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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서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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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2024.06.10 19:37
246 조회
7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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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첫 글은 '오잉?'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을 골라봐야겠다 하는 생각에, 이래저래 생각해 보니,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곳이 역시 이 곳 서오릉 입니다.

서쪽의 다섯 무덤이라는 뜻의 이 릉은, 숙종이 묻혀 있는 명릉이 제일 규모도 크고, 사진빨도 잘 나와서,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아마 제일 많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래도 사건 사고 쪽으로 기억력이 발달해 있다보니, 희빈 장씨의 무덤이 묻혀 있는 대빈묘가 제일 우리 기억에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곳은, 서울 서부 지역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라면, 적어도 학창시절에 한 번, 많으면 일 년에 한 번씩은 소풍 장소로 들락거렸던 곳입니다. 저도 유치원 시절을 시작으로 서오릉을 적어도 수십 번을 들락날락 해 보았으며, 제가 교회에서 학생들을 인솔해서 온 것까지 합하면, 20대 초반까지도 신세를 진 곳입니다.

솔직히 유치원때 서오릉으로 소풍을 간다 하면, 느낌이 뭐, 그냥 놀러 간다 정도이고, 왠지 풀밭이 무성한 언덕이 있는 곳이고, 그곳에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는 놀이를 하다가 선생님께 주의를 받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국사 선생님으로부터 '여기가 바로 장희빈 묘야' 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는, 이 넓은 서오릉 전체가 장희빈 묘인 줄 알고, '오~ 사약 먹고 죽었지만, 그래도 되게 대접 해 주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참, 모르면 용감한 법입죠.

서오릉의 장점은 정돈된 잔디가 있는 넓은 풀밭, 그래서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소풍 와서 시간을 보낼 만큼 넉넉한 공간이라는 장점 외에는, 사실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남의 묘자리에 가서 캭캭 거리고 뛰어노는 것도 지금 생각하면 참…

서오릉 인근에는 보통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 가게 등등이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었지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저도 그곳을 드나들면서 한 번도 이용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그리고, 그 동네 살던 개구장이라면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전거도 몇 시간씩 잘 타게 되고 하면, 집에서 서오릉까지 자전거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서오릉을 가고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니었고, 그 곳 근처의 논두렁에서 개구리를 잡는 것이 재미였죠. 

지금처럼 통일로가 자동차에 꽉꽉 미어 터지는 시절에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추억이겠습니다.

댓글 14

별이아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별이아범 (223.♡.73.17)
작성일 06.10 20:11
제 초등시절 추억의 장소입니다.
갈현아파트에 살았었죠 ㅎ
매년 소풍은 서오릉이었죠.
친구랑 심심하면 걸어가 놀던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가보니 그 높던 고갯길이 많이 낮아졌더군요 ㅎㅎ
어릴 적 기억 소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0 20:48
@별이아범님에게 답글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서오릉 고개' 라는 이름이 있네요. 어릴 적에는 이름도 몰랐습니다. 아무튼, 자전거 타고 갈 때 가장 힘든 구간이었죠. 그곳만 넘어가면 서오릉 가는 길까지는 1차선 도로였는데요,
반대로 서오릉 고개에서 구산동 사거리까지의 내리막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시원한 자전거 맛집 코스였습니다. 그 때는 자동차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넓직한 도로를 자전거로 쭈욱 내려오는 기분이 정말 최고였죠.
만약 우리 애가 그러고 논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 가게 할 것 같이 놀았습니다.

Java님의 댓글

작성자 Java (116.♡.66.77)
작성일 06.10 20:25
왕릉들이 널찍하고 조용해서 좋죠~
비료부대 썰매타면 딱인데, 그럼 안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0 20:50
@Java님에게 답글 많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 왕릉 을 소풍 지역으로 들락거린 것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대문구, 은평구 지역 학생들은 역시 서오릉!

육일사님의 댓글

작성자 육일사 (49.♡.160.66)
작성일 06.10 20:38
목동에서 초중고대까지 나왔는데,
중학교때까지 단골 소풍지였던 곳이네요.

고등학교 가고 나서 소풍을 서오능 말고 다룬데로 가서 어찌나 좋던지…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0 20:52
@육일사님에게 답글 사실 저희도 소풍 서오릉 말고 다른 데 간다고 할 때 정말 좋아들 했습니다.

육일사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육일사 (222.♡.75.186)
작성일 06.10 21:33
@junja91님에게 답글 제 사진첩중에 중학교때 찍은게 대부분 서오능입니다...ㅠ ㅠ

cgkoh님의 댓글

작성자 cgkoh (14.♡.244.137)
작성일 06.10 21:38
한때 왕릉 답사를 열심히 다녔드랬죠. 그때 그시절의 서오릉도 그립네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0 22:14
@cgkoh님에게 답글 진지하게 답사 하시는 분들 앞에서 떼굴떼굴 구르던 꼬꼬마들은 얼마나 귀찮았을까요? ㅎㅎㅎ

drzekil님의 댓글

작성자 drzekil (220.♡.232.12)
작성일 06.11 08:26
코로나 직전에 가봤던거 같은데,
예전에 비하면 정말 정비도 잘되고 좋아진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학생때는 그렇게 별로더니 말이죠..ㅎㅎ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71.♡.82.244)
작성일 06.11 16:51
@drzekil님에게 답글 이 글 작성하고 나서, 옛날 생각에 구글 지도로 살펴보는데, 정말 많이 변했더라고요. 개구리 잡던 논밭에 이케아가 들어서고...

팬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30)
작성일 06.11 09:52
그동네 아이들은 버스 번호를 '빽싸오, 빽싸칠, 빽사륙" 이런식으로 불렀었지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71.♡.82.244)
작성일 06.11 16:53
@팬암님에게 답글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이명박이 버스 번호를 몽땅 바꾸기 전에는, 대충 사대문 안으로 들어갈 일 생긴다 싶으면 탔던 버스였네요. 빽사륙은 특히 세운상가 갈 때 신세 많이 졌습니다.

팬암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30)
작성일 06.11 17:18
@junja91님에게 답글 세운상가에서 빨간 쌕쌕이 비됴테이프 팔던 아저씨가 생각나는군요. 집에서 틀어보니 사또 나오는 무슨 만화였습니다. 중간에 나오나 보다... 하고 끝까지 봤지만 끝까지 만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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