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아들과 마라톤대회 10킬로, 완주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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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라톤, 정확하게 말하면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작년 3월 정도부터였습니다. 달린당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마라톤을 하겠다고 시작한 달리기는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뛰다 보니 하프를 뛰게 되고, 또 뛰다 보니, 풀을 완주하고, 또 뛰다 보니, 100킬로 울트라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울트라는 비록 실패했지만 ㅠㅠ)
제겐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와 6학년 여자아이 두 명이 있는데, 남자아이가 올해 5월부터 달리기에 관심을 조금씩 가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아빠의 소원 하나를 말한다면 현준이 중고등학교 때 마라톤 대회를 아빠와 같이 풀을 뛰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남자 아이 특유의 허세로 '그럼, 함께 뛰자' 라고 대답을 곧잘 했습니다. ㅎㅎ 하지만 막상 훈련은 하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달리도록 할까 궁리하면서 슬쩍 슬쩍 '같이 뛸까?' 라고 묻곤 했는데, 지난 6월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같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6시에 나가서 먼저 10킬로 뛰고 나면, 7시 즈음 집에서 나와 같이 2~3킬로 뛰었죠.
어떤 주는 4회 정도 뛰고, 어떤 주는 2회 정도 뛰면서 꾸준히 그래도 뛰었고, 지지난주에는 현준에겐 LSD인 7킬로를 성공하면서 나름 자신이 붙기도 했습니다. 사실, 7킬로 성공하기 전에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더 이상 뛰기 싫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ㅎ 생각해보니 현준에게는 속도가 좀 빠르기도 했고(킬로당 640-700)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에 뛰는 일이 체력적으로도 좀 부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달릴 때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도 하고 본인이 무엇인가 이루고 있다는 느낌의 달리기 뽕(!)에 취하기도 했는데... 계속 뛰다 보니 힘들었던 것이지요 ㅎㅎ
다행히 어찌저찌 7킬로를 천천히 (킬로당 810) 뛰면서 본인이 새로운 경지를 이루었다는 느낌에 자신감을 어느 정도 얻었고, 어제 대회에서 무사히 10킬로를 완주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변수와 상수를 고려하지 못하는, 그래서 '해보자'라는 식의 즉흥적인 저와는 달리,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걱정과 우려가 워낙 많은 아이인지라 대회 전날까지도 무척이나 긴장해서 계속 완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라는 말만 계속했고, 대회 당일 가서도 '아빠, 5킬로 신청할껄...'이란 말로 제 속을 무던히도 긁었는데 본인도 10킬로 완주하고 나니, 나름 자존감을 키웠던 좋은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목표였던 1킬로당 830으로 9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기록도 킬로당 750으로 났던 것이 더 기뻤던 것 같네요)
메달 받고 난 후... 우리 모두 대체로 그렇듯이... 다음 대회는 또 언제 나갈까 라며... 뛰는 과정의 힘들었던 순간 보다는 완주했던 그 기쁜 순간에 취해서 물어보더군요. 아마도 담주부터 또 다시 훈련을 하자고 하면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툴툴거리긴 하겠으나, 풀로 뛸 예정인 17일 경주마라톤에 본인도 구경가고 싶다고 하네요 ㅎㅎ
아무튼, 아들과 달리기 경험이 제겐 있어서는 무척 감사하고, 또,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지 않으려고 들겠지만... 그래도 길게 보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달린다면... 계속 같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달린당 분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있다면 잘 꼬드겨서 같이 뛰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ㅎㅎ 물론 쉽진 않습니다만.... 딸과 와이프는 실패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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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림없는눈™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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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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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ngleK님의 댓글
아이에겐 이런 성취감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큰 자산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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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냐는님의 댓글
저희 집 3,5학년 두 어린이도 한 달 전부터 같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주 2회 정도로 3km를 830으로 시작해서 이제 810 정도 페이스로 뛰는데요
올해까지 3km를 페이스를 조금 더 올리고 내년엔 거리를 늘려서 10km 대회에 함께 나가자고 약속했네요
운동 측면에서야 평소 페이스보다 느리다 보니 크게 되지 않아서 보충 운동을 더 하게 되지만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너무 좋네요
다행히 아이들도 싫어하지 않아서 다음에 언제 달리자 페이스를 올리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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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메디스트님의 댓글
자녀에게 자발적 동기부여를 가지게 하는 일이 참 어렵더라구요.
경주 동마 풀코스 나가신다니 반갑습니다 ^^
자녀와의 동반 달리기를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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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님의 댓글
아드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기록은 둘째치고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과 만족감이 상당할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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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님의 댓글
저도 4학년 아들 데리고 가끔 같이 뛰는데, 운동을 싫어하진 않는데 아들한테 아직 중장거리 10km는 무리인거 같아 동네 5km 정도만 같이 달립니다. 8분대로 뛰면 죽겠다고 아우성이라 ㅋㅋ 시간이 오래걸리죠.
같이 10km, 하프, 풀 까지 달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림자 님 처럼 아들과 함께 대회도 나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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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불님의 댓글
대단 하네요
전 중3때 체력장 1키로인가 기억이? 그것도 헥헥 거리면서 겨우 들어오는데....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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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트님의 댓글
아드님한테도 10K 완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ㅎㅎㅎㅎ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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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operz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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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님의 댓글
제 아들도 동네 5k 대회 함께 해보자 했는데 단칼에 거절 당했습니다 ㅎㅎㅎ
아드님과 함께 하프, 풀 즐겁게 달리시길 기원합니다~
해봐라님의 댓글
아들놈 에게서는 '내가 왜?'라는 답을 들었었죠.
이번 생에서는 틀린 듯 합니다. 허허
사진의 분위기가 가족적인 분위기인 듯 한게 아주 맘에 듭니다.
그러고 보니 6월 중순에 김해 출장 길에 '해반천'을 달렸었군요 ㅎㅎ
아드님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시고, 포상으로 닭 한마리는 @그림자 님이 쏘시죠! ㅎㅎ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