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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샌디에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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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nja91 71.♡.82.244
작성일 2024.06.12 07:32
182 조회
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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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린드버그 공항에 마중 나와주신 홈 스테이 주인 아주머니. 유학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다들 그렇게 가족처럼, 어머니 처럼 챙겨 주시는 분들의 훈훈한 미담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게 되지요? 저도 그런 분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홈스테이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점심을 사 주시는 아주머니. 저를 위해 일부러 한식당을 찾아가 주십니다. 비행기에서 지쳐 있었는데 맛있는 불고기로 기운을 차립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한인 마켓에서 김치를 하나 사 주십니다. 저는 미국 아주머니를 위해 백김치를 골랐는데, 그럴 필요 없는 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됩니다.

컨보이 스트릿에 모여 있는 한인 마켓과 식당들, 그리고 나중에는 한인 만화방까지 들어왔더랬습니다.

샌디에고에 내려서 처음 받은 인상은, 푸른 하늘, 푸르다 못해서 아주 파란 하늘, 눈이 쨍 해질 정도로 푸른 하늘, 그 하늘을 적어도 6개월간 즐길 수 있다는 것. 서울서 희뿌연 하늘만 보다가 온 저에게는 너무 인상깊은 모습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출장으로 샌디에고를 가 보면, 그 하늘이 너무 즐겁습니다. 미국 다른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옆 동네인 얼바인도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홈스테이 집은 샌디에고에서도 가장 부자 동네인 델마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바닷가 바로 옆에 자리잡은 이 동네는 가만히 있어도 바다 냄새가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문 열고 나가면 바로 바닷가.

델마 비치로 가는 토리파인 길을 지나다가 잠시 차를 멈추고, '잘 보면 한국이 보이지?' 라고 말해주는 아주머니. 미국 처음 와서 모든 것이 낯설은 저에게, 버스 타는 정류장, 버스 번호, 학교 가는 길 등등을 차근차근 자세히도 알려주시던 이 분은 원래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 지금은 은퇴해서 자기 직업을 아티스트라고 소개해 주시는 이 분 덕분에, 힘들고 낯설었던 타향 생활의 일보를 용기있게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급성 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너무 슬펐는데... 그렇게 어머니를 두 분이나 잃었습니다.

댓글 17

유리멘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유리멘탈 (203.♡.43.193)
작성일 06.12 07:42
멋진 아주머니시네요.
샌디에고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와 보입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19:58
@유리멘탈님에게 답글 유학생들이 다들 그러지요, 미국 처음 와서 공부했던 곳이 마치 고향 같이 느껴진다고... 꼭 그런 느낌입니다.

팬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31)
작성일 06.12 08:59
LA다저스 원정 샌디에고 팻코 경기장 갔었을때 빠더리스 괴짜 팬들이 기억나네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20:00
@팬암님에게 답글 파드리스 팬들이 그렇죠. 제가 야구 좀 볼 적에는 파드리스의 마무리 트래버 호프만이 나올 때면 뎅뎅뎅 하는 종소리와 함께 등장해서, 공 몇 번 뿌리면 타자들 다 죽고... ㅎㅎㅎ

팬암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40)
작성일 06.13 11:49
@junja91님에게 답글 중계에는 안나오지만, 진짜 신기한 종족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젊은 여성팬들도 그렇고 ㅎㅎㅎ 춤을 어찌나 웃기게 추던지

도미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미에 (110.♡.164.32)
작성일 06.12 09:07
홈스테이 아주머님이 원래도 좋은 분이셨겠지겠만 전자님 같은 분을 만나면 누구라도 잘 가이드 해주고 싶었을 거 같아요.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좋군요.^^

여름숲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1.218)
작성일 06.12 10:41
마지막에 그렇게 어머니를 두 분이나 잃었습니다는 글에 가슴이 저릿 합니다.

Callisto님의 댓글

작성자 Callisto (168.♡.249.2)
작성일 06.12 10:59
와 추억 돋네요
저는 휴대전화 개발업무 할 당시 대여섯번 출장으로 자주, 그리고 길게(한번에 두어달씩 있었으니) 가봤던 곳이네요.  저기 한인마트랑 식당 있는 곳 대략 어딘지 알것 같아요
저희도 김치찌개나 부대찌개 먹으러 근처 종종 갔더랬죠.
주말에 잠깐 쉴때는 멕시코 국경에 있는 아울렛도 구경가고 ㅎㅎ
샌디에이고 날씨는  아직도 생각나고 너무 부럽습니다.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112.♡.171.100)
작성일 06.12 11:20
홈스테이 동네가 좋아서 다행이었네요.
회사 선배의 두 아들 조기 유학(초딩부터)에서 미국 부모, 한국 부모 얘기 들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는데,
좋은 홈스테이 가정 만나는 것은 큰 복이라 생각됩니다. 사랑을 많이 받고 나누었다 생각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20:01
@달콤오렌지님에게 답글 네.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다 아름답고 좋은 추억으로 홈스테이를 기억하고 있지만은 않더라고요.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랑조님의 댓글

작성자 랑조 (72.♡.40.71)
작성일 06.12 11:49
미국 오자마자 좋은 분을 만나셨네요~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20:04
@랑조님에게 답글 그 분이 돌아가시기 바로 전 여름에 다행히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퀄컴에 면접 보러 가서, 그 전날에 만나뵈었거든요. 그 때까지도 아주 건강하셨던 분이고, 저 보다도 더 부지런하신 분이었습니다. 학위 끝났다고 자랑스러워 해 주시고, 면접 잘 되어서 샌디에고 꼭 돌아오라 해 주셨는데, 제 실력이 안 닿았는지 그 일은 성사가 안 되었네요. 그래도, 만나 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2 12:29
와.. 아름답네요. 애틋하고.. ^^;

딜리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2 17:28
다음 이야기가 또 기대되는데.. gunja91님 시간 어떠신지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20:05
@딜리트님에게 답글 네? 시간이요?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2 20:15
@junja91님에게 답글 흑.. 시간 되시면 써 주십사하고..ㅠ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2 20:17
@딜리트님에게 답글 아유~ 그런거죠? 전 또, 옥땅으로 따라와 같은 건 줄 알고... ㅎㅎㅎ
저도 진득하게 길게 쓰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일과도 있고 해서, 글이 조각조각 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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