준에겐 LSD인 7킬로를 성공하면서 나름 자신이 붙기도 했습니다. 사실, 7킬로 성공하기 전에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더 이상 뛰기 싫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ㅎ 생각해보니 현준에게는  속도가 좀 빠르기도 했고(킬로당 640-700)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에 뛰는 일이 체력적으로도 좀 부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달릴 때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도 하고 본인이 무엇인가 이루고 있다는 느낌의 달리기 뽕(!)에 취하기도 했는데... 계속 뛰다 보니 힘들었던 것이지요 ㅎㅎ 

다행히 어찌저찌 7킬로를 천천히 (킬로당 810) 뛰면서 본인이 새로운 경지를 이루었다는 느낌에 자신감을 어느 정도 얻었고, 어제 대회에서 무사히 10킬로를 완주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변수와 상수를 고려하지 못하는, 그래서 '해보자'라는 식의 즉흥적인 저와는 달리,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걱정과 우려가 워낙 많은 아이인지라 대회 전날까지도 무척이나 긴장해서 계속 완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라는 말만 계속했고, 대회 당일 가서도 '아빠, 5킬로 신청할껄...'이란 말로 제 속을 무던히도 긁었는데 본인도 10킬로 완주하고 나니, 나름 자존감을 키웠던 좋은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목표였던 1킬로당 830으로 9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기록도 킬로당 750으로 났던 것이 더 기뻤던 것 같네요)

메달 받고 난 후... 우리 모두 대체로 그렇듯이... 다음 대회는 또 언제 나갈까 라며... 뛰는 과정의 힘들었던 순간  보다는 완주했던 그 기쁜 순간에 취해서 물어보더군요. 아마도 담주부터 또 다시 훈련을 하자고 하면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툴툴거리긴 하겠으나, 풀로 뛸 예정인 17일 경주마라톤에 본인도 구경가고 싶다고 하네요 ㅎㅎ 

아무튼, 아들과 달리기 경험이 제겐 있어서는 무척 감사하고, 또,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지 않으려고 들겠지만... 그래도 길게 보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달린다면... 계속 같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달린당 분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있다면 잘 꼬드겨서 같이 뛰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ㅎㅎ 물론 쉽진 않습니다만.... 딸과 와이프는 실패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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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 해봐라

    해봐라 Lv.1

    24.10.04 · 211.♡.103.155

    마눌님과 딸 님에게서는 대답조차 듣지 못했고,
    아들놈 에게서는 '내가 왜?'라는 답을 들었었죠.
    이번 생에서는 틀린 듯 합니다. 허허
    사진의 분위기가 가족적인 분위기인 듯 한게 아주 맘에 듭니다.
    그러고 보니 6월 중순에 김해 출장 길에 '해반천'을 달렸었군요 ㅎㅎ
    아드님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시고, 포상으로 닭 한마리는 @그림자 님이 쏘시죠!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 그림자 Lv.1 → 해봐라 작성자

    24.10.04 · 121.♡.31.75

    네. 해반천이더군요. ㅎ 저도 처음 달렸는데 길이 좋더군요. 부산의 온천천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아이 완주 기념으로 원하는 것 하나 선물 사주기로 했습니다. ㅋ 감사합니다~
  • 흐림없는눈™

    흐림없는눈™ Lv.1

    24.10.04 · 218.♡.227.7

    자녀의 10k 완주 축하합니다 {emo:damoang-emo-002.gif:30} 이렇게 성취감을 느꼈다면 다른 대회도 나가자고 할 것 같습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 그림자 Lv.1 → 흐림없는눈™ 작성자

    24.10.04 · 121.♡.31.75

    네. 감사합니다. 다음 대회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좀 놀랬습니다. 하프 이야기도 살짝 꺼내봤는데... 그것은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ㅎㅎ
  • 저스트리브

    저스트리브 Lv.1

    24.10.04 · 175.♡.87.111

    격하게 축하드립니다~~~^^^^ 애쓰셨어요 ㅎㅎㅎ
    {emo:damoang-emo-007.gif:100}
  • 그림자 Lv.1 → 저스트리브 작성자

    24.10.04 · 121.♡.31.75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로 뛰어본 것은 또 처음인지라, 그 나름의 재미와 애씀이 있기도 했습니다. ㅎ
  • shade

    shade Lv.1

    24.10.04 · 118.♡.73.214

    부럽습니다.
    아들놈이 어릴땐 같이 등산도 해줬는데 달리긴 안하네요ㅠ
  • 그림자 Lv.1 → shade 작성자

    24.10.04 · 121.♡.31.75

    아, 등산은... 저도 부럽습니다. 등산은 또 같이 가려고 하지 않아서리 ㅎㅎ
  • Simon

    Simon Lv.1

    24.10.04 · 123.♡.211.221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해 마라톤 시작하면서 아내하고 둘째 아늘 10K 참여하고 지금은 옆에 아내만 남았습니다.^^
  • 그림자 Lv.1 → Simon 작성자

    24.10.04 · 121.♡.31.75

    오우.. 그래도 옆지기님이 아직 남아 있네요. 저희 뛸 때도 60대로 보이던 부부가 서로 손 잡고 끌어주는 모습 보니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제 아내에게 한 번더 제안해봐야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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