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서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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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첫 글은 '오잉?'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을 골라봐야겠다 하는 생각에, 이래저래 생각해 보니,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곳이 역시 이 곳 서오릉 입니다.
서쪽의 다섯 무덤이라는 뜻의 이 릉은, 숙종이 묻혀 있는 명릉이 제일 규모도 크고, 사진빨도 잘 나와서,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아마 제일 많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래도 사건 사고 쪽으로 기억력이 발달해 있다보니, 희빈 장씨의 무덤이 묻혀 있는 대빈묘가 제일 우리 기억에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곳은, 서울 서부 지역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라면, 적어도 학창시절에 한 번, 많으면 일 년에 한 번씩은 소풍 장소로 들락거렸던 곳입니다. 저도 유치원 시절을 시작으로 서오릉을 적어도 수십 번을 들락날락 해 보았으며, 제가 교회에서 학생들을 인솔해서 온 것까지 합하면, 20대 초반까지도 신세를 진 곳입니다.
솔직히 유치원때 서오릉으로 소풍을 간다 하면, 느낌이 뭐, 그냥 놀러 간다 정도이고, 왠지 풀밭이 무성한 언덕이 있는 곳이고, 그곳에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는 놀이를 하다가 선생님께 주의를 받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국사 선생님으로부터 '여기가 바로 장희빈 묘야' 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는, 이 넓은 서오릉 전체가 장희빈 묘인 줄 알고, '오~ 사약 먹고 죽었지만, 그래도 되게 대접 해 주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참, 모르면 용감한 법입죠.
서오릉의 장점은 정돈된 잔디가 있는 넓은 풀밭, 그래서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소풍 와서 시간을 보낼 만큼 넉넉한 공간이라는 장점 외에는, 사실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남의 묘자리에 가서 캭캭 거리고 뛰어노는 것도 지금 생각하면 참…
서오릉 인근에는 보통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 가게 등등이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었지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저도 그곳을 드나들면서 한 번도 이용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그리고, 그 동네 살던 개구장이라면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전거도 몇 시간씩 잘 타게 되고 하면, 집에서 서오릉까지 자전거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서오릉을 가고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니었고, 그 곳 근처의 논두렁에서 개구리를 잡는 것이 재미였죠.
지금처럼 통일로가 자동차에 꽉꽉 미어 터지는 시절에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추억이겠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반대로 서오릉 고개에서 구산동 사거리까지의 내리막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시원한 자전거 맛집 코스였습니다. 그 때는 자동차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넓직한 도로를 자전거로 쭈욱 내려오는 기분이 정말 최고였죠.
만약 우리 애가 그러고 논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 가게 할 것 같이 놀았습니다.
Java님의 댓글
비료부대 썰매타면 딱인데, 그럼 안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서대문구, 은평구 지역 학생들은 역시 서오릉!
육일사님의 댓글
중학교때까지 단골 소풍지였던 곳이네요.
고등학교 가고 나서 소풍을 서오능 말고 다룬데로 가서 어찌나 좋던지…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육일사님의 댓글의 댓글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drzekil님의 댓글
예전에 비하면 정말 정비도 잘되고 좋아진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학생때는 그렇게 별로더니 말이죠..ㅎㅎ
별이아범님의 댓글
갈현아파트에 살았었죠 ㅎ
매년 소풍은 서오릉이었죠.
친구랑 심심하면 걸어가 놀던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가보니 그 높던 고갯길이 많이 낮아졌더군요 ㅎㅎ
어릴 적 기억 소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