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더 드레서'를 보고 왔습니다.
벗님

Lv.1 벗님 (61.♡.153.123)

2026년 2월 3일 PM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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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회의 공연을 했던 노년의 연극 배우,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통에

객석에 가득한 관객들이 기다리는 무대 위로

오르기는 준비합니다.



하지만,

점점 노쇠해지는 체력보다

기억력이 흐려져

본 공연이 아니라 다른 공연의 대사들이 뒤섞여 나올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

첫 대사를 계속 잊어버리고,

이 공연이 아니라 다른 공연의 분장을 하기도 하고,

불안정함과 걱정이 뒤섞인,

과연 본 공연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까,

노년의 연극 배우인 '선생님'조차도

제대로 극을 끝마치지도 시작하지도 못할 것 같고,

스텝은 물론, 부인까지도 연극을 접고 포기하기를 권하지만,


'선생님'을 믿고 따르는,

언제나 무대 위에 오르기만 한다면

명연기를 펼쳐 보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의 드레서 '노먼'은 '선생님'에게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언제나 하셨던 것처럼,

정말 명연기를,

객석에 가득한 저 관객들에게 펼쳐주셔야지요,

'선생님'은 언제나 그렇게 최고의 연기를 하셨고,

이번에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라고 그렇게 시중을 듭니다.


연극 무대의 의상은 물론,

따듯한 차를 드리고,

조심스럽게 소파, 화장대로 '선생님'을 부축하고,

의기소침해진 '선생님'에게 응원을 드리고,

'제 친구가 말이죠..'라며 넌지시 자신을 빗대어 '선생님'에게

'혼자'가 아님을,

어쩌면 동행하고 있음을 전하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브로맨스가 아닐까.

물론,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는 모르나,

드레서인 '노먼'은 그렇게 여기고 있지 않을까.

한 번도 '노먼'에게 그런 마음을 내비친 적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를 '선생님'과의 브로맨스.


무대 연출도 훌륭하고,

탁월한 배우들의 열연에

정말 재밌게 본 연극이었습니다.


'선생님' 역할은 정동환 배우,

'노먼' 역할은 송승환 배우,

'사모님' 역할 송옥숙 배우,

'제프리' 역할은 송영재 배우,

'맷지' 역할은 이주원 배우,

'옥슨비' 역할은 한기장 배우가 했습니다.


저에는 '선생님' 역할을 하셨다는 송승환 배우가

이번에는 드레서 역할인 '노먼' 역할을 하셨는데,

저렇게 자신의 친절한 수족이 되어줄 이와 함께

수 십 년을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선생님', 정말 잊지 않으셨어야죠.

어쩌면 자신과 하나로 체화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래도, 잊지 않으셨어야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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