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샌디에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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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학을 떠난 것이 1997년도입니다.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입학원서 몇 군데 낸 것은 다 빠꾸를 먹고, 그냥 저냥 어학 연수나 하면서 토플 점수나 좀 올려보자는, 지금 되짚어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베짱이 같은 생각으로 어학 연수를 결심합니다.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미국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디서 좀 들어본 적이 있는 샌디에고를 택합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샌디에고는 @BeagleBros 본사가 있는 도시였습니다. 딱히 그걸 생각해서 선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샌디에고라는 이름을 좋게 기억한 계기가 되었겠죠. 아, 카멘 샌디에고도 한 몫 했고요.
대학원 입학은 되게도 안 받아주는 학교들은 어학 연수라니까 신난다고 받아 줍디다.
그렇게 대략 5개월 짐을 꾸려서 출국을 준비 합니다. 베짱이같은 아들네미 그래도 집 떠난다고 어머니께서는 이것 저것 챙겨 주십니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유난히 정이 많고 걱정도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출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6월달 이었네요. 그런데, 갑자기 미국으로부터 편지가 한 장 도착합니다. 대학원 입학 합격 통지서 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조건부 입학" 이었습니다. 조건은, 졸업할 때까지 토플 점수 550점을 맞는 것.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유학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토플 점수 550은 가뿐하게 맞았는데, 저는 그것도 못 맞았던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짐도 다시 꾸려야 했습니다. 5개월짜리 짐이 5년짜리 짐이 되었으니까요. (어머니 죄송해요, 불초 소생 어머니 속만 썩였어요.)
그렇게 저렇게 샌디에고를 향해 출발합니다. 여름 학기 어학연수를 마치면 바로 대학원이 있는 도시로 향하는 티켓도 마련합니다.
때는 아직 인천공항이 개항하기 훨씬 전이고, 김포 국제공항으로 출국해야 했습니다. 김포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공항은 시외버스 터미널마냥 복잡했고, 비행기는 연발 연착을 밥 먹듯이 했던 공항이었습니다. 베짱이 아들을 배웅하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나오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죄송하네요. 뭐 대단한 거 한다고 그렇게 유난을 떨면서 출국을 했는지…
비행기는 유나이티드 항공, 샌프란시스코에서 입국한 후, 샌디에고행 비행기를 타는 여정이었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BeagleBros님의 댓글
다음 글 기다려지네요.
딜리트님의 댓글
미국 유학생활 이야기 기대 됩니다. ㅎㅎ 연재 기다립니다. ~~
sanga78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